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투데이 현혜선 기자] 2020년 연예계는 그룹 방탄소년단부터 영화 '기생충' 아카데미 수상까지 기쁜 소식부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한 타격까지 희로애락을 겪었다. 2020년이 얼마 남지 않은 시점에서 다사다난했던 연예계를 되돌아봤다.
◆ '최초' 기록 행진, 방탄소년단
2020년은 방탄소년단(RM 진 슈가 제이홉 지민 뷔 정국)을 빼고 논할 수 없다. '최초', '최고'의 기록을 쓰면서 세계 음악 시장까지 정복했다. 지난 8월(이하 한국시간)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 열린 '2020 MTV 비디오 뮤직 어워즈'에서 방탄소년단은 베스트 팝, 베스트 K팝, 베스트 그룹, 베스트 안무 상을 수상하며 4관왕이라는 영예를 안았다.
10월에 개최된 '2020 빌보드 뮤직 어워즈'에서는 4년 연속 톱 소셜 아티스트를 수상했고, 11월에 열린 '2020 아메리칸 뮤직 어워즈'에서는 팝/록 장르 페이보릿 듀오/그룹과 페이보릿 소셜 아티스트 상을 받았다.
기록은 여기가 끝이 아니다. 방탄소년단은 지난 8월 발매한 '다이너마이트(Dynamite)'로 한국 가수 최초 빌보드 '핫 100' 차트 1위 기록을 달성한 것. 빌보드 역사상 '핫 100'에 1위로 데뷔한 곡은 마이클 잭슨, 휘트니 휴스턴 등 43곡에 불과하다. 이 가운데 2주 연속 정상을 유지한 곡은 '다이너마이트'를 포함해 20곡뿐이다.
이후 12월 방탄소년단의 신곡 '라이프 고즈 온(Lifr Goew ON)' 역시 빌보드 '핫 100'에서 1위를 차지하는 기염을 토했다. 특히 해당 곡은 영어 곡이었던 '다이너마이트'와는 달리 한국어 가사로 이루어진 곡이라는 점에서 의미를 더했다. 비영어곡이 빌보드 '핫 100' 1위를 차지한 건 '데스파시토(Despacito)' 이후 두 번째다.
방탄소년단의 기록 깨기는 계속된다. 지난달 25일 미국 리코딩 아카데미(The Recording Academy)는 내년 1월 31일 열리는 '제63회 그래미 어워드(Grammy Award)' 각 부문 후보를 발표했다. 7개 부문에 지원했던 방탄소년단은 '다이너마이트'로 '베스트 팝 듀오/그룹 퍼포먼스' 부문에 노미네이트됐다. 클래식 부문이 아닌 대중음악에서 '그래미 어워드' 후보에 오른 한국 가수는 방탄소년단이 처음이다.
이로써 방탄소년단은 미국 3대 음악시상식에서 모두 후보에 오르는 기록을 세웠다. 미국 3대 음악시상식은 빌보드 뮤직 어워즈, 아메리칸 뮤직 어워즈, 그래미 어워즈다. 2020년을 자신의 해로 만든 방탄소년단이 2021년에는 그래미 어워즈 수상으로 새해를 열지 귀추가 주목된다.
◆ '기생충' 아카데미 수상→'미나리' 향한 기대
영화계의 낭보는 당연 영화 '기생충'이었다. '기생충'이 쓴 역사의 순간은 국내 최초, 그리고 세계 최초의 수식어로 장식됐다.
지난 2월 10일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 할리우드의 돌비 극장에서 개최된 '제92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는 '기생충'이 각본상, 국제 장편 영화상, 감독상에 이어 최우수 작품상까지 품에 안은 것이다. 한국 영화가 아카데미에서 수상한 건 101년 역사상 처음이다. 아시아계 작가가 각본상을 탄 것 역시 아카데미 역사상 '기생충'이 최초다. 외국어 영화로는 2003년 '그녀에게'의 스페인 페드로 알모도바르 감독 이후 17년 만의 수상이다.
앞서 '기생충'은 지난해 5월 25일 프랑스 칸 뤼미에르 대극장에서 열린 제72회 칸 영화제에서 최고상인 황금종려상을 수상한 바 있다. 칸의 황금종려상과 아카데미 작품상을 동시에 수상한 작품이 탄생한 건 65년 만의 일이다. 1955년 영화 '마티'가 동시에 수상한 데 이어 '기생충'이 성과를 거둔 것이다.
'기생충'에 이어 영화 '미나리'도 오스카 수상 가능성이 점쳐지면서 기대를 받고 있다. 13일(현지시간) 보스턴비평가협회(Boston Society of Film Critics, BSFC)에 따르면 영화 '미나리'는 윤여정의 여우조연상과 주제가상을 수상해 2관왕이라는 쾌거를 이뤘다. 내년 오스카 유력 후보 중 하나인 '맹크'의 아만다 사이프리드를 제치고 수상해 의미를 더한다.
