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투데이 현혜선 기자] 코믹 액션 콤비물의 클리셰를 충실하게 따른 '미션 파서블'은 익숙함 자체다. 설정은 과하고, 대놓고 웃으라고 만든 포인트는 몰입도를 떨어트린다. 한마디로 코믹 씨앗은 뿌렸으나 수확이 없는 상황이다.
'미션 파서블'(감독 김형주·제작 노시스컴퍼니)은 입금만 되면 뭐든 가능해지는 흥신소 사장 우수한(김영광) 앞에 열정 충만 비밀 요원 유다희(이선빈)가 찾아와 무기 밀매 사건을 해결하자고 공조를 요청하며 펼쳐지는 이야기다.
작품은 중국의 총기가 국내에 유입될 위기에 처해지면서 시작된다. 중국의 비밀 요원 유다희는 자신의 목숨이 달린지 모른 채 국정원과의 공조를 위해 한국으로 향한다. 그곳에서 만난 건 국정원 요원이 아닌 흥신소 사장 우수한이었다. 유다희는 우수한이 국정원 요원인 줄 착각하고 공조를 청하게 된다.
우수한은 유다희가 내민 천만 원에 넘어간다. 우수한은 돈 되면 뭐든지 하는 속물적인 인물. 더 많은 돈을 벌기 위해 위험한 일도 마다하지 않고 수락한다. 각자의 사정으로 불가능해 보이는 미션에 도전한 이들이 결국 사건을 해결할 수 있을까.
이렇듯 '미션 파서블'은 전혀 다른 두 인물이 한 가지 목표를 향해 나아가면서 협업하는 과정을 그린다. 물과 기름처럼 섞일 수 없을 것 같은 이들이 서로를 이해하고, 사건을 해결해 나가는 게 작품의 큰 줄기다.
어딘가 익숙한 구조다. 전혀 다른 두 사람이 사건을 해결하면서 쿵짝을 맞춰가는 과정은 할리우드는 물론, 한국 영화에서도 숱하게 다뤄왔다. 그 예전의 콤비물이 떠오른다. 코믹 액션 콤비물의 클리셰(진부하거나 틀에 박힌 생각 따위를 이르는 말)는 어딘가 모자란 주인공, 그런 주인공이 나사 풀린 듯 행동할 수밖에 없는 아픈 과거, 갑자기 돌변해서 펼쳐지는 액션, '티키타카'로 유발하는 웃음 등이 있다. '미션 파서블'은 이런 클리셰를 정석처럼 따른다.
또 작품은 시종일관 웃음을 유발하려는 듯 처음부터 끝까지 장치를 심어놨다. 문제는 웃음이 터지지 않는다는 것. 다소 과하고 비현실적이며, 대놓고 웃으라고 만든 포인트는 도리어 몰입도를 떨어트린다. 그래도 취향에 따라 한두 군데서 웃음이 터질 수는 있다. 심어놓은 웃음 씨앗에 비해 수확이 적을뿐이다.
예상대로 흘러가기에 긴장감은 없다. 두 국가의 정보 요원이 붙었고, 거대 범죄 조직도 여럿 나오지만 평온하다. 익숙함에서 비롯된 연쇄 작용이다.
시대착오적인 설정도 아쉽다. 외모 품평하는 미인계, 드레스와 힐을 착용한 여성 요원은 예전이라면 통할 수 있는 것들이다. 그러나 시대는 바뀌었고, 불편함만 초래한다.
이 가운데 액션은 빛난다. 액션에 처음 도전하는 김영광은 군더더기 없이 깔끔하게 액션을 소화한다. 여러 도구를 이용한 액션도 볼만하다. 불편한 드레스와 힐을 착용한 채 액션을 하는 게 아슬아슬하지만, 이선빈의 액션 또한 안정적이다. 액션을 위해 얼마나 노력했는지 알 수 있는 대목이다.
물론 알고 먹는 밥이 맛있을 수 있다. 누군가는 익숙한 구조에서 생각 없이 즐길 수 있는 영화를 원하기 마련이다. '미션 파서블'은 17일 개봉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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