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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시영, 강력한 전사의 탄생 [인터뷰]
작성 : 2020년 12월 29일(화) 21:16

스위트홈 이시영 / 사진=넷플릭스 제공

[스포츠투데이 현혜선 기자] 조각 같은 근육에 강인한 정신력, 그리고 수준급 액션까지. 한국에서 보기 드문 캐릭터가 탄생했다. 이시영의 피 땀 눈물로 완성된 전사는 시청자를 열광하게 만들기 충분하다. 강한 캐릭터가 완성되기까지의 과정, 그리고 남겨진 숙제까지 솔직하게 털어놓은 배우 이시영이다.

이시영은 2008년 드라마 '꽃보다 남자'를 통해 얼굴을 알린 후 드라마 '부자의 탄생' '장난스런 키스' '포세이돈' '난폭한 로맨스' '골든 크로스' '일리 있는 사랑' '아름다운 나의 신부' '사생결단 로맨스' '왜그래 풍상씨' 등에 출연하며 필모그래피를 쌓았다.

이런 이시영은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스위트홈'(극본 홍소리·연출 이응복)을 통해 존재감을 제대로 표했다. '스위트홈'은 은둔형 외톨이 고등학생 현수(송강)가 가족을 잃고 이사 간 아파트에서 겪는 기괴하고도 충격적인 이야기다. 극중 이시영은 특전사 출신 소방관으로 위협이 닥칠 때마다 가장 먼저 몸을 던지는 리더 서이경 역을 맡아 열연을 펼쳤다.

'스위트홈'은 동명의 웹툰을 원작으로 한다. 다만 서이경은 원작에는 없는 인물로 드라마화되면서 탄생한 캐릭터다. 이시영은 "서이경은 '스위트홈'을 확장 시키는 역할을 한다. 그래서 탄생하게 됐다"며 "전에 없던 캐릭터라 감독님과 작가님이 설명해 줬던 것에 의지했다. 대화를 많이 하고 감독님이 이경이가 왜 필요한 존재에 대해 설명해 주셨다. 그렇게 이경의 전사를 만들었다"고 말했다.

이어 "아무래도 시리즈에는 불친절한 부분이 있다. 각 인물과 괴물들에 전사와 히스토리가 있는데, 시리즈에서는 다 보여줄 수 없어서 생략해야 될 때가 있다. 그럴 때 감독님이 원작을 참고하라고 하더라. 그러나 서이경 캐릭터에 대해 레퍼런스 삼은 작품은 없다. 생각해 보면 재난 상황은 연습할 수 없지 않냐. 그때 상황에 맞춰서 감정을 전달하는 게 훨씬 효과적일 거라고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서이경은 강인한 전사의 모습부터 남편을 잃고 임신한 사실을 알게 된 모습까지 스펙트럼이 넓은 캐릭터다. 특히 임신한 후 아이를 지키기 위해 바뀌는 모습이 인상적이다. 이시영은 "서이경은 약혼자를 잃음으로 세상을 잃은 것과 마찬가지인 절망이 이미 왔다. 그런데 임신했다는 것을 알고 그 기점으로 강해진다. 그게 정말 매력적이다. 아이를 살리기 위한 욕망으로 볼 수 있지만, 엄마가 아이를 사랑하는 거에 더 가깝지 않았나 싶다. 모성애와 욕망은 살짝 떨어져 있다. 아마 괴물은 안 되지 않을까"라고 전했다.

이시영은 실제 아들을 키우고 있는 엄마다. 이런 경험이 모성애 연기에 집중할 수 있게 도움이 됐다고. 그는 "나도 아이가 있기 때문에 집중할 수 있었다. 앞으로도 모성애 연기를 할 수 있다면 더 집중할 수 있을 것 같고, 노력도 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스위트홈 이시영 / 사진=넷플릭스 제공


이렇게 내면을 만들었다면, 이시영은 화려한 액션으로 화면을 압도했다. 그는 "이런 디스토피아적인 상황에서는 누구든 강해진다고 생각한다. 가족을 지키기 위한 마음은 피지컬 등에 상관없이 어떤 상황에서건 능력이 발현될 수 있다. 나 역시 아이를 지키기 위해 초인적인 힘을 낼 수 있지 않았을까에 집중했다"고 말했다.

