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투데이 김샛별 기자] 그룹 구구단이 데뷔 4년 만에 해체를 결정했다. 긴 공백이 암시한 예견된 수순이었다지만, 멤버들에게도 팬들에게도 배려 없는 마지막이 된 모양새다.
소속사 젤리피쉬엔터테인먼트(이하 젤리피쉬)는 30일 공식 팬카페를 통해 구구단이 31일을 끝으로 해체된다고 밝혔다. 젤리피쉬는 "구구단 멤버들과 오랜 시간 진중하고 심도 있는 논의 끝에 그룹 활동을 종료하기로 최종 협의했다"고 설명했다.
이로써 지난 2016년 6월에 데뷔한 구구단(하나, 미미, 나영, 해빈, 세정, 소이, 샐리, 미나)은 데뷔 4년 만에 "해체"라는 안타까운 결말을 맺게 됐다.
구구단은 데뷔 전부터 Mnet 오디션 프로그램 '프로듀스 101 시즌1'에 출연했던 김세정과 강미나, 김나영이 멤버로 포함되며 많은 주목을 받았다. 비록 데뷔 후 큰 성과를 내지는 못 했지만, 그룹 아이오아이 출신 김세정, 강미나를 비롯해 멤버 개개인의 역량은 뛰어난 그룹이었다. 이를 바탕으로 일부 멤버들은 드라마, 예능 출연, OST 가창, 뮤지컬, 연극 등 개별 활동도 병행했다. 멤버 샐리의 경우 중국 서바이벌 오디션프로그램 '창조영 2020'에 출전해 최종 6위에 이름을 올리며 경당소녀303 멤버로 합류하기도 했다. 때문에 구구단의 갑작스러운 해체 소식은 적잖은 충격을 안겼다.
팬들을 포함한 일부는 구구단의 해체가 예견된 수순이었다고 주장했다. 올해 데뷔 5년 차를 맞은 구구단이지만 정작 활동한 기간은 3년도 안 되기 때문이다. 구구단은 2018년 11월 미니 3집 발매를 끝으로 약 2년간 완전체 활동을 하지 않았다. 팬들은 계속해서 구구단의 컴백을 문의했지만, 소속사는 별다른 활동 계획을 내놓지 않았다. "공백이 아니라 방치된 것"이라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이 가운데 지난 5월 샐리가 중국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구구단 활동이 끝났음을 암시하기도 했다. 당시 샐리는 "2019년 초 소속사에서 집으로 돌아가라고 하면서 짐을 빼기 시작했다. 언제 돌아와야 하는지 물었더니 '돌아올 필요가 없다'고 했다. 나뿐만 아니라 다른 멤버들도 같은 지시를 받았다. 버텨봤지만 선택의 여지가 없었기 때문에 결국 떠나야 했다"고 폭로했다.
또한 "이미 두 멤버가 크게 알려져 멤버 간 격차가 심했다. 팬들이 많은 멤버들에게만 대중의 시선이 쏠렸다"면서 그룹 활동에 대한 아쉬움을 토로하기도 했다.
이후 구구단의 해체설을 둘러싼 팬들의 불안감은 커질 수밖에 없었다. 그리고 결국 해체설은 현실이 됐다. 방치보다는 해체를 통해 각자의 길을 가는 것이 구구단 멤버들에게는 더 좋은 결과일 수 있다. 다만 해체 과정이 멤버들에게도 팬들에게도 무책임하다는 지적이 잇따르고 있다.
멤버들을 2년간 방치한 것도 너무하지만, 해체를 하루 앞두고 입장을 발표하는 소속사의 태도가 황당하다는 것. 또한 2년의 공백을 생각해 멤버들과 팬들을 위한 마지막 앨범 정도는 제작해줬어야 한다는 아쉬움도 존재했다.
젤리피쉬 측은 향후 멤버들의 개별 활동에 대해서는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약속했다. 이에 마지막까지 미흡한 태도로 많은 질타를 받았던 소속사가 어떤 방식으로 팬들의 아쉬움을 지어나갈지 관심이 집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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