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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뷔 20년차' 이청아, 여전히 성장을 말하다 [인터뷰]
작성 : 2021년 01월 27일(수) 17:01

이청아 / 사진=킹스랜드 제공

[스포츠투데이 김나연 기자] 다양한 장르, 다양한 역할로 시청자들에게 '믿고 보는 배우'로 각인된 배우 이청아. 2002년 데뷔해 쉴 새 없이 달려왔지만, 숨 고르기보다는 한 단계 더 성장을 꿈꾼다. 데뷔 20년 차 배우 이청아는 여전히 성장을 말하고 있다.

이청아는 서면 인터뷰를 통해 지난 19일 종영한 tvN 월화드라마 '낮과 밤'(극본 신유담·연출 김정현)과 관련한 다양한 이야기를 전했다.

'낮과 밤'은 현재 일어나는 미스터리한 사건들과 연관 있는, 28년 전 한 마을에서 일어난 의문의 사건에 대한 비밀을 파헤치는 예고 살인 추리극으로 매 회 예상을 뛰어넘는 전개를 선보였다.

이청아는 "2020년 작년 한 해를 저는 완전히 낮과 밤이라는 작품에 쓴 것 같다. 촬영 기간은 8개월 정도였지만 처음 대본을 받고 이 캐릭터를 준비하던 시기까지 합치면 10개월이 넘는 시간이었다"며 "코로나 바이러스가 유행하기 시작할 때, 드라마도 비슷하게 촬영을 시작한 것 같은데 사실 이렇게 종영 때까지 심각한 영향을 받게 될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않았다. 모든 사람들이 참 어려운 시기였는데, 다행히 큰 사고나 큰 탈 없이 드라마를 마친 것 같아서 마지막 방송을 보는데 아쉬움보다는 감사함과 후련한 마음이 더 컸다"고 종영 소감을 밝혔다.

이청아 / 사진=tvN 제공


극 중 이청아는 대한민국에 예고 살인이라는 충격적 사건이 벌어지자 한국 경찰의 요청을 받고 특수팀에 합류하게 되는 FBI 출신 범죄 심리 전문가 제이미 레이튼' 역을 맡아 열연을 펼쳤다. 제이미(이청아)는 겉은 뛰어난 외모에 높은 스펙까지 갖췄지만, 사실은 어릴 적 상처로 인해 강박증, 결벽증을 겪고 있는 인물.

이청아는 극 초반 특수팀에 합류하며 팀원 모두가 다른 사람을 예고 살인 사건의 범인으로 지목할 때에도 특수팀 팀장 남궁민(도정우)을 진범이라고 끊임없이 의심하고 티격태격하며 시청자들의 집중도를 단숨에 높였다. 남궁민과의 '연기 케미'도 큰 호평을 받았다.

이청아는 "그 케미스트리는 대본과 캐릭터가 만들어 주는 거라고 생각한다. 물론 거기에 각자 배우들의 해석이 추가되는 것"이라며 "제이미와 도정우 사이에는 서로 웃고 있지만 서로를 살피는 긴장감이 늘 존재한다고 생각했다. 보이는 표정과 서로 나누는 말들 사이에 서브 텍스트가 늘 존재하는 거다. 두 사람의 관계가 매력적이었기 때문에 가능했고, 현장에서 서로 충분히 이야기하고 리허설하며 장면을 준비했다. 그런 서로에 대한 배려와 준비가 ('케미'를) 만들어 준 것 같다"고 설명했다.

이어 "극 초반에 도정우와 가장 많이 호흡을 맞추고 또 긴장감을 쌓아 올려야 했다. 두 사람의 호흡이 곧 극의 긴장감으로 이어지는 게 많았다"며 "배우들은 모든 장면을 준비할 때 그 장면에 어떤 해석이 적합하고, 이 장면은 어떤 템포로 흘러가야 하는지를 고민하고 상의한다. 그 부분에서 선배님과도 그렇고 현장에서 함께하는 배우들과 이야기를 충분히 나누는 편"이라고 말했다.

또한 그는 "후반에는 기대했던 만큼 남궁민 선배와 많은 장면을 함께 하진 못했지만, 촬영 내내 많이 여쭤보고 상의하며 즐겁게 촬영했다"며 "작품 내내 정말 많이 여쭤보고 괴롭혀드렸는데, 작품이 끝나고 나서는 농담처럼 다음 작품도 어렵거나 고민되는 때엔 꼭 물어보라고 하셨다. 시간 되면 정말 봐주신다고. 그 말이 너무 고마웠다"고 덧붙였다.

이청아 / 사진=tvN 제공


가장 기억에 남는 장면 또한 남궁민과 함께 찍은 신이었다. 그는 "16부에 등장한 비밀 연구소 신을 찍던 날이 가장 기억이 납니다. 드라마를 보신 분들은 아시겠지만 하얀 밤마을에 관계된 모두가 모이는 큰 신이었다"며 "게다가 폭발도 일어나고, 드라마 초반부터 언급되던 '괴물'도 등장하는 어렵고 집중해야 하는 신이었다. 각각 인물들에게 얽힌 감정선도 굉장히 복잡하고 거대했다. 그 신을 찍을 때, 도정우에게서 괴물의 인격이 튀어나오는 남궁민 선배님의 장면을 먼저 촬영했다. 제일 중요한 장면 중 하나였다 그 장면을 먼저 찍은 뒤, 풀샷과 나머지 배우들의 반응을 촬영하는 순서였다"고 말했다.

