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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민시, 카멜레온을 꿈꾸다 [인터뷰]
작성 : 2021년 01월 01일(금) 07:00

스위트홈 고민시 / 사진=미스틱스토리 제공

[스포츠투데이 현혜선 기자] 차근차근 필모그래피를 쌓고 있는 4년 차 배우 고민시는 욕심이 많다. 다양한 캐릭터를 통해 계속해서 새로운 모습을 보여주고 싶단다. 같은 역할이라도 고민시의 스펙트럼을 만나면 다른 색깔의 캐릭터가 나온다. 카멜레온을 꿈꾸는 고민시다.

2017년 드라마 '엽기적인 그녀'로 데뷔한 고민시는 영화 '마녀', 드라마 '라이브' '하늘에서 내리는 일억 개의 별' '좋아하면 울리는' '시크릿 부티크'에 출연하며 필모그래피를 쌓았다.

이런 고민시가 이번엔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스위트홈'(극본 홍소리·연출 이응복)에 출연해 존재감을 제대로 입증했다. '스위트홈'은 은둔형 외톨이 고등학생 현수가 가족을 잃고 이사 간 아파트에서 겪는 기괴하고도 충격적인 이야기를 그린다. 극중 고민시는 발목 부상으로 발레를 그만둔 후 매사에 삐딱한 사춘기 소녀 이은유 역을 맡아 열연을 펼쳤다.

고민시는 오디션을 통해 '스위트홈'에 합류하게 됐다. 그는 "참여하는 거 자체로 너무 감사한 작품이었다. 이런 대작에는 신인을 뽑지 않으려는 분들도 있는데, 나를 뽑아준 것 자체로 감사했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어 "'스위트홈' 오디션을 봤을 때 3가지 캐릭터의 가능성을 열어두고 봤다. 가서 대사를 하나씩 다 읽어봤는데 감독님이 어떤 캐릭터를 하고 싶냐고 묻더라. 원작에서는 유리의 이미지가 너무 강렬해서 해보고 싶은 마음이 있었다. 그런데 감독님은 내가 은유와 잘 어울릴 것 같다고 하더라. 감독님이 '은유는 발레도 해야 되고 대사로 분위기 환기를 시켜야 되는데 괜찮냐'고 물었다. 내가 할 수 있다고 답해 캐스팅이 됐다"며 "비하인드로 감독님이 오디션을 봤을 때 내가 은유를 재밌게 했다고 하더라. '마녀' 때부터 날 인상 깊게 봤다고 하셔서 그 말에 힘을 얻었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유독 '마녀' 속 고민시의 모습을 기억하는 대중들이 많다. 고민시는 '마녀'에서 당돌한 고등학생 역을 맡은 바 있다. '스위트홈'에서도 마찬가지로 고등학생 역이지만, '마녀'와는 정반대의 모습을 보여줬다. 이에 대해 고민시는 "사실 1년 전까지만 해도 '마녀'로 굳혀진 여고생 이미지에 대한 부담감이 있었다. 이걸 탈피하고 싶은 욕망도 있었다. 어떻게 보면 외형적으로 노력해서 성숙한 이미지를 만든 것 같다. 같은 고등학생이지만 조금 다른 매력이 보일 수 있게 다이어트를 했다. 좀 다른 이미지를 보여드리고 싶은 마음이 커서 내 안의 여러 매력을 찾았다. 더 노력해야 될 것 같다"고 말했다.

이렇게 만난 은유와 만난 고민시는 변화하는 캐릭터의 내면을 쌓았다. 그는 "은유는 극이 진행될수록 서서히, 은은하게 성장하는 인물이라고 생각한다. 초반에는 행동이나 리액션이 까칠하고, 감정 표현에 서툰 캐릭터다. 그런데 중후반부에 가서는 자연스럽게 사람들과 함께 녹아든다. 이런 미묘한 디테일을 분석해 표현하기 위해 노력했다"며 "그동안 나는 캐릭터를 준비할 때 주변 인물을 참고해 내 색깔에 맞추거나 어디선가 모티브를 찾았다. 그런데 '스위트홈'의 은유는 내 안의 심리를 분석해서 캐릭터를 만들어 나가는 데 초점을 맞췄다. 강렬하고 표현이 셀 수 있지만 그 안에서 매력적으로 보이기 위해 노력한 것 같다. 외적으로는 할리퀸도 참고했다"고 설명했다.

