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투데이 우다빈 기자] '설민석의 벌거벗은 세계사'가 사실 왜곡 비판에 휩싸였다. 역사 전달에 방점이 찍힌 만큼 해당 논란에 대한 제작진의 입장 표명이 반드시 필요한 대목이다.
12일 첫 방송된 tvN 새 예능프로그램 '설민석의 벌거벗은 세계사'는 전 세계 곳곳을 온택트로 둘러보며 각 나라의 명소를 살펴보고, 다양한 관점에서 우리가 몰랐던 세계의 역사를 파헤치는 프로그램이다. 설민석의 역사 강의라는 점을 톡톡히 강조하며 프로그램 명에도 설민석 이름을 넣었다.
대중의 반응은 평탄했다. 첫방송 기준 평균 6.4%를 기록하며 시청자들의 '온택트 여행' 호응과 설민석의 저력을 증명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미 다양한 콘텐츠에서 전달력을 보여준 설민석인 만큼 전문가의 면모가 강조됐다.
그러나 역사 왜곡이라는 치명적인 비판이 '설민석의 벌거벗은 세계사'의 오점이 됐다. 이집트 고고학자로 곽민수가 '설민석의 벌거벗은 세계사' 클레오파트라 편을 공개적으로 지적한 것. 곽민수는 20일 자신의 SNS에 "tvN '설민석의 벌거벗은 세계사' 클레오파트라 편을 보고 있다. 역시 걱정했던 대로 사실관계가 틀린 내용이 차곡차곡 쌓여간다. 사실관계 자체가 틀린 것이 너무 많아서 하나하나 언급하기가 힘들 지경"이라는 장문의 글을 게재했다.
그는 "알렉산드리아 도서관을 알렉산드로스가 세웠다는 말이나(알렉산드리아 도서관은 프톨레마이오스 2세 때 세워졌다는 것이 정설), 프톨레마이오스-클레오파트라 같은 이름이 무슨 성이나 칭호라며 '단군'이라는 칭호와 비교한다던가 하는 것들은 정말 황당한 수준이었고, 그에 비하면 '왔노라, 보았노라, 이겼노라(VENI VIDI VICI)'를 이집트에서 로마로 돌아가서 말했다고 한거 정도는 그냥 애교 수준"이라고 지적했다.
곽민수는 "재미있게 '역사 이야기'를 한다고 사실로 확인된 것과 그냥 풍문으로 떠도는 가십거리를 섞어서 말하는 것에 저는 정말 큰 문제의식을 갖고 있다"며 "그런데 설민석이 진행하는 이 프로그램은 그 극치라고 할 수 있을 것 같다"면서 비판을 이어나갔다. 결국 곽민수는 해당 프로그램을 보지 말라며 역사 왜곡에 대한 경계 의식을 고조시켰다.
이에 대해 프로그램 제작진을 비롯한 설민석 측은 아무런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다. 앞서 이들이 세계사 지식을 전수하고자 준비했다면 정설과 야설에 대한 구분은 명확히 지었어야 했다. 세계사에 얽힌 이야기를 중간중간 흥미진진한 퀴즈로 출연진과 시청자들의 간극을 좁혀주겠다는 연출 의도가 무색하게 느껴진다. 예능프로그램이 아니라 정보 전달에 방점이 찍힌 '설민석의 벌거벗은 세계사', 사실 왜곡 의혹이 더욱 아쉬운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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