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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M JYP YG 그리고 빅히트, '엔터 빅4' 코로나 위기를 기회로 [가요연말결산]
작성 : 2020년 12월 21일(월) 07:00

NCT, 트와이스, 블랙핑크, 방탄소년단 / 사진=SM엔터테인먼트, DB

[스포츠투데이 윤혜영 기자] 2020년은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으로 전염병이 대유행하는 상태) 사태로 전세계가 암흑기를 맞았다. 팬덤을 상대로 하는 엔터테인먼트사 역시 큰 타격을 입을 수밖에 없었다. 대면이 필수였던 콘서트, 팬미팅은 줄취소됐고 해외 활동 역시 전면 중지됐다.

그럼에도 '빅3'로 불리는 SM엔터테인먼트(이하 SM), JYP엔터테인먼트(이하 JYP), YG엔터테인먼트(이하 YG)와 상장 직후 '공룡 엔터기업'으로 급부상한 빅히트엔터테인먼트(이하 빅히트) 등 소위 엔터계 대기업들은 새로운 활로를 찾으며 위기를 타개해나갔다. 반면 중소기획사들은 코로나19 직격타를 맞으며 허덕였다. 소위 '빈익빈부익부' 현상이 극심해진 셈이다. 코로나19란 전례없는 최악의 사태를 겪은 올해 엔터 상장사들의 명과 암을 살펴봤다.

사진=SM, JYP, YG 로고


◆ 전통의 '빅3' SM JYP YG, 위기를 기회로

1995년, 자본금 5000만 원으로 설립한 SM은 올해 창립 25주년, 상장 20주년을 맞았다. 명실상부 '업계 1위' 이미지에 걸맞게 엔터 상장사 시가총액 1위 왕좌를 지키며 독주했던 SM은 현재 엔터기업 시총 4위에 머물러 있다.

아티스트 라인업 부재가 가장 큰 실적 부진 요소였다. 이익 기여도가 높았던 엑소 멤버들의 군 입대가 순차적으로 진행됐으나 이들의 뒤를 잇는 NCT의 성장세가 더뎌 실적 공백을 메우기 어려웠다는 평가다. 기대를 모았던 새 걸그룹 에스파 역시 큰 효과를 발휘하지 못했다. 멤버들의 갖은 이슈들이 겹치며 시장의 아쉬운 반응을 받아들었다.

실제 공시에 따르면 SM은 올 3분기 연결기준, 영업손실 96억 원을 내며 어닝쇼크(기업이 시장 예상치에 못 미치는 실적을 발표하는 것)를 기록했다. 3분기까지 누적 수치로 따져봐도 지난해에는 266억 원 흑자를 낸 데 비해 올해는 51억 원의 흑자를 내는 데 그쳤다.

JYP는 올해 괄목할 만한 성장을 이뤄냈다. 코로나19에도 불구, 그래프가 전반적으로 상향세를 보이며 시가총액 1조 원을 넘어섰다. 지난해 3분기까지 누적 299억 원을 기록했던 영업이익은 동기 336억 원으로 도리어 상승했다.

여기엔 JYP 대표 걸그룹들의 힘이 컸다. JYP는 상대적으로 보이그룹의 약세가 두드러진 바. 보이그룹의 수익 대부분이 콘서트에서 발생하기에 콘서트가 불가능한 현 상황에서는 걸그룹의 약진이 도리어 실적 방어에 유리하게 작용했다.

먼저 트와이스는 코로나19로 공연이 취소됐음에도 불구하고 한국, 일본에서 호성적을 내며 JYP를 이끌었고, '2년차 신인'인 있지도 안정적으로 연착륙하며 트와이스를 뒷받침했다. JYP가 일본 소니뮤직과 진행한 오디션 프로젝트로 결성된 니쥬는 기대 이상의 성과를 기록 중이다. 데뷔 전부터 NHK '홍백가합전' 출연을 확정 지었고, 데뷔 싱글은 발매 직후 오리콘 차트 정상에 오르며 열도를 접수했다.

YG는 올 상반기, 2억 원의 영업손실을 냈으나 3분기 흑자로 전환했다. 누적으로는 3분기까지 28억 원의 영업이익을 냈다. 지난해 동기 10억 원에서 두 배 이상 뛰어오른 수치다. 지난해 YG를 덮친 빅뱅 전 멤버 승리의 이른바 '버닝썬 게이트'와 YG 전 수장 양현석의 악재를 어느 정도 극복했다는 평이다.

특히나 블랙핑크의 고성장세가 두드러졌다. 사실상 YG의 '캐시카우'였던 빅뱅은 지난 3월, YG와 재계약을 체결했으나 코로나19 여파로 컴백이 무기한 연기됐다. 위너 멤버들 역시 줄입대한 상황. 이 가운데 블랙핑크가 유튜브와 빌보드에서 활약을 이어가며 수익을 견인했다.

올해 론칭한 트레저 역시 YG에 대한 짙은 반감 여론과 달리 선전하는 모양새다. 데뷔 이후 3개월간 무려 세 장의 싱글 앨범을 연속으로 발매하는 등 쉴 틈 없이 활동을 이어오면서도 호성적을 유지 중이다.

코로나19로 해외 활동과 오프라인 행사가 모두 막혔으나 '빅3' 모두 흑자를 기록하며 숨을 돌렸다. 코로나19로 인한 피해가 상대적으로 덜한 편이다.