이어 "솔직히 말하면 남궁민 선배가 연기하실 때, 그 연기를 가까이서 보고 싶어서 몰래 카메라 감독님 뒤로 자리를 옮겼다. 그리고 숨어서 지켜봤는데, 약 3분가량 이어지는 굉장히 긴 롱테이크였다. 근데 그 연기를 보면서 제가 같이 괴로워서 숨을 못 쉬겠더라. 그때 '아, 이 신에서 내가 할 일이 이거구나' 생각했다. 이후 제 촬영 순서가 되어서 도정우가 괴물로 변하는 순간들을 지켜보는 장면을 찍는데, 아까 그 순간을 떠올리면서 연기했다. 도정우에 링크돼서 함께 고통을 느끼는 제이미, 그리고 그 참사의 날로 돌아가는 제이미를 말이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대본과는 조금 다르게 연기한 부분이었는데 그 장면을 연기하고 나서 행복했다. 제 준비와 예상을 빗나가는 순간들 중, 더 멋진 것이 발견될 때가 있다. 그 날이 바로 그 순간이었다"고 밝혔다.

또한 이청아는 미국으로 다시 돌아간 제이미 레이튼에 대해 "미국으로 돌아간 제이미는 도착하자마자 코로나 검사를 먼저 하고 부모님을 뵈러 갔을 것 같다"고 농담하며 "양아버지와 양어머니를 먼저 꼬옥 안아드렸을 것 같다. 그 후, 본인의 일상으로 돌아가서는 도정우에 대한 흔적을 찾기 시작했을 거다. 제이미는 확실한 사람이다. 납득이 되지 않는 점이나 불분명한 부분이 있으면 결코 그대로 넘어가지 않는 성격"이라며 "제이미가 호텔 로비 앞에서 미국으로 떠나기 전 마지막으로 공혜원(설현) 경위와 이야기를 나누는 장면이 있다. 그 장면에서 제이미는 겉으로 말하진 않지만, 마음 속으론 그가 분명 살아있다고 믿고 있었다. 이건 감독님도 모른다"고 자신의 생각을 밝혔다.

이청아 / 사진=킹스랜드 제공


이렇듯 1년간의 노력을 쏟은 '낮과 밤'으로 큰 호평을 받은 이청아지만, 아이러니하게도 부족함을 느끼고 연기 수업에 돌입했다. 그는 "매 작품을 마칠 때마다 제가 배운 것과 아쉬웠던 것을 정리한다. '낮과 밤'을 마치고는 작품과 상관없이 연기 트레이닝을 더 강화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 바로 수업을 시작했다"고 밝혔다.

이어 "작품은 마쳤지만 쉬기보다는 이 작품을 하며 느꼈던 것들을 빨리 체화하고 싶다는 마음이 강하게 들었다. '낮과 밤'을 하며 아쉬웠던 것은 '내가 이 캐릭터의 매력을 끝까지 잘 유지했는가'에 대한 부분이었다. 때로는 극의 장르의 분위기나 사건의 심각성에 잠식되기도 했던 것 같다. '대중을 좀 더 이해하며 연기했어야 했는데'라는 반성도 있었다. '낮과 밤'은 저에게 연기에 대한 열정을 더 강화시켜준 멋진 작품으로 기억될 것 같다"고 설명했다.

드라마 'VIP'부터 '안녕, 드라큘라', '낮과 밤'까지 다양한 장르에서 활약하고 있는 이청아는 "부끄럽지만 30대 이전까지는 저에게 들어오는, 제가 일해야 할 시기에 제 눈앞에 있는 작품, 그리고 회사가 골라주시는 작품들을 했던 것 같다. 물론 그중에는 제가 꼭 하고 싶었던 작품들도 있지만 말이다"라며 "하지만 30대 중반이 되고는 좀 더 신중해졌던 것 같다. 저라는 사람이 배우로 계속 쓰임 받을 수 있도록, 저도 제 커리어를 조심스럽게 쌓아가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제가 성장할 수 있는 작품들을 선택하기 시작했어요. '내가 저 작품이 끝나면 이 부분 하나는 분명 성장하겠구나'라는 느낌이 드는 작품들로 선택했다"고 밝혔다.

이어 "이번에 드라마에서 초현실적인 이야기를 다뤘어서인지, 다음 작품에서는 평범한 사람으로 연기해보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누구의 삶에나 있는 일상적인 사건과 감정들로 흘러가는 이야기를 하고 싶다"며 "요즘 집에서 '디어 마이 프렌즈' 와 '네 멋대로 해라'를 다시 보고 있다. 정말 좋아하는 드라마다. 그런 톤을 가진 이야기들에서 한번 호흡해 보고 싶다"고 했다.

데뷔 이후 거의 쉬지 않고 일해왔다는 이청아는 '열일'의 비결에 대해 "몸에 배어있는 습관"이라고 말한다. 배우인 자신의 모습을 사랑하고, 배움과 고민을 멈추지 않는 이청아의 앞으로가 더욱 기대되는 이유다.


[스포츠투데이 김나연 기자 ent@st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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