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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문 표절' 설민석, 스타 강사의 씁쓸한 퇴장 [ST이슈]
작성 : 2020년 12월 30일(수) 11:30

설민석 / 사진=유튜브

[스포츠투데이 현혜선 기자] 스타 강자이자 방송인 설민석이 석사 논문 표절을 인정하고 모든 방송에서 하차했다. 그간 수많은 논란을 안았던 설민석의 씁쓸한 퇴장이다.

29일 설민석은 자신의 SNS에 석사 논문 표절 의혹에 대한 장문의 입장을 남겼다. 그는 "2010년 연세대학교 교육대학원 역사교육과 석사 논문으로 제출한 '한국 근현대사 교과서 서술에 나타난 이념 논쟁연구'를 작성함에 있어 연구를 게을리하고, 다른 논문들을 참고하는 과정에서 인용과 각주 표기를 소홀히 하였음을 인정한다"고 적었다.

이어 "변명의 여지가 없는 저의 과오"라며 "교육자로서, 역사를 공부하는 사람으로서 안일한 태도로 임한 점 다시 한번 깊이 사과드린다"며 "제 강의와 방송을 믿고 들어주신 모든 분들, 학계에서 열심히 연구 중인 학자, 교육자분들께 누를 끼쳐 죄송하다. 다시는 이런 일이 반복되지 않도록 모든 일에 더 신중히 임하겠다"고 사과했다.

그러면서 "저에게 보내주셨던 과분한 기대와 신뢰에 미치지 못해 참담한 심정"이라며 "책임을 통감하여 출연 중인 모든 방송에서 하차하겠다"고 전했다.

이날 디스패치는 설민석의 2010년 연세대학교 교육대학원 석사 논문이 대학원생 A씨가 2년 전 작성한 논문과 유사하다고 보도했다. 표절 검사 소프트웨어인 카피킬러에 의뢰한 결과 표절률 52%다.

이에 따르면 747개 문장으로 쓰인 설민석의 논문과 A씨의 논문 중 100% 동일한 문장은 187개며 표절 의심 문장은 332개인 것으로 조사됐다. 또 약 40여 명의 논문을 참고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전했다. 디스패치는 설민석의 논문 중 일부 문장은 '복붙'이며 몇몇 단락은 '짜집기'였다고 지적했다.

한 현직 교수는 "자신의 연구 결과를 쓰는 페이지가 완전히 같다는 것은 표절이라고 볼 수밖에 없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설민석의 논란이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 19일 방송된 tvN 예능프로그램 '설민석의 벌거벗은 세계사' 클레오파트라 편이 고고학자 곽민수의 공개 비판을 받으며 역사 왜곡 논란에 휩싸인 것. 당시 곽민수는 자신의 SNS에 "역시 걱정했던 대로 사실관계가 틀린 내용이 차곡차곡 쌓여간다. 사실관계 자체가 틀린 것이 너무 많아서 하나하나 언급하기가 힘들 지경"이라는 글을 게재했다.

이에 설민석은 "클레오 파트라 편 강의 중에 오류를 범했다. 그 부분을 자문의원께서 지적을 해주셨다. '벌거벗은 세계사' 제작진이 정중하게 시청자 여러분께 사과의 말씀을 드렸는데, 내가 판단할 때는 제작진은 아무 잘못이 없다. 어차피 내 이름을 걸고 하는 프로그램이기 때문에 잘못은 나에게 있다고 생각한다. 제가 많이 부족하고 모자라서 생긴 부분인 것 같다. 앞으로 여러분의 말씀들 더 잘하라는 채찍질로 여기고 더 성실하고 더 열심히 준비하는 설민석의 모습을 보여드리도록 하겠다"고 고개를 숙였다.

설민석 / 사진=유튜브


그런가 하면 '음악사 왜곡 논란'도 일었다. 설민석은 최근 자신의 유튜브 채널에서 R&B(리듬앤블루스) 장르의 기원에 대해 설명하며 '재즈가 초심을 잃어 탄생한 것이 R&B'라는 취지로 설명했다.

이에 배순탁 음악평론가는 "아무런 공부 없이 내뱉은 발언이 오늘 또 터진 것"이라며 "(설민석에게) 정말 묻고 싶다. 재즈, 블루스, 일렉트릭 블루스, 초기 로큰롤 역사를 다룬 원서를 한 권이라도 읽어 본 적이 있는가"라고 지적했다.

여러 논란 끝에 결국 설민석은 방송에서 물러나게 됐다. MBC '선을 넘는 녀석들'과 tvN '설민석의 벌거벗은 세계사'다. 두 프로그램 모두 설민석의 강의로 진행되는 만큼, 폐지 가능성이 점쳐진 상황이다. 심지어 '벌거벗은 세계사'는 설민석의 이름이 걸린 프로그램이다.

여기에 다른 전문가를 섭외해서 강의를 맡기는 방법도 있다. 다만 전문성, 스토리텔링, 그리고 약간의 예능감 등 다방면에 능통한 전문가를 빠른 시일 내에 찾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당장 촬영한 분량이 있다고 하더라고 설민석이 표절을 인정한 이상 그대로 방송하기는 어려운 사정이다. 이에 해당 프로그램들이 자연스럽게 폐지 수순을 밟는 게 아니냐는 목소리가 나왔다.

설민석 / 사진=MBC


설민석의 민폐는 '2020 MBC 방송연예대상'에서도 이어졌다. 설민석이 대상 후보 소개 VCR에 등장한 것. 설민석의 논문 표절 인정과 '2020 MBC 방송연예대상' 생방송 시간이 밀접해 일어난 해프닝이다. 해당 VCR은 사전에 미리 촬영됐다.

이에 '2020 MBC 연예대상' 제작진은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생방송이 임박한 상황에서 기사를 통해 설민석의 논란에 대해 확인했다. 설민석이 참여한 대상 후보 소개 영상은 사전에 제작이 완료된 것으로, 생방송 특성상 다른 영상으로 대체하는 등의 대비에 어려움이 있어 부득이하게 해당 VCR이 방송에 나가게 됐다"고 곤혹스러운 입장을 밝혔다.

이처럼 설민석의 퇴장은 방송가에 민폐로 남게 됐다. 앞으로 '선을 넘는 녀석들'과 '벌거벗은 세계사'의 운명이 어떻게 될지 귀추가 주목된다.

[스포츠투데이 현혜선 기자 ent@st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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