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예
스포츠
포토
스투툰
"설민석의 침묵+논점 피한 해명문"…해결되지 않은 역사 왜곡 논란 [ST이슈]
작성 : 2020년 12월 22일(화) 18:10

설민석 / 사진=tvN 제공

[스포츠투데이 김샛별 기자] '설민석의 벌거벗은 세계사'가 잘못된 정보 전달로 '역사 왜곡 논란'에 휩싸였다. 프로그램 자문을 담당했던 고고학자 곽민수가 나서 여러 오류를 지적하기도 했다. 제작진은 사과문과 함께 고개를 숙였으나, 대중의 신뢰를 회복하기는 어려워 보인다. 논란의 요지를 피한 반쪽짜리 사과와 설민석의 침묵 때문이다.

지난 12일 첫 방송된 tvN 예능프로그램 '설민석의 벌거벗은 세계사'는 전 세계 곳곳을 온택트로 둘러보며 각 나라의 명소를 살펴보고, 다양한 관점에서 우리가 몰랐던 세계의 역사를 파헤치는 프로그램이다. 스타 강사 설민석의 이름값과 그의 유창한 입담이 더해진 프로그램은 첫회부터 높은 관심도를 증명했다. 1회 시청률 5.2%에 이어 2회는 보다 더 상승한 5.9%를 기록한 것.

그러나 '설민석의 벌거벗은 세계사'는 방송 2회 만에 역사 왜곡 논란에 휩싸였다. 문제가 된 회차는 19일 방송된 이집트 역사 관련 강의였다.

해당 방송 직후인 20일, 이집트 고고학자이자 '설민석의 벌거벗은 세계사'의 자문을 맡았던 곽민수 씨는 SNS를 통해 설민석의 강의 내용을 지적했다. 곽민수 씨는 "사실관계 자체가 틀린 게 너무 많아서 하나하나 언급하기가 힘들 지경"이라며 강의 내용이 오류 투성이었다고 주장했다.

그는 "재미있게 역사 이야기를 한다고 사실로 확인된 것과 그냥 풍문으로 떠도는 가십거리를 섞어서 말하는 것은 큰 문제의식이라고 생각한다. 하고자 하는 것이 그냥 '구라 풀기'가 아니라 '역사 이야기'라면 사실과 풍문을 분명하게 구분해 언급해줘야 한다"고 소신을 전했다.

곽민수 씨는 "더군다나 이번 내용은 언급되는 사실관계 자체가 수시로 틀렸다. 설민석이 진행하는 이 프로그램은 그 문제의식의 극치다"라고 비판했다. 또한 자신의 자문 내용이 제대로 반영이 되지 않았다고 꼬집기도 했다.

사건은 빠르게 확산되며 '설민석의 역사 왜곡 논란'으로 번졌고, '설민석의 벌거벗은 세계사' 측은 별다른 입장을 내놓지 않았다. 제작진은 21일이 돼서야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방대한 고대사의 자료를 리서치하는 과정에서 일부 오류가 있었던 점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이어 "방송 시간에 맞춰 시청자분들께 몰입도 있는 이야기를 선사하기 위해 압축 편집하다 보니 긴 역사 강연의 내용을 모두 담기 어려워 역사적인 부분은 큰 맥락에 따라 진행하고 있다"면서 "이 과정에서 생략된 부분이 있었지만, 맥락상 개연성에 큰 지장이 없다고 판단해 결과물을 송출했다"고 설명했다.

설민석의 벌거벗은 세계사 / 사진=tvN 제공


그러나 '설민석의 벌거벗은 세계사' 측의 공식입장은 논란을 잠재우기는커녕 불을 지피는 역할이 됐다. 다수의 시청자들은 해당 입장이 반쪽짜리 해명문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이번 논란의 요지는 잘못된 사실관계와 풍문을 사실처럼 전달하는 설민석의 스토리텔링 방식이었다. 그러나 제작진은 지적된 문제점에 대해서는 교묘히 피했다. 다만 피치 못할 생략 때문에 시청자들에게 '불편함'이 생겼다는 입장이다.

일각에서는 "자문단을 더 늘리고 다양한 분야의 자문위원님들의 의견을 겸허히 수용하겠다"는 제작진의 입장도 어불성설이라고 비판했다. 곽민수 씨의 말이 사실이라면, 한 사람의 자문도 제대로 수용하지 못하는 상황에서 자문단 인원만 늘리는 것이 무슨 소용이냐고 꼬집었다.

뿐만 아니라 설민석의 침묵 또한 도마 위에 올랐다. 자신의 이름을 내건 프로그램이다. 논란이 된 부분에서도 이야기를 전달하는 스토리텔러는 설민석이었다. 그러나 설민석은 파장이 지속되고 있음에도 별다른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다.

무엇보다 설민석은 앞서도 여러 차례 '역사 왜곡 논란'에 휩싸인 바 있다. 그는 2013년 인터넷 강의에서 3.1운동을 주도한 민족대표 33인이 룸살롱 같은 곳에 모여 술을 마시곤 했다고 전했다. 민족대표 33인의 후손들을 설민석을 상대로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했고, 재판부는 설민석에게 벌금형을 선고한 바 있다. 이후 2016년에는 tvN 교양프로그램 '어쩌다 어른'에서 태조 이성계를 여진인이라고 표현해 뭇매를 맞았다. 다수의 역사학자들은 설민석의 발언을 두고 "이성계의 여진족설은 학계에서 부정되는 내용이다. 이는 여러 자료를 통해 반박할 수 있을 정도"라며 문제를 제기했다.

'설민석의 벌거벗은 세계사' 역사 왜곡 논란은 아직 명확하게 해결되지 않았다. 그렇기에 어느 때보다 설민석의 직접적인 입장이 필요한 시점이다.

[스포츠투데이 김샛별 기자 ent@stoo.com]
스투 주요뉴스
최신 뉴스
포토 뉴스

기사 목록

스포츠투데이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