[스포츠투데이 김나연 기자] 시청률 부진의 늪에서 좀처럼 헤어 나오지 못하고 있는 JTBC 드라마가 부활의 조짐을 보이고 있다. 수목드라마 '시지프스'가 기대만큼의 성적을 보인 가운데 금토드라마 '괴물' 또한 출격을 앞두고 있다.
JTBC 드라마는 2020년 상반기 '이태원 클라쓰', '부부의 세계'가 연이은 흥행을 기록했고, 여기에 6월 방송된 '쌍갑포차', 7월 방송된 '모범형사'도 안정적인 시청률과 웰메이드 스토리로 호평받으며 JTBC는 '드라마 왕국'으로 우뚝 서는 듯했다.
그러나 하반기부터 JTBC는 끝도 없는 하락세를 걷기 시작했다. '이태원 클라쓰'와 '부부의 세계' 등 흥행작의 시청률과 화제성이 높았기에 추락의 충격은 더욱 컸다. 그 부진은 2021년에도 계속해서 이어지고 있는 모양새다.
단순히 한 작품의 부진이 아니라 월화, 수목, 금토 드라마 전체의 부진이었다. 심지어 JTBC 부활의 키(Key)로 기대를 모으던 '천만 배우' 황정민의 '허쉬'까지 첫 방송 시청률 3.4%가 최고 시청률일 정도의 부진을 면치 못했다.
현재 방송 중인 월화드라마 '선배, 그 립스틱 바르지 마요' 또한 1~2%대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바닥을 찍은 JTBC는 장르물 두 편을 연달아 편성하며 반등의 기회를 노리고 있다. 조승우, 박신혜 주연의 '시지프스 : the myth'(이하 '시지프스')와 신하균, 여진구 주연의 '괴물'이다.
시작은 좋다. 17일 첫 방송된 '시지프스'는 우리의 세상에 정체를 숨기고 살아가고 있는 존재를 밝혀내려는 천재공학자 한태술(조승우)과 그를 위해 멀고도 위험한 길을 거슬러온 구원자 강서해(박신혜)의 여정을 그린 판타지 미스터리 드라마.
베일을 벗은 '시지프스'는 독창적인 세계관에 장르에 충실한 판타지 비주얼, 휘몰아치는 전개로 시청자들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특히 '믿고 보는 배우' 조승우, 박신혜의 열연이 기대를 확신으로 바꿔놨다.
이는 시청률로도 나타났다. '시지프스'는 첫 방송 시청률 5.6%(닐슨코리아 전국 유료가구 기준)로, '부부의 세계'에 이어 역대 JTBC 드라마 2위를 기록했다. 수목드라마 중에서는 최고 시청률 기록이다.
여기에 금토드라마에는 심리 추적 스릴러 '괴물'이 출격한다. '괴물'(극본 김수진·연출 심나연)은 만양에서 펼쳐지는 괴물 같은 두 남자의 이야기를 그린다. '괴물은 누구인가! 너인가, 나인가, 우리인가'라는 질문을 끊임없이 던지며 사건 이면에 숨겨진 인간의 다면성을 치밀하게 쫓을 예정이다.
'괴물'의 가장 큰 기대 포인트는 역시 자타공인 '연기 괴물' 신하균, 여진구의 시너지를 비롯해 최대훈, 최성은, 천호진, 최진호, 길해연, 허성태, 김신록 등 연기파 배우들이 합류했다는 점이다.
다만, 이러한 배우들의 연기에 밀도 높은 연출과 스토리가 뒷받침되지 않는다면 시청자들의 선택을 받기 힘들다. '괴물'이 반전을 거듭하는 진실 추적은 물론, 그 진실 너머에 숨겨진 이야기는 심리 추적 스릴러의 진가를 보여주며 '시지프스'와 함께 JTBC를 살릴 구원 투수가 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스포츠투데이 김나연 기자 ent@sto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