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투데이 현혜선 기자] 일명 '인싸들의 SNS'라 불리는 클럽하우스가 화제다. 테슬라 최고경영자 일론 머스크가 클럽하우스에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초대하는 등 인기를 끌고 있는 것. 그러나 권력화된 소통의 장이라는 연예인들의 지적과 클럽하우스를 옹호하는 목소리가 나오면서 갑론을박이 형성되고 있다.
클럽하우스는 구글 출신의 폴 데이비슨과 로언 세스가 개발한 소셜미디어로 고품질의 음성 대화를 나눌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이용자들은 가수, 정치인 등 유명과 통화하듯 대화할 수 있다. 지난해 3월 출시된 이후 북미 지역에서 인기를 끌다 최근 한국, 일본 등에서도 인기다.
클럽하우스 초대자는 기록으로 남는다. A라는 이용자가 B의 초대를 받아 서비스에 가입하면 A의 프로필에 'B에 의해 초대가 된 인물'이라는 글자가 새겨진다. B가 클럽하우스 커뮤니티 가이드라인을 어겨 계정이 중지되면 그의 추천을 받은 A의 계정도 정지된다. 소위 클럽하우스의 '물'을 관리하기 위한 설계다.
이런 기능은 유명인의 초대를 받은 인물이 유명해지게 만들어주고, 이용자가 초대자를 신중하게 고르게 하는 역할을 하는 셈이다. 이용자에 의해 1차적으로 자정작용을 거치게 되는 것이다.
상황이 이러니 일각에서는 클럽하우스가 폐쇄적인 성향과 귀족적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가수 딘딘은 SBS 파워FM '딘딘의 뮤직하이'에서 "새로운 플랫폼을 사용해보고 느낀 점은 확장된 소통이다. 나쁜 의미로는 끼리끼리 더 권력화된 소통"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초대장을 만 원, 2만 원에 판매한다는 이야기를 들었는데 마치 옛날 중세 시대에 귀족이 파티할 때 들어가기 위해 노력하는 모습을 연상시킨다. 지금이 어느 시대인데 사람과 사람 사이에 격차가 있는 것처럼 하고, 위아래가 있는 것처럼 나누는 것 자체가 되게 같잖았다"며 "몇몇 방을 들어가 봤는데 끼리끼리 떠들고 있고 그거를 다른 사람들에게 대화할 기회를 주지 않는 '우리는 우리끼리 얘기할 테니까 너희는 듣기만 해' 이런 느낌을 받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래서 내가 한번 방을 만들어봤다. 얘기하는데 지인이 '이거 이렇게 하는 거 아니다. 일반인은 대화 받아주면 안 돼'라고 하는데 '네가 뭔데, 일반인이 뭔데, 그건 무슨 권위적인 방식이지?'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갑자기 짜증이 났다"며 "어쨌든 하면서 느낀 점은 그래도 소통이 된다는 거다. 예를 들어서 전 세계니깐 각국의 코로나19 상황에 대해서도 이야기할 수 있었다. 그런데 단점은 '이게 좀 권력화된 소통이 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면서 '사용하지 말아야겠다'고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김지훈 역시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한창 기사가 뜨더니 구정 연휴를 맞아 가입자가 폭주 중인 클럽하우스. 요즘 가장 화제가 되는 이 플랫폼을 보면 현대인의 심리상태 중 가장 자극에 취약한 부분들에 대해 엿볼 수 있다"며 "기본적으로 인간이 하는 모든 행동의 가장 큰 원천이 될 수 있는 궁금한 걸 참아 내지 못하는 심리, 즉 호기심. 뭔가 대세가 되는 그룹에 속하지 못했다는 생각이 들면 스스로의 존재가치가 떨어지게 되는 건 아닐까 불안해지는 심리, 즉 멀쩡하게 보이지만 많은 이들에게 만연한 자존감 결여. 그리고 나는 남들과 다르다는 걸 인정받고 싶고, 남들보다 더 우월해지고 싶어 하는 심리. 마지막으로 나의 그 우월함을 천박하지 않게 자랑하고 우쭐대고 싶어 하는 심리 등등"이라는 글을 게재했다.
이어 "직접 들어가 본 적이 없어 자세한 인터페이스는 모르지만 기본적으로 시작 자체가 이러한 심리들을 자극하는 시스템으로 설계되어 있기 때문에 굉장한 인플루언서나 셀럽들을 던져놓게 되면, 믿기 힘든 결과물에 도달하게 된다. 초대장을 받지 못한 사람들은 스스로 자존감이 떨어는 사람으로 느껴지게 만들고, 결국엔 어떻게든 가입을 해야만 스스로의 자존감이 회복되는 듯한 착각을 조장하게 되고"라며 "본격적으로 활동하는 유저가 되면 각종 분야의 전문가들과 직접 대화를 할 수 있다는 장점들도 있는것 같고 지켜볼수록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지만 어쨌든 나는 안 할 거니까 자꾸 초대장 보낸다고 하지 마세요"고 적었다.
래퍼 이센스는 반대 입장이다. 그는 자신의 인스타그램 스토리에 "클럽하우스 어플로 권력화라느니 끼리끼리라느니 같잖다느니 관종이라느니 하던데. 인스타나 트위터나 이거나 저거나 그거나 전부 다 쓰는 사람 나름 아니냐. 재미만 있더라. 그런 식으로 심리 끝자락 붙잡고 얘기하려면 모든 SNS에 올리는 행위를 전부 다 깔 수 있다. 그 얘기를 또 다른 어떤 플랫폼에다가 얘기하는 꼴이다. 나는 개인적으로 실제 일어나고 있는 일을 실시간으로 듣는 느낌이다. 외국에서 일하시는 한국 분들이 해주는 흥미로운 얘기도 듣고, 대충 아는 사람들끼리 단체 채팅방처럼 시답잖은 걸로 노는 것도 재밌다. 끼리끼리라는 말은 꼬투리 같다. 관심사가 비슷한 사람끼리 대화가 재밌는 건 당연한 거다. 눈치 봐가면서 모두에게 완벽히 받아들여지는 말만 할 거면 대화를 왜 하냐"고 생각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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