또 이시영은 가장 어려웠던 액션신을 꼽았다. 그는 "소방차 액션이 가장 재밌었고, 인상적이었다. 액션 드라마나 영화를 하면서 여러 액션을 접했다. 그러면서 든 생각은 카 액션을 해보고 싶다는 거였다. 운전하는 걸 좋아하기도 하고 더 깊이 있게 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소방차를 운전하는 게 재밌더라. 전작에는 맨몸 액션이 많았던 것에 비해 달랐다. 다만 어려운 점은 괴물과 싸우면서 운전을 해야 되다 보니 극단적으로 해야 됐다. 현장에 스태프가 많았는데 혹시나 내가 잘못해서 큰 사고로 이어질 수 있는 상황이었다. 연습을 정말 많이 했는데도 긴장이 많이 돼 어려웠던 촬영이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시영은 화제가 된 환풍구 거미 괴물과의 액션을 회상했다. 해당 장면에서 이시영은 속옷만 입고 액션을 해 화제가 됐다. 특히 CG 없이 만들어진 근육이 압권이었다. 이에 대해 이시영은 "거미 괴물은 100% CG였다. 나 혼자 3일 정도 촬영한 것 같다. 벌크업을 했어야 됐는데, 촬영이 끝나면 PT 선생님이 와서 바로 운동을 했다. 촬영보다 이 벌크업이 더 힘들었다. 3일 동안 운동했던 게 6개월 동안 했던 거랑 비슷한 수준이었다. 그래서 유독 기억에 남는다"고 전했다.

다만 피지컬에 대한 관심이 높은 만큼 연기에 대한 대중의 기대를 높이는 게 숙제라고. 이시영은 "몸이 개연성이 아니라 연기가 개연성이 되는 게 맞는 거다. 아직 내가 부족한 부분이 있어서 앞으로 이런 게 나의 숙제지 않을까. 내가 만들 몫이다. 몸이 부각돼서 쑥스러운 것도 있지만, 이런 관심도 감사하다"고 겸손한 자세를 보였다.

스위트홈 이시영 / 사진=넷플릭스 제공


'스위트홈'은 공개와 동시에 전 세계적인 인기를 누리고 있는 작품이다. 그만큼 시즌2를 원하는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는 상황이다. 이시영은 "시즌2에 대해 따로 들은 적은 없다. 물론 넷플릭스는 시리즈가 시작되면 시즌2에 대한 가능성을 열어놓지 않냐. 그것만 들었고, 구체적으로 논의된 바는 없다"고 전했다.

아직 정해진 건 없지만 시즌2에서 서이경의 모습을 상상해 봤다는 이시영이다. 그는 "궁금한 것들은 몇 가지 있다. 아직 정해진 건 아무것도 없지만 마지막에 서이경이 군인이 되면서 군에 협조하지 않냐. 그건 남편의 생사를 알기 위해서다. 예전에는 단순히 사랑하는 사람이었지만 이젠 내 아이의 아빠다. 그를 찾고 싶은 욕망이 커진 것"이라며 "개인적으로 남편에 대한 상황이 어떻게 정리가 되는지, 아이가 어떻게 태어나는지 궁금하다. 촬영하면서도 과연 이 아이가 괴물화가 돼서 나올지, 괴물이라면 이 출산을 내가 선택할 수 있을지, 혹은 초월적인 일인지 궁금증을 품었다"고 설명했다.

이시영은 "시즌1이 원작의 방향을 많이 따라갔다면 앞으로는 원작과 상관없이 갈 수 있다는 게 큰 장점이다. 시즌2가 나온다면 굉장히 많은 가능성이 열릴 수 있는 거다. 가장 큰 매력 포인트라고 할 수 있다"고 말해 기대를 높였다.

[스포츠투데이 현혜선 기자 ent@st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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