특히 영화 '기생충'이 보스턴비평가협회에서 감독상과 외국어영화상을 받은 후 오스카 4관왕에 오른 만큼, '미나리'가 오스카에서 수상할 수 있을지 기대가 높아지고 있다. 보스턴비평가협회는 오스카 레이스 중 중요한 지표다. 작년 보스턴비평가협회에서 수상한 '작은 아씨들' '결혼 이야기'의 로라 던이 아카데미 여우조연상까지 받았던 만큼, 윤여정의 아카데미 노미네이트에 대한 가능성이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 세계를 사로잡은 K드라마
세계적인 온라인 스트리밍 서비스 넷플릭스를 업은 K드라마(한국드라마)의 활약도 눈여겨볼 만하다.
넷플릭스가 지역별로 발표하는 '오늘의 톱 10'을 기반으로 순위를 집계하는 사이트 플릭스패트롤에 따르면 올해 세계에서 가장 인기 있는 프로그램 100위권 내 K드라마가 10편이 속해있다. 17위 '사이코지만 괜찮아', 28위 '더 킹: 영원의 군주', 41위 '청춘기록', 55위 '사랑의 불시착', 61위 '슬기로운 의사생활', 64위 '우리 사랑했을까', 65위 '스타트업', 80위 '쌍갑포차', 87위 '비밀의 숲', 97위 '이태원 클라쓰'다. 특히 대만과 말레이시아는 10위권 내 9편, 베트남은 8편, 필리핀은 7편, 타이와 홍콩은 6편, 일본은 5편이 K드라마다.
특히 최근 공개된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스위트홈'의 활약이 대단하다. 22일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 순위 차트를 공개하는 플릭스패트롤에 따르면 21일 기준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스위트홈'(극본 연출 이응복)은 TV프로그램 글로벌 스트리밍 3위다. tvN '사이코지만 괜찮아'가 글로벌 스트리밍 6위를 차지해 최고 기록을 달리고 있었으나, '스위트홈'의 등장으로 최고 타이틀을 내려놓게 됐다.
또 '스위트홈'은 한국을 포함한 대만, 싱가포르, 태국, 베트남, 필리핀, 페루, 쿠웨이트, 카타르, 방글라데시, 말레이시아 총 11개국에서 1위를 차지했다. 또 50여개국 스트리밍 순위 톱10에 이름을 올리는 저력을 발휘해 화제다. 미국에서는 7위에 이름을 올렸다. 한국 드라마가 미국 스트리밍 순위에 이름을 올린 건 이번이 처음이다. 앞서 넷플릭스 '킹덤'은 일일 랭킹이 공개되지 않았고, '킹덤2'는 해당 차트에 오르지 못했다.
◆ 코로나19 여파로 줄줄이 타격
2020년 연예계는 코로나19로 암흑기였다. 방송, 영화, 가요계 모두 직격탄을 맞은 상황이다. 우선 방송가에서는 출연자, 스태프 등이 코로나19와 관련될 때마다 모든 촬영을 중단하고 격리에 들어갔다. 심지어 몇몇 프로그램은 자연스럽게 종영되고, 결방이 되기도 했다. 때문에 촬영 기간은 길어지고 제작비는 늘어나는 실정이다. 방송가는 골머리를 앓고 있다.
영화계 상황도 심각하다. 영화진흥위원회 2020년 영화산업 매출 추산액 발표에 따르면 올해 매출 추산액은 약 9132억 원이다. 지난해 2조593억과 비교해 63.3% 감소한 수치다. 코로나19로 영화 제작이 중단되고 개봉이 미뤄지면서 피해도 증가하고 있다. 실태조사에 따르면 피해 규모는 329억56만원 이다.
이는 영화관 타격으로 이어졌다. 관객 감소에 이어 신작 공급 중단까지 겹치며 CGV, 롯데시네마, 메가박스, 씨네큐 4개 계열 영화관 423개관 중 3월 94개관, 4월 106개관이 휴관을 한 것으로 조사됐다. 직영, 위탁, 비계열 전체를 포함하여 10개관 폐관, 18개관 영업 중단, 영업 중단으로 추정되는 상영관도 6개관에 달했다.
가요계도 코로나19 여파에서 피해갈 수 없었다. 쇼케이스, 공연, 콘서트 등의 일정이 줄줄이 취소되거나 앨범 발매도 연기됐기 때문이다. 한국음악레이블산업협회에서 발표한 음악 산업계 피해금액 집계에 따르면, 지난 2월부터 7월 말까지 총 539건의 공연이 취소됐으며 약 1212억 6600만 원 상당의 손해를 입었다.
이렇게 수익이 막히다 보니 중소기획사는 경영난에 시달리고, 결국 그룹 해체로 이어진 상황이다. 스펙트럼과 네온펀치가 코로나19 여파로 해체됐다.
연예인들도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으며 업계는 긴장감에 휩싸였다. 가수 중에서는 업텐션 비토 고결 샤오, 에버글로우 이런 시현, 이찬원, 청하, 골든차일드 재현이 확진 판정을 받았다. 배우로는 서성종, 허동원, 김원해가 코로나19 양성 판정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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