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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 누구나 준비되지 않은 채 어른이 된다 [무비뷰]
작성 : 2021년 02월 10일(수) 07:00

영화 아이 / 사진=롯데엔터테인먼트 제공

[스포츠투데이 백지연 기자] 시간이 흐르면 누구나 나이를 먹는다. 언제 어른이 되어버린지도 모르는 '우리', 어쩌면 삶을 살아가면서 처음 겪는 것들을 마주하고 다치고 성숙해가는 '우리'는 많은 순간 '아이'면서 어른이다. 극 중 엄마가 처음인 영채(류현경), 홀로서기를 시작한 보호종료아동 아영(김향기)도 준비가 되지 않은 채 어른이 되어버린 인물이다. 자신들의 결핍을 영아 혁이를 통해 채우고 배워가며 어른으로 성숙되는 이들의 이야기는 잔잔한 울림을 전한다.

10일 개봉하는 영화 '아이'는 김현탁 감독의 작품으로 일찍 어른이 되어버린 아이 아영이 의지할 곳 없이 홀로 아이를 키우는 초보 엄마 영채의 베이비시터가 되면서 시작되는 따스한 위로와 치유를 그린 영화다.

극 중 아영은 고아원에서 자라 보호 종료가 된 아동이다. '부모'라는 버팀목이 없지만 아르바이트를 하며 대학교도 다니는 생활력 강한 어른 같은 아이다. 하지만 이렇게 열심히 살아가는 아영도 냉혹한 사회 현실이 쉽지 않았다. 기초수급을 유지하기 위해 일정 돈만 벌기를 원하는 아영은 우연한 기회로 의지할 곳 없이 홀로 영아 혁이를 키우고 있는 초보 엄마 영채의 베이비시터가 된다.

언제부터 삶에 지쳐있던 것인지 알기 힘든 무미건조한 표정의 영채, 영채는 남편과 사별하고 유흥업소에서 일하며 영아 혁이를 보살폈다. 하지만 홀로 아이를 키우면서 경제활동을 하는 건 쉽지 않았다. 특히 많은 것들에 지쳐있는 영채에겐 더욱이. 그래도 아이의 양육은 포기하고 싶지 않았는지 밤에는 술집에서 일하며 생계를 유지하고 베이비시터인 아영까지 채용해 어떻게라도 살아보려 한다. 다행히도 상사면서도 친언니 같은 술집 마담 미영덕에 근근이 살아간다.

영화 아이 / 사진=롯데엔터테인먼트 제공


'아이'는 사회적으로 열악한 조건에 있는 보호 종료 아동 아영, 싱글맘 영채, 술집 마담 미영을 중심으로 이야기가 그려진다. 사회적으로 편견이 많을법한 인물들이지만 어쩐지 영화를 보고 있으면 이들의 모습이 낯설지 않다. '아이'는 인물들의 직업과 환경에 초점을 두기보다 인물 자체의 삶과 인격에 더욱 초점을 두고 있다. 그래서일까 세 사람의 모습을 보고 있자면 결핍을 느끼고 현실에 부딪히며 하루하루 성숙해가는 장면들이 '우리'의 모습과 다르지 않다.

이러한 점에서 '아이'는 잔잔하면서도 큰 울림을 전한다. 부모의 보살핌을 받지 못한 아영이지만 혁이라는 아이에게 보살핌을 베풀 수 있는 성숙한 마음의 소유자고 비록 자신의 몸을 경제활동의 수단으로 이용하는 영채지만 아이를 키우기 위해서라면 어떤 일이라도 할 것 같은 모성애가 있는 여느 여성이다. 또 그저 돈을 중요시 여길 것 같은 술집 마담 미영도 영채와 혁이 그리고 아영에게도 마음을 주는 나름 따뜻한 마음의 소유자다. 이 세 인물은 서로의 결핍을 나름대로 채워주고 '서로'가 되며 의지하고 살아가는 관계를 이루게 된다. 그렇게 많은 게 처음이라 미숙한 인물들이 진짜 어른이 되어간다. 현실을 살아가고 있는 '우리'처럼.

러닝타임 113분이라는 시간 동안 많은 사건들이 발생하거나 화려한 영상미가 돋보이지 않지만 어딘가 따뜻하고 현실적인 분위기들이 몰입도를 높인다. 잔잔하게 시작하지만 영화가 끝이 나고 나면 치유와 위로를 받은 듯 왠지 눈물이 나는 영화다.

잔잔하지만 마음을 울리는 숨 쉬는 듯한 이야기가 10일 관객들을 찾아간다.

[스포츠투데이 백지연 기자 ent@st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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