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투데이 김나연 기자] '싱어게인'이 높은 화제 속에 막을 내린 가운데 우승자인 30호 이승윤을 비롯해 많은 스타가 탄생했다. 이름이 없는 무명 가수로 시작해 자신의 빛나는 이름을 찾게 된 셈이다. '싱어게인'의 기획 의도가 정확하게 맞아떨어졌다.
지난해 11월 첫 방송을 시작한 JTBC 예능프로그램 '싱어게인-무명가수전'은 부제에서도 알듯이 무대가 간절한 가수들이 다시 대중 앞에 설 수 있도록 '한 번 더' 기회를 주는 신개념 오디션 프로그램. 방송 내내 높은 화제성을 자랑했고, 방송 다음날에는 '싱어게인'과 관련된 키워드가 포털사이트를 장악했다.
여전히 절대적인 인기의 지표로 볼 수 있는 시청률 또한 3.2%로 시작한 '싱어게인'은 최고 10.1%를 기록하며 마지막까지 높은 인기를 증명했다.
대중들은 수많은 오디션 프로그램에 익숙해져 있다. 오히려 식상해졌다는 표현이 더 맞을지도 모른다. 나름대로 새로운 시도의 오디션을 만들어 내려고 노력하지만, 시청자들의 까다로운 입맛을 맞추기란 쉽지 않았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싱어게인'은 오히려 정공법을 택했다.
시청자들의 시선을 사로잡기 위해 자극적인 편집을 하지 않았고, 세상이 미처 알아보지 못한 재야의 실력자, 한때는 잘 나갔지만 지금은 잊힌 비운의 가수 등 한 번 더 기회가 필요한 가수들이 '노래'만으로 대중 앞에 다시 설 수 있도록 충실하게 도왔다. 이 결과 참가자들은 장르와 상관없이 '노래'로 주목받았고, '무명의 반란'이라고 불러도 과언이 아닌 결과를 낳았다.
그 중심에 선 인물이 바로 우승자인 가수 이승윤이다. 이승윤은 그동안 박진영의 '허니'부터 이효리의 '치티 치티 뱅뱅'까지 차별화된 자신만의 무대를 선보였고, 마지막에는 이적의 '물'을 선곡해 자신이 가장 잘할 수 있는 무대로 그만의 색깔을 온전히 보여줬다.
스스로를 '방구석 음악인'이라고 부르던 무명가수 30호는 '싱어게인'의 우승자가 되어 자신의 이름 이승윤 세 글자를 널리 알렸다. 스타의 탄생이었다. '흥한' 오디션에서는 스타가 탄생하는 것이 당연한 수순이지만, '싱어게인'만이 가지는 남다른 의미가 있다. 그 의미는 유희열이 이승윤에게 건넨 한 마디에서 찾을 수 있다.
이승윤은 "난 늘 애매했다. 아티스트적이지도 않고, 그렇다고 대중적이지도 않고 애매한 경계선에 있는 것 같다. 애매한 경계에 있기에 오히려 더 많은 걸 대변할 수 있을까 생각한다"고 자평한 바 있다.
'싱어게인' 심사위원 유희열은 이승윤의 마지막 무대를 보고 "경계선에 서 있어서 가장 애매하다고 표현한 적이 있는데 이렇게 애매하고, 자신의 이야기를 담고자 하는 의지가 있는 수많은 가수에게 필요한 것은 스타의 탄생이다. 한 명의 스타가 생태계를 만든다"고 말했다.
이어 "승윤 씨가 그 사람이 됐으면 좋겠다. (생태계를 구축하는) 주인공이 돼서 애매한 경계선에서 확실한 목소리를 내고 싶어서 웅크리고 있는 그분들에게 잘하면 될 수도 있다는 희망을 주고, 이끌어 주셨으면 하는 마음"이라고 덧붙였다.
'싱어게인'은 보통 한 가지 장르나 유형의 가수들이 오디션을 치루는 것과 달리 색깔이 뚜렷하고 차별성이 있는 다양한 장르의 음악들이 대중에게 사랑받을 수 있다는 것을 입증했다. 가장 먼저 경계선을 넘어서 대중들을 만난 이승윤이 새로운 생태계를 구축하며 또 다른 가수들을 대중과 '소개팅' 해줄지도 모를 일이다. 이승윤은 물론 '우리가 잘 알지 못했던' 정홍일, 이무진, 이소정, 이정권, 요아리 등의 앞으로의 행보에 관심이 집중되는 이유다.
[스포츠투데이 김나연 기자 ent@sto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