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투데이 윤혜영 기자] 그룹 TOO를 둘러싸고 CJ ENM이 이중적인 행보를 취하고 있다. 달면 삼키고 쓰면 뱉는 CJ ENM의 '감탄고토(甘呑苦吐)'식 매니지먼트가 치졸하다는 반응이다.
Mnet 아이돌 서바이벌 '투 비 월드클래스(TO BE WORLD KLASS)'를 거쳐 지난해 4월 결성된 TOO는 최근 여러 이슈로 화제에 올랐다.
먼저 지난 1월, TOO를 두고 CJ ENM과 n.CH엔터테인먼트(이하 n.CH)가 매니지먼트 갈등을 빚었다. CJ ENM이 양사가 공동제작한 TOO의 매니지먼트 권리를 주장하며 n.CH에 업무 인수인계를 요구한 것.
당시 CJ ENM은 "TOO 매니지먼트 관련, CJ ENM의 입장문을 보내드린다"며 "CJ ENM은 TOO 멤버 전원과 전속 계약을 맺고 권리 일체를 보유한 TOO의 소속사"라고 강조했다.
TOO가 'CJ ENM 소속'임을 공공연히 밝힌 셈.
그러나 TOO 관련, 부정적 이슈가 터지자 CJ ENM은 돌연 TOO와 선 긋기에 돌입했다.
TOO 멤버 차웅기는 16일 온라인 커뮤니티발 '학폭(학교 폭력)' 논란에 휘말렸다.
갈등 이후 TOO의 매니지먼트 업무가 CJ ENM으로 이관됐기에 대응은 CJ ENM가 했다. 폭로글에 대해 CJ ENM이 "확인 중"이라는 기사가 쏟아졌다.
그러나 정작 '학폭' 논란을 부인하는 입장문을 낼 때는 CJ ENM의 입장이 아니었다. CJ ENM은 "아티스트 차웅기 게시글 관련, 차웅기의 소속사인 스톤뮤직엔터테인먼트의 입장문을 '대신' 전달 드린다"며 CJ ENM이 아닌 스톤뮤직엔터테인먼트(이하 스톤뮤직)의 입장임을 강조했다.
실질적으로 스톤뮤직은 CJ ENM이 100% 소유한 회사다. 실제 CJ ENM 인사들이 TOO의 업무를 맡고 있다.
그러나 CJ ENM은 CJ ENM과 스톤뮤직을 분리해 CJ ENM에 불미스러운 이슈를 묻히지 않으려는 모양새를 취했다. CJ ENM 자회사의 이미지가 적은 스톤뮤직으로 입장을 내 불유쾌한 논란에서 CJ ENM을 지우려 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TOO와의 계약 관계가 CJ ENM에서 스톤뮤직으로 바뀐 형태도 아니다. CJ ENM이 n.CH에 TOO의 매니지먼트 이관을 주장할 당시에도 TOO는 CJ ENM이 아닌 CJ ENM의 자회사인 '원펙트엔터테인먼트'와 계약을 맺은 것으로 알려졌다.
그때도, 지금도 TOO는 CJ ENM가 아닌 CJ ENM의 자회사와 계약을 했으나 한달새 CJ ENM의 태도는 180도 달라졌다. 매니지먼트 권리를 주장할 때는 CJ ENM의 이름을 앞세우고, 최근 민감한 화두로 떠오른 '학폭'이라는 사안에는 자회사를 앞세운 격이다.
CJ ENM의 두 얼굴을 두고 갖은 추측이 나온다. n.CH와 TOO 매니지먼트 분쟁 당시에는 CJ ENM이라는 대기업의 이름을 내세워 갈등 상황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하려 했다는 지적이다. CJ ENM이 제작, 유통을 아우르며 가요계 전반을 쥐고 흔드는 '대기업'인 만큼 중소 가요기획사는 앞으로를 위해서라도 CJ ENM에 강력히 이견을 낼 수 없었을 것이라는 업계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반면 '학폭' 이슈의 경우, 워낙에 예민한 문제라 모회사에 날 흠집보다는 상대적으로 인지도가 낮은 자회사인 스톤뮤직으로 부정적 여론의 화살을 돌리려는 의도가 아니냐는 반응이다.
CJ ENM은 Mnet '프로듀스' 시리즈 조작 논란과 관련해 한동안 '꼬리자르기' 수식어에 시달려왔다. 다른 형태의 '꼬리자르기'를 또 보게 될 줄이야.
[스포츠투데이 윤혜영 기자 ent@sto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