다만 연기하면서 어려운 지점도 있었다고. 고민시는 "감독님께서 나한테 가장 많이 말씀하신 게 은유는 자신감과 에너지가 있어야 된다는 거였다. 때문에 애드리브를 편하게 많이 해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단지 대사에 국한된 애드리브가 아니라 행동이나 표정 등 여러 가지를 보여줬으면 좋겠다고 하더라. 그런 날 것의 느낌을 표현해야 했는데, 조금 어려웠다. 또 다소 과격한 표현을 최대한 이질감이 들지 않게 전달해야 하는 부분도 어려웠다"고 전했다.

반대로 만족스러운 연기도 있었다. 고민시는 "감정신이 만족스러웠다. 감정신이라는 것 자체가 배우들에게 쉽게 나올 수도 있지만, 시간이 길게 필요할 때도 있다. 그런데 감독님과 스태프들이 이런 시간을 지지해 주고 기다려 줬다. 안 나올 수도 있었을 감정이었는데, 감독님이 계속 내 상태를 체크하면서 진행하더라. 단순하게 감정을 끌어내는 게 아니라 정말 리얼하게 감정이 나왔다. 이렇게 함께 만들어 주셔서 감사하다"고 말했다.

스위트홈 고민시 / 사진=미스틱스토리 제공


이렇게 세상 밖으로 나온 '스위트홈'은 전세계적으로 큰 인기와 호평을 얻고 있다. 고민시는 '스위트홈'의 인기를 예상했으면서도, 은유 캐릭터의 인기는 예상하지 못했다고 미소를 보였다. 그는 "'스위트홈'은 이응복 감독님을 비롯해 수많은 제작진들이 공을 들인 작품이다. 그래서 공개되기 전부터 잘 될 거라고 예상했다. 그런데 은유가 사랑받을 줄은 몰랐다. 너무 감사하다. 초반 반응은 호불호가 있었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반응이 더 좋아서 모두들 기뻐하고 있다. 그냥 주변에서 '스위트홈'을 봐야 된다는 얘기가 들려온다. 파급력이 대단하구나 싶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넷플릭스와의 작업은 이번이 두 번째다. 국내 팬들의 반응도 좋지만, 외국 팬들의 반응도 뜨겁다는 걸 느낀다. 각 나라의 팬들이 내 제스터를 인증해서 보내주시곤 한다. 이걸 두고 '코리안 제스처'라고 하더라. 내가 사랑을 많이 받고 있구나 싶다"고 기쁨을 표했다.

'스위트홈'의 인기가 높은 만큼, 시즌2에 대한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는 상황이다. 고민시 역시 시즌2가 제작돼 자신이 출연하게 된다면 해보고 싶은 것들을 꼽았다. 그는 "시즌1에서 다른 그린홈 주민들은 전투적으로 맞서 싸우는데 난 입으로 액션을 했다. 이게 은유가 최대치의 감정 표현을 한 거라고 생각한다. 초반의 서툰 감정이 성장하는 과정을 보여준 것. 만약 시즌2가 나온다면 정말 액션을 하고 싶다"고 바랐다.

이어 "최근 가장 인상 깊은 액션배우는 역시 이시영이다. 너무 존경스럽다. 나도 너무 위험한 상황이 아니면 대역 없이 액션을 소화하고 싶다. 은유가 발레를 했으니 우아한 액션도 좋을 것 같다. 사실 시즌2를 하게 된다면 어떤 액션이든 상관없이 그냥 싸우고 싶다. 카포에라도 좋다"고 덧붙였다.

고민시는 '스위트홈'을 두고 "내게 큰 작품이고 선물이자 축복이다. 이렇게 큰 대작에 내가 어느 정도 역할이 큰 인물로 들어가서 감사했다. 아직도 그 작품 속에서 뛰어놀 수 있었던 순간이 생생하다"며 "이응복 감독님은 정말 내게 귀인이다. 신인 배우의 입장에서는 모든 게 두렵고 무서운데 감독님이 잘 이끌어 주셔서 기죽지 않고 잘 찍을 수 있었던 것 같다. 오랫동안 가슴에 남을 것 같은 작품"이라고 표현했다.

또 고민시는 다가올 2021년의 행보를 미리 전했다. 그는 "드라마 '오월의 청춘'과 '지리산'을 찍는다. 이를 통해 이미지 변신에 탁월한 배우라는 수식어를 듣고 싶다. '오월의 청춘'과 '지리산' 속 캐릭터가 '스위트홈'과는 상반됐다. 보시는 분들이 얘가 맞나 싶을 정도로 다를 것 같다. 외적인 부분 역시 다르다. 이미지 변신에 능하다는 믿음을 심어주고 싶다"고 말했다.

[스포츠투데이 현혜선 기자 ent@st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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