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투데이 김나연 기자] 배우 유준상이 '경이로운 소문'을 통해 다시 시작점에 섰다. 데뷔 27년 차에도 여전히 성장을 멈추지 않는 유준상에게 '한계를 모른다'는 표현은 아깝지 않다.
유준상은 최근 서면 인터뷰를 통해 지난 24일 종영한 OCN 드라마 '경이로운 소문'과 관련한 다양한 이야기를 전했다. '경이로운 소문'은 마지막회에서도 11%(닐슨코리아 전국 기준)로 자체 최고 시청률을 경신하며 OCN 채널 개국 이래 최고 시청률을 기록하는 진기록을 세웠다.
유준상은 "작품을 정말 열심히 촬영했기 때문에 끝나고 나니 아쉬운 마음이 많이 든다. 스태프, 배우들과의 돈독함이 유독 컸던 작품이라 시원한 감정보다는 빨리 또 만나서 작업하고 싶다라는 생각이 많이 든다"며 "특히나 이번에는 코로나로 인해 배우들도, 스태프분들도 작품 말고는 다 같이 추억을 쌓을 수 있는 시간이 없었는데, 빨리 종식이 돼서 얼굴 마주 보고 이야기 나눌 수 있는 시간이 왔으면 좋겠다"고 종영 소감을 밝혔다.
'경이로운 소문'의 대본을 처음 접한 그는 새롭고 신선한 이야기에 망설임 없이 선택했다고. 그는 "그랬기 때문에 어느 정도의 사랑을 받을 거라고는 생각을 했었어요. 그렇지만 동시에 OCN 채널 자체가 마니아층이 많다는 특성이 있었기 때문에 이 정도로 많은 분들에게 사랑받을 줄은 몰랐다. 너무나 행복했고 감사하게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그는 '경이로운 소문'에서 소문(조병규)의 카운터 사수이자 기억을 잃은 전직 형사 가모탁으로 변신해 극의 중심을 완벽하게 잡았다. 51세의 나이에 역할을 위해 체지방 3%의 몸을 만들었다고 밝혀 큰 화제를 모은 바 있다.
유준상은 "처음에 감독님께서 하셨던 말씀이 '39살 배역인데, 하실 수 있으시죠?'였다. 그래서 무조건 할 수 있다고 했다"고 웃었다.
이어 "그리고 나서 '王자도 만드실 수 있죠?'라는 한 마디에 바로 몸 만들기에 집중했다"며 "연기에 있어서는 웹툰에서 이미 그려진 캐릭터 특성이 있었기 때문에 그걸 살리면서 또 드라마 만의 개성을 찾으려 노력했다. 대사 한마디 한마디의 뉘앙스를 찾기 위해 대본을 끊임없이 분석하고, 다른 배우분들 그리고 감독님과도 계속해서 상의해 나갔다"고 설명했다.
또한 "가모탁 뿐만 아니라 웹툰에 나온 작품의 특징들을 정리해서 드라마에 도움이 될 만한 것들을 리포트 형식으로 만든 테이블 작업도 했는데, 그걸 다 같이 공유하며 수많은 아이디어를 주고받았고 연기에 참고를 했다"고 말해 놀라움을 안겼다.
이렇듯 유준상은 '웹툰의 특징'들을 정리하며 드라마에 대한 많은 고민을 거듭했다. 그는 "이번 작품은 웹툰이라는 원작을 기반으로 했기 때문에 캐릭터 설정 단계부터 고민이 많았다. 일단 기존 웹툰에서 그려진 가모탁과 저는 이미지 자체가 달랐기 때문에 그 결을 유지하면서도 제 나름대로의 이미지를 찾으려고 했다. 그래서 몸을 만들 때에도 그냥 근육을 키운다기보다는 기존에 제가 해오던 필라테스, 복싱, 테니스 등 다양한 운동 경험을 살려서 유연성 있는 저만의 가모탁을 만들고자 했다"고 밝혔다.
이어 "또 곱슬머리에 대해서도 어떻게 구현할지에 대해 고민했다"며 "원래 웹툰에서의 가모탁은 노란머리이다 보니 처음에는 가발도 만들어서 직접 써보기까지 했다. 하지만 여러 시도 끝에 현재의 모습이 가장 좋다고 생각돼 결정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경이로운 소문'은 유난히 액션신이 많은 작품. 그중에서도 유준상은 카운터 최강의 괴력 소유자로, 유난히 액션에 심혈을 기울였다. 몸을 만드는 것에 이어 완벽한 액션신을 선보이기 위해서 그가 할 수 있는 것은 오직 '노력' 뿐이었다. 그리고 그 노력은 완벽하게 빛을 발했다.
