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예
스포츠
포토
스투툰
'학폭 논란'에 사과한 이재영·이다영, 그러나 시간은 되돌릴 수 없다 [ST스페셜]
작성 : 2021년 02월 11일(목) 07:00

이다영·이재영 / 사진=DB

[스포츠투데이 이정철 기자] 흥국생명의 이재영과 이다영이 학교폭력 논란에 휩싸인 뒤 사과문을 올렸다. 그러나 상처를 받은 피해자와 팬들의 마음을 되돌리기에는 너무 늦은 뒤였다.

10일 온라인 커뮤니티 '네이트판'에는 '현직 배구선수 학폭 피해자들입니다'라는 제목의 글이 게재됐다.

피해를 주장한 글쓴이는 학폭 가해자인 현직 배구선수에 대해 '너네', '본인들'로 적으며 명확하게 이름을 공개하지 않았다. 하지만 구체적인 사례들을 나열하며 학폭 가해자에 대해 비판을 가했다.

해당 내용에는 가해자가 피해자한테 어떤 행동을 시켰고 이를 피해자가 거부하자 흉기(칼)를 가져와 협박한 것, 폭력과 욕설 행위를 했던 사례들이 담겼다.

해당 가해자의 주인공은 얼마 지나지 않아 흥국생명의 쌍둥이 선수 이재영, 이다영으로 드러났다. 이재영과 이다영은 이후 친필 사과문을 게재하며 자신들의 잘못임을 인정했다.

이재영 사과문 / 사진=흥국생명 제공


이재영은 "철없었던 지난날 저질렀던 무책임한 행동 때문에 많은 분들께 상처를 드렸다. 머리 숙여 사죄한다"며 "학창 시절 저의 잘못된 언행으로 고통의 시간을 보낸 분들에게 대단히 죄송하다. 좋은 기억만 가득해야 할 시기에 저로 인해 피해를 받고 힘든 기억을 드린 점 다시 한 번 사과드린다. 잘못했다"고 사과했다.

이다영 또한 "학창시절 같이 땀흘리며 운동한 동료들에게 어린 마음으로 힘든 기억과 상처를 갖도록 언행을 했다는 점을 깊이 사죄드린다"며 "과거에 있었던 일들에 대해 뒤늦게 심각성을 인지하고 이렇게 자필로 전한다"고 고개를 숙였다.

그러나 사과문을 지켜본 피해자의 반응은 냉담했다. 피해자는 '허무하네요'라는 제목으로 올린 글에서 "사과문이 올라온 것을 확인했다. 글 하나로 10년의 세월이 잊혀지고 용서되는 건 아니다. 그러나 앞으로 살아가면서 본인 과거의 일을 두고 두고 곱씹으며 반성하면서 살아가길 바란다"며 "어떠한 이유로도 학폭은 정당화될 수 없다"고 밝혔다.

팬들의 반응은 더욱 차갑다. 팬들은 커뮤니티를 통해 학교폭력으로 얼룩진 이재영과 이다영에 대해 실망감을 쏟아내고 있다.

최근 스포츠계에서 일어난 학교폭력 사태를 들여다보면 팬들의 이러한 반응은 당연한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해 프로야구에서는 NC 다이노스의 1차지명자 김유성이 학교폭력 논란에 휩싸인 뒤, 팬들의 반발로 인해 지명철회 된 바 있다. 비록 프로야구에서의 일이었지만 스포츠 팬들이 '학교폭력'에 갖고 있는 거부감이 상당하다는 것을 증명하는 사례다.

이다영 사과문 / 사진=흥국생명 제공


이런 상황에서 이재영과 이다영의 '학교폭력' 사태는 팬들에게 더욱 큰 배신감으로 다가오고 있다. 우선, 두 선수 모두 국가대표 출신으로 배구팬들에게 많은 사랑을 받았던 '슈퍼스타'였다. 큰 성원을 보냈던 만큼 배신감도 그만큼 큰 것이다.

또한 이다영이 최근에 게재했던 SNS 메시지들이 팬들에게는 배신감을, 피해자에게는 분노를 안기게 되는 결정타로 작용했다.

이다영은 최근 '괴롭히는 사람은 재밌을지 몰라도 괴롭힘을 당하는 사람은 죽고 싶다', '강한 자에게만 굽신거리고 약한 이에게는 포악해지는 일, 살면서 절대 하지말아야 할 일' 등 팀원으로 추측되는 누군가에게 괴롭힘을 당하고 있는 것으로 추측되는 내용의 글을 지속적으로 올렸다. 이러한 글들을 통해 집단 내 괴롭힘을 증오한다는 메시지를 전달했다.

그런데, 엉뚱하게도 '학창시절' 이다영은 약한 자를 괴롭히는 학교폭력 가해자였던 것이 드러나고 말았다. 이러한 내용을 접한 팬들에게는 몇 배의 충격으로 다가올 수밖에 없었던 셈이다.

배구계의 '슈퍼스타' 이재영과 이다영의 어두운 민낯이 드러났다. 사과문으로 일을 해결하기에는 피해자가 고통을 겪었던 시간, 팬들이 두 선수를 응원했던 시간과 비례하는 배신감이 너무 무겁게 다가오고 있다. 시간을 되돌리기에 너무 늦어버린 이재영과 이다영이 앞으로 어떤 행보를 보일지 주목된다.

[스포츠투데이 이정철 기자 sports@stoo.com]
스투 주요뉴스
최신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