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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이로운 소문' 정원창, '다음'을 기다리게 하는 힘 [인터뷰]
작성 : 2021년 02월 11일(목) 10:30

정원창 / 사진=킹콩by스타쉽 제공

[스포츠투데이 김나연 기자] 신선한 얼굴이지만, 농익은 연기력. '경이로운 소문'으로 눈도장을 찍었지만 아직 보지 못한 모습이 더 많기에 다음 그리고 또 다른 모습을 기대하게 만든다. 배우 정원창의 이야기다.

정원창은 '경이로운 소문'에서 소문(조병규)이 다니는 학교 내 최고 빌런이자 집에서는 기도 못 펴는 이중적인 생활을 하고 있는 신혁우 역을 맡아 입체적인 악역 캐릭터를 그려냈다.

비열한 표정과 날선 독설로 선(善)을 돋보이게 만드는 악역 연기를 보여주는가 하면, 악귀에 들린 아버지 신명휘(최광일)에게 위협을 당하며 공포감을 극대화하고 자신 또한 악귀에 들리는 반전을 선보이며 안방극장에 신선한 자극을 선사했다.

'경이로운 소문'은 마지막까지 통쾌한 악귀 사냥으로 최종회는 케이블, IPTV, 위성을 통합한 유료플랫폼 시청률에서 평균 11% 최고 11.9%로 자체 최고 시청률을 경신하며 자체 최고 시청률 경신과 함께 OCN 시청률 역사를 새로 썼다.

정원창은 "열정 가득하신 제작진들과 배우들이 모여서 여름에는 더위와 싸우고, 겨울에는 추위와 싸우면서 끝까지 최선을 다했다. 많은 분들께 관심과 사랑을 주신 덕분에 마지막까지 힘을 내서 달린 것 같다. 시청자들에게 감사하다는 말씀 드리고 싶다"고 종영 소감을 밝혔다.

사실 정원창은 '경이로운 소문' 첫 오디션에서 지청신 역할을 연기했다고. 그러나 지청신 역할은 그와 운명이 아니었고, 새롭게 찾아온 역할이 바로 신혁우였다.

'경이로운 소문'은 정원창에게 특별함 그 이상의 의미를 가진 작품이었다. 그간의 작품과는 다르게 많은 비중과 초반 스토리 전개를 이끄는 중요한 역할을 맡은 것. 그러나 정원창은 "현장에서 느끼는 무게감이 분량에 비례하지는 않는다"고 단단한 눈빛을 보였다.

정원창은 "어떤 배역을 준비할 때는 부담감이 늘 따른다. '경이로운 소문'에서 혁우 역할을 할 때는 웹툰 원작이라는 점이 어느정도 도움을 줬다. 저는 웹툰을 보고 지청신(이홍내)이라는 존재를 이미 알고 있었기 때문에 저는 소문이가 속한 학교라는 세상 안에서만이라도 제일 나쁜 사람이 돼야겠다는 생각을 했다"며 "학교 안에서는 소문이를 누구보다 정의로운 사람으로 만들 수 있는 절대적인 악처럼 보이고 싶었다. 소문이와 극과 극에 있는 인물이라고 생각하고 들어갔다"고 밝혔다.

이어 "(학교 폭력을 저지른) 혁우가 먼저 이해나 용서를 구하면 안 된다고 생각했고, 또 쉽게 용서를 받아서도 안 된다고 생각했다. 제 생각과 결말이 잘 맞아떨어진 것 같다"며 "다만 혁우를 연기하는 입장에서 껍데기가 무너지고 모든 걸 내려놨을 때 '알고 보니 선한 아이'가 아니라 '흔들릴 수 있는 여린 아이' 정도로는 보이고 싶었다. 이 정도의 선까지는 시청자들에게 던져볼 수 있겠다는 생각을 했다"고 설명했다.

정원창 / 사진=킹콩by스타쉽 제공


초반에 스토리 라인을 이끈 인물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닌 정원창은 중간에는 모습을 보이지 않다가 후반부 악귀로 변신하며 엄청난 반전을 선사하기도 했다. 그는 "4회 이후에는 언제 나올지 저도 몰랐다. 7회에 편의점에서 지청신과 만나는 장면이 있는데 거기서 '또 보자'고 했을 때 뒤에 뭔가 있을 거라는 예상은 했다. 근데 한동안 얘기가 없어서 긴가민가 했는데 악귀가 아버지인 신명휘(최광일) 시장에게 들어가면서 소문이가 이 일을 능동적으로 해결하는 데 있어서 내가 도움을 줄 수 있겠다는 생각을 했다. 근데 나한테 악귀가 들어올 거라는 생각은 못했다. 그 대본을 받았을 때 갑자기 두근거리기 시작했다"고 웃었다.

