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투데이 김호진 기자] 메이저리그 전설의 홈런왕 행크 애런이 세상을 떠났다.
메이저리그 공식 홈페이지(MLB.com)는 23일(한국시각) "명예의 전당 헌액자이자 홈런왕이었던 애런이 별세했다"고 전했다.
애런은 명실상부 메이저리그 최고의 홈런타자다.
1954년 데뷔한 그는 1976년까지 뛰면서 베이브 루스를 넘어 최다 홈런을 기록했고, 통산 타점(2297타점)과 총루타(6856루타)는 역대 1위에 올라 있다. 통산 최다 안타 3위(3771개)에 자리하고 있다.
또한 1957년 최우수선수(MVP) 수상과 홈런왕 4회, 타격왕 2회, 타점 1위 4회 등을 기록했다. 25차례 올스타에 뽑혔고, 외야수 부문 골드글러브 3차례 수상했던 전설적인 플레이어였다.
1975년 밀워키 브루어스 이적 후 이듬해를 끝으로 현역에서 은퇴한 애런은 통산 755홈런 2297타점 타율 0.305 OPS 0.928의 성적을 남겼다.
애틀랜타 브레이스와 밀워키 브루어스는 그의 등번호 44번을 영구결번 시켰고, 그는 1982년 명예의 전당 후보에 오르자 마자 97.83%의 지지로 헌액됐다.
메이저리그는 1999년 애런의 기록 경신 25주년을 기념해 '행크 애런상'을 제정했다. 양대 리그에서 가장 빼어난 타격을 보여준 선수에게 매년 이 상을 수여하고 있다.
비록 통산 755홈런 기록은 지난 2007년 배리 본즈(764홈런)에 의해 깨졌지만 팬들은 약물 스캔들에 휘말린 본즈의 기록을 인정하지 않고 있다.
애런은 은퇴 후 애틀랜타 브레이브스의 경영에 참여하는 등 활발한 대외활동을 펼쳤다. 최근 애런은 흑인 인권이나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등의 현안에 대해 목소리를 냈다.
그가 특별한 이유는 성적만이 아니다.
애런이 활약할 때만 해도 미국 내 흑인에 대한 인종차별이 심했는데, 모든 것을 이겨내며 메이저리그 최고 선수로 우뚝 섰다. 백인을 대표했던 루스와 홈런 경쟁을 펼칠 당시 살해 위협을 받기도 했다. 시련 속에서도 많은 것을 극복해낸 애런은 미국 야구계에서 흑인의 목소리를 대변하는 역할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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