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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영·이다영 충격파…헤어나오지 못하는 흥국생명 [ST스페셜]
작성 : 2021년 02월 16일(화) 20:28

아쉬워하는 김연경 / 사진=팽현준 기자

[스포츠투데이 이상필 기자] 흥국생명이 이재영, 이다영의 학교폭력 논란 충격에서 좀처럼 헤어나오지 못하고 있다.

흥국생명은 16일 인천 계양체육관에서 열린 도드람 2020-2021 V-리그 여자부 IBK기업은행과의 홈경기에서 세트스코어 0-3(21-25 10-25 10-25)으로 완패했다.

어느새 4연패 수렁이다. 17승8패(승점 50)를 기록한 흥국생명은 선두 수성에 비상이 걸렸다. 현재 분위기라면 2위 GS칼텍스(15승9패, 승점 45)가 언제든 따라잡을 수 있는 상황이다.

흥국생명은 이번 경기 전까지 올 시즌 IBK기업은행과의 네 차례 맞대결에서 모두 승리를 거뒀다. 그것도 모두 셧아웃 승리였다. 하지만 이날 경기에서는 반대로 셧아웃 패배의 쓴맛을 봤다.

2020-2021 V-리그가 개막하기 전만 해도, 여자부 우승 트로피는 흥국생명이 맡아놓은 것이나 다름없다는 이야기가 나왔다. 그럴 수밖에 없었다. 이재영, 김미연, 김세영 등 탄탄한 선수진에 검증된 외국인 선수 루시아와 재계약했고, FA 시장에서 최대어로 꼽히던 세터 이다영을 영입했다. 세계 최고의 선수 중 한 명으로 꼽히는 김연경의 복귀는 그야말로 화룡점정이었다.

시즌 개막에 앞서 진행된 KOVO컵에서 GS칼텍스에 일격을 당하며 준우승에 머물렀지만, 오히려 이는 흥국생명에게 좋은 자극제가 됐다. 실제로 흥국생명은 개막 10연승을 질주하며 일찌감치 독주 체제를 굳건히 했다. 외국인 선수 루시아가 잦은 부상으로 코트에 서지 못할 때가 많았지만, 그럼에도 흥국생명의 선두 자리는 굳건했다. 외국인 선수가 교체된다면 오히려 전력이 더욱 탄탄해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하지만 흥국생명은 12월 들어 조금씩 균열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다른 5개 구단의 반격 때문이 아니었다. 이다영이 의미심장한 내용을 담은 SNS 글을 게재한 것을 시작으로 팀 내 불화설이 나오기 시작했다. 어느 팀에나 선수들간의 의견 충돌과 약간의 갈등이 발생하지만, 흥국생명의 경우는 그보다 심각했다.

새해 들어 균열은 점점 커지기 시작했다. 새 외국인 선수 브루나가 코로나19에 감염된 것을 시작으로 좋지 않은 소식들만 들려오기 시작했다. 리그 선두를 질주 중인 팀의 분위기가 아니었다. 숙소 내에서 불미스러운 일이 벌어지기도 했다.

결정타는 이재영과 이다영의 학교폭력 가해였다. 두 선수에게 학교폭력 피해를 당했다고 호소하는 내용의 글이 올라왔고, 두 선수는 각자의 SNS에 자필 사과문을 게재하며 가해 사실을 인정했다. 두 선수에 대한 비판이 쏟아졌고 그 여파는 팀 전체로 향했다.

징계 여부를 두고 서두르지 않았던 흥국생명의 결정은 오히려 더 큰 비판을 일으키는 악수가 됐다. 뒤늦게 두 선수에 대한 무기한 출전 정지를 결정했지만, 코트 안의 분위기도, 밖의 분위기도 바꾸기에는 역부족이었다. 김연경이 선수단을 다독이고 있지만, 홀로 모든 것을 바꾸기에는 현재 흥국생명이 처한 상황이 워낙 쉽지 않다.

흥국생명에게는 아직도 6라운드 5경기가 남았다. 그 이후에는 포스트시즌이다. 아직은 선수단을 재정비할만한 시간이 있지만, 지금의 분위기라면 쉽지 않아 보이는 것이 사실이다. 역대급 전력으로 역대급 시즌을 만들어가던 흥국생명이지만, 이제는 역대급 추락의 위기에 처하게 됐다.


[스포츠투데이 이상필 기자 sports@st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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