유준상은 "일단은 제가 30대 후반 역할을 맡았다 보니 현장에서 아파도 아프다고 못했다"고 웃으며 "또 더 잘해보고 싶은 욕심도 생겨서 이번 작품에서는 고난이도 훈련을 많이 했다. 몸이 다치면 안 되니까 파쿠르 훈련부터 시작해 다양한 액션, 복싱 연습까지 했다"고 말했다.
이어 "사실 액션 연기를 하다 보면 어쩔 수 없이 많이 다치고 상처를 입게 되는데 이번에는 신기하게 회복력이 빨라서 금방 괜찮아지더라"라며 "아파도 안 아픈 척해서 그런가 정말 액션신에 있어서는 특별히 힘든 부분은 없었다"고 말했다.
유준상의 노력과 열정에 더해 함께 호흡을 맞춘 배우들도 그에게 힘을 실어줬다. 유준상은 카운터즈 한 명 한 명을 언급하며 애정을 표현했다.
그는 "조병규 배우와의 호흡은 미리 짜여지지 않은 애드리브 장면들에서 유독 잘 드러났던 것 같다. 아마 메이킹 영상에 담겼던 거 같은데, 사전에 이야기되지 않은 액션들도 마치 미리 맞춘 것처럼 잘 나오더라"라며 "또 마지막 회차에서도 그런 짜여지지 않은 자연스러운 호흡들이 많이 담긴 거 같다. 툭 치면 툭 나왔다. 실제로 같이 연기하면서 아빠와 아들 같으면서도 또 친구 같은 좋은 '케미'를 이끌어낼 수 있었던 것 같다"고 했다.
이어 "김세정 배우는 도하나라는 캐릭터에 맞게 모탁이와 정말 현실 오누이 같으면서도 부녀 같은 케미를 잘 만들어줬다. 또 하나와 모탁이는 '티키타카'가 오가는 장면이 많았는데, 그런 부분에서 세정이도 다양한 아이디어를 가지고 왔고, 또 잘 살려줘서 최상의 콤비를 보여줄 수 있었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염혜란에 대해서는 "추 여사라는 존재는 우리 카운터들에게 있어 너무나 컸기 때문에 실제로도 제가 많이 믿고 의지했다. 현장에서 배우들과 함께 학구적으로 연기에 다가갈 수 있었던 데에도 혜란 씨의 역할이 컸다"며 "정말 더 좋은 장면들을 만들어내기 위해 둘이서 수없이 고민하고 토론했던 시간들이 너무 소중하게 남아있다. 모든 카운터들이 조화롭게 어우러지는데 혜란씨가 정말 큰 역할을 했다"고 고마운 마음을 표현했다.
또한 유준상은 "안석환 선배는 최장물이라는 캐릭터에 딱 맞는 포스와 더불어 모든 요소들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해줬다. 정말 모든 순간이 다 좋았다. 그리고 개인적으로 연기하면서 '모탁이가 최장물 영감을 따라 하고 싶어 하지 않았나' 하는 느낌이 어느 순간부터 들더라"라며 "워낙 멋있는 인물이다 보니. 그래서 성대모사도 하고 장난도 치고 애드리브 많이 했는데 다 잘려서 조금 아쉬웠다"고 웃었다.
유준상은 '경이로운 소문'에 대해 '아주 큰 선물'이라고 했다. 그는 "젊은 팬분들이 유독 많이 생겼다. 어린이 친구들, 중, 고등학생 그리고 대학생까지 젊은 친구들이 많이 좋아해 주더라. 그게 너무 좋았다"고 웃으며 "영화 '스프링송'을 찍으면서 변하는 것과 변하지 않는 것에 대해 고민하고, 앞으로 나도 더 좋은 방향으로 변하고 싶다고 생각하던 시기에 들어온 작품이다. 그래서 '경이로운 소문'이 저에게 더 특별하게 와닿았고, 이걸 통해 더 좋은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다는 생각을 많이 했다. 그래서 '경이로운 소문'은 저의 새로운 시작을 알리는 작품이지 않을까 싶다"고 밝혔다.
유준상은 "2020년은 저 뿐만 아니라 모든 분들이 힘들었던 한 해였다. 그렇기 때문에 누구보다 절실한 한 해였다. 그래도 지난해 '경이로운 소문'이라는 소중한 작품, 인연들을 만나 힘들었던 한 해가 감사함으로 채워질 수 있었다. 또 시청자분들의 큰 사랑 덕분에 더욱 잊지 못할 한 해"라고 지난해의 소회를 밝혔다. 도전을 멈추지 않는 유준상이 다시 선 시작점. 그의 앞으로의 행보가 더욱 기대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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