정원창은 '경이로운 소문'에 대해 "감사한 일들이 너무 많은 작품"이라고 했다. 그는 "지금처럼 인터뷰도 그렇고 해보지 못했던 경험들을 하고 있고, 저를 알아봐 주시기도 한다. 또 '경이로운 소문'을 통해 주변 분들의 걱정과 염려를 덜어드릴 수 있어서 너무 좋다"며 "매 순간, 매 역할, 매 장면이 힘들고 고민이 되고, 부담이 되는 작업들이다. 스트레스라고 할 수 있을 정도의 시간을 보냈지만 '경이로운 소문' 이후에는 돌아오는 만족감이 유독 크다. 그 감정이 다음 작품, 다음 역할을 도전하게 하는 원동력"이라고 말했다.

이렇듯 정원창과 잠깐만 얘기를 나누다 보면 그가 역할에 대해 얼마나 많은 고민과 노력을 기울였는지 단번에 알 수 있었다. 이전의 작품들보다 많아진 분량 때문이 아니라 지금껏 했던 그 어떤 작품에서도 이어져오던 정원창의 '습관'과도 같은 것이었다. 정원창은 늘 고민했고, 늘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고 자신했다. 작품 속에서 그가 단역이든, 조연이든, 그 어떤 역할이든 말이다.

정원창 / 사진=킹콩by스타쉽 제공


정원창은 "배우는 사실 막연하게 수많은 꿈들 중 하나였는데, 고등학교 2학년 때 아버지가 먼저 말씀해 주셨다. 제가 더 많은 일들을 경험하길 바라셔서 연기를 제안하셨다"며 "그렇게 연기학원에 가서 연기를 시작하게 됐다. 처음에 연기를 할 때는 이걸 업으로 삼아야겠다는 생각을 하지는 않았다"고 운을 뗐다.

이어 "마냥 재밌게 놀듯이 하다가 처음으로 벽을 느낀 건 대학 입시 때였다. 배우가 되려면 무조건 대학을 가야 하는 줄 알았고, 연극영화과에 진학하면 배우가 되는 줄 알았던 어린 시절이었다. 그때 처음으로 좌절을 맛봤다"며 "군대에 다녀온 뒤에 정신 차리니까 나이가 들어있더라. 2017년 영화 '아이 캔 스피크' 오디션을 보고 단역으로 참여하면서 본격적으로 연기의 길로 들어섰다"고 밝혔다.

정원창은 89년생으로, 다소 늦은 매체 데뷔라고 볼 수 있다. 그러나 그는 과거를 되새기는 것이 아니라 미래에 더 집중했다. 정원창은 "이 길을 선택한 것에 대한 후회는 해본 적이 없다. 스스로 제 이름 앞에 '배우'라는 수식어를 붙인 적이 없기 때문에 더욱 그렇다"고 말했다.

이어 "더 해내고 싶은 게 더 많고, '다음'을 기다리는 욕심이 더 크다. 아직 보여드리지 못한 모습이 많이 있고, 하고 싶은 장르의 드라마나 영화들이 더 있기 때문에 후회를 하기에는 모자라다. 이제 시작했으니까. 앞으로 더 열심히 해야 한다"고 각오를 다졌다.

늦었을 때가 가장 빠를 때라고 했던가. 정원창에게는 지나간 시간보다, 앞으로의 시간이 더욱 중요한 듯 보였다. 늦었으니 이제부터 더 열심히 하면 된다며 눈을 빛낸 정원창의 '열일'이 기대되는 이유다.

정원창은 "앞으로 매번 다른 역할로 찾아뵙게 될 텐데 정원창이 아니라 그 캐릭터로서 색다르게 보여지고 싶다. 작품 속에서는 여러가지 모습으로 변할 수 있는 사람이었으면 한다"며 "또 개인적으로 선한 영향력을 가지고 있는 사람, 보면 기분이 좋아질 수 있는 사람이었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스포츠투데이 김나연 기자 ent@st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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