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투데이 김샛별 기자] '트롯 전국체전'이 첫방부터 뜨거운 관심을 모았던 것과 달리, 회를 거듭할수록 혹평을 받고 있다. 지나치게 많은 감독, 코치진과 의미를 알 수 없는 팀 구분이 문제점으로 부각됐다.
지난 5일 첫 방송된 KBS2 예능프로그램 '트롯 전국체전'은 전국 팔도에 숨어 있는 진주 같은 신인을 발굴하고, 베테랑 감독 및 코치와 함께 최고의 트로트 신예로 거듭날 수 있도록 돕겠다는 취지로 기획됐다.
'트롯 전국체전'은 KBS2와 송가인 소속사 포켓돌스튜디오가 손잡고 내놓은 프로그램인 만큼 대대적인 지원을 받았다. 이에 힘입어 '트롯 전국체전'은 첫 방송부터 전국 시청률 16.5%(이하 닐슨코리아 기준)를 기록했다. 이는 앞서 방송된 트로트 예능프로그램 첫 회 시청률 중 가장 높은 기록이자, MBC '트로트의 민족'이나 SBS '트롯신이 떴다 시즌2'의 자체 최고 시청률을 뛰어넘는 기록이었다. KBS2 측은 '쾌조의 스타트'라고 칭하며 뿌듯함을 드러내기도 했다.
그러나 '트롯 전국체전'의 심상치 않은 기세는 1회 만에 끝이 났다. '트롯 전국체전' 2회 시청률은 무려 5%P 하락한 수치인 11.5%를 기록했다. 3회에는 소폭 상승하긴 했지만, 3사 트로트 프로그램 중 꼴찌를 기록했다.
반면 '트로트의 민족'과 '트롯신이 떴다'는 꾸준한 상승세를 기록하며 각각 시청률 13.2%, 14.2%를 기록했다. 여느 트로트 프로그램과 달리 '트롯 전국체전'에 대한 관심은 한풀 꺾였음이 드러난 대목이다.
다수는 '트롯 전국체전'의 이러한 상황이 회를 거듭할수록 부각되는 문제점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가장 큰 문제는 지나치게 많은 감독 및 코치진이었다. '트롯 전국체전'은 서울 주현미, 경기 김수희, 강원 김범룡, 충청 조항조, 전라 남진, 경상 설운도, 제주 고두심, 글로벌 김연자를 감독으로 내세웠다. 여기에 신유, 홍경민, 나태주, 하성운, 박구윤, 조이현, 별, 송가인, 김병현, 조정민, 황치열, 진시몬, 주영훈, 박현빈, 샘 해밍턴이 코치진으로 가세했다.
'트롯 전국체전'은 방송 전부터 이들을 두고 막강한 감독 및 코치 라인업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고두심의 경우 "어느 트로트 오디션에서도 볼 수 없던 가수가 아닌 배우 고두심이 제주 감독으로 출연한다"고 소개했다.
정말 어디서도 볼 수 없었던 상황이다. 단순한 판정단이라 아니라 한 팀의 감독이자 지역을 대표하는 자리다. 다시 말해, 전문성이 가장 필요한 직책이다. 때문에 일부 누리꾼들은 가수가 아닌 배우가 감독 자리에 앉아 있는 것이 다소 황당하다고 지적했다.
코치진은 더 심각하다. 올해 초 '미스터트롯' 출연자로 이름을 알린 나태주가 1년도 안 돼 코치진으로 합류했다. 아이돌 출신인 조이현과 현직 아이돌인 하성운도 이름을 올렸다. 여기까지는 "그래도 가수니까"라며 이해가 가능했다. 하지만 야구선수 출신인 김병현과 방송인 샘 해밍턴의 코치진 합류는 많은 이들을 납득시키 못했다. 이들의 출연이 결코 나쁘다는 건 아니다. 다만 단순히 패널로서 출연한 게 아니라 감독, 코치 등의 자격을 부여한 점이 최선의 선택이었는지 의문이라는 지적이다.
더군다나 감독 및 코치진만 해도 인원이 많다 보니 관심을 받아야 할 참가자들이 부각되지 못하는 상황이다. 다수의 시청자들은 심사위원들이 한마디씩만 해도 말이 많아지다 보니 집중이 되지 않는 데다 오히려 산만하게 느껴진다고 꼬집었다.
또 다른 문제는 의미를 알 수 없는 팀 구분이다. '트롯 전국체전'은 전국 8개 지역으로 팀을 나눠 서바이벌을 진행한다. 때문에 당초 참가자들이 출신 지역에 따라 팀이 나뉠 것이라고 예측됐으나 아니었다. 그저 감독만 출신에 따라 각 지역팀으로 나뉘었다. 아직까지는 팀을 왜 전국 8개 지역으로 나눴는지 이유가 드러나지 않은 셈이다.
정체성 없는 팀 구분은 시청자들의 피로감을 야기했다. 명확한 카테고리 없기 때문에 개성도 없었다. 각기 다른 참가자들이 무의미하게 섞인 팀이 무려 8팀이나 된다. 시청자 입장에서는 팀 분간이 안 될뿐더러 정신만 사납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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