음반 및 음원의 매출 성장이 새로운 동력이 됐다. 오프라인 콘서트가 취소되며 팬들이 앨범을 더 적극적으로 사들인 것으로 분석된다. 실제 엑소 백현의 '딜라이트(Delight)'는 110만 장 판매고를 올렸고, NCT 역시 정규 2집을 통해 데뷔 후 첫 밀리언셀러를 기록했다. 트와이스는 '모어 & 모어(MORE & MORE)'로 역대 최대 판매고를 달성했다. 블랙핑크는 '더 앨범(THE ALBUM)'으로 무려 120만 장을 팔아치우며 걸그룹 최초 밀리언셀러 타이틀을 얻기도 했다.

온라인 유료 콘서트도 새로운 가능성을 열었다. SM과 JYP는 세계 최초 온라인 전용 콘서트 '비욘드 라이브(Beyond LIVE)'를 위한 전문회사 비욘드 라이브 코퍼레이션을 설립했다. SM이 처음 진행한 슈퍼엠의 '비욘드 라이브'는 3만3000원으로 책정됐으며 7만5000명의 시청자를 끌어모으며 1회 매출 25억 원을 산출해냈다. 슈퍼주니어의 공연은 12만 명이 넘는 관객을 유치하며 40억 원 이상의 매출을 기록하기도 했다. 슈퍼주니어 해외 투어 3, 4회차 콘서트 수익과 맞먹는 수치다.

블랙핑크 역시 유튜브를 통해 내년 초 첫 온라인 콘서트를 진행한다. 블랙핑크는 방탄소년단보다 더 많은 유튜브 구독자를 보유한 만큼, 어마어마한 수익이 기대되면서 YG의 주가 상승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사진=빅히트 로고


◆ 방탄소년단 업은 빅히트, 압도적 '원톱'으로 급부상

빅히트는 '방탄소년단 보유'란 타이틀 하나로 지난 10월 상장하자마자 단숨에 엔터 시총 1위에 올라섰다. 무려 6조 원이 넘는 액수다. 굴지의 기업으로 꼽히는 KT, 기업은행과 비슷한 수준이다. 상장 초기 최고가에 비해 주가가 50% 이상 폭락했음에도 여전히 압도적인 수치다.

상장 전, 방탄소년단 외 메리트가 없었던 빅히트는 여자친구가 소속된 쏘스뮤직과 뉴이스트 세븐틴이 소속된 플레디스엔터테인먼트 등 기획사 인수로 아티스트 다변화를 꾀하며 몸집을 부풀렸고, 지난 8월 방탄소년단의 첫 영어곡 '다이너마이트(Dynamite)'가 한국 첫 빌보드 메인차트 '핫 100' 1위를 거머쥐며 몸값을 불렸다.

이에 힘입어 빅히트는 상장 직후 '따상(공모가 2배로 시초가 형성 후 상한가 직행)'을 기록했지만, 대규모 매물 출회로 주가가 폭락했다. 주식 관련 커뮤니티에 "빅히트 주식을 환불받고 싶다"는 성토 글이 쇄도할 정도로 빅히트는 많은 투자자들에 좌절을 안겼다.

연이은 주가 하락은 일각의 조롱의 대상이 되기도 했으나 그럼에도 '세계 1위' 방탄소년단의 가치는 여전했다. 방탄소년단은 이후에도 굵직한 기록들로 승승장구하며 나아갔다.

11월 발매한 새 앨범 'BE (Deluxe Edition)'의 타이틀곡 '라이프 고즈 온(Life Goes On)'은 빌보드 '핫 100' 1위를 차지했다. 한글 가사 위주의 곡이 '핫 100' 차트에서 1위에 오른 것은 빌보드 차트 62년 역사상 최초다.

또한 내년 1월 31일 열리는 '제63회 그래미 어워드(Grammy Award)'에도 '베스트 팝 듀오/그룹 퍼포먼스(BEST POP DUO/GROUP PERFORMANCE)' 부문에 노미네이트됐다. 방탄소년단은 K팝 가수로는 처음으로 '그래미 어워드' 후보에 오르며 대중음악사에 또 하나의 유의미한 족적을 남겼다.

이 밖에도 기록이 쏟아져 나왔다. 지난 2월 정규 4집 '맵 오브 더 솔 : 7(MAP OF THE SOUL : 7)' 초동 판매량은 337만 장으로 한터차트 최초로 300만 장을 넘어섰다. 자체 최고기록인 동시에 전세계 2위 초동 판매량이다. 1종으로 약 4만 원에 판매된 'BE'는 초동만 227만 장을 팔아치웠다. 단순 매출로만 약 890억 원이 산출되는 '잭팟'이었다.

온라인 콘서트 수익도 역대급이었다. 지난 10월 진행된 'BTS 맵 오브 더 솔 원(BTS MAP OF THE SOUL ON:E)'은 전 세계 191개 국가 및 지역에서 총 99만3000명이 관람했다. 양일간 기록한 티켓 수익만 최소 491억 원에 달한다. 지난 4월, 107개 국가 및 지역에서 75만6000명이 시청한 '방방콘 더 라이브'보다 31%가량 늘어난 수치다. '방방콘'으로 최다 시청자가 본 라이브 스트리밍 음악 콘서트 기네스 세계기록을 세웠던 방탄소년단은 다시금 자신들의 기록을 경신하게 됐다.

'세계 1위' 방탄소년단의 유일한 리스크는 입대였다. 빅히트에서 방탄소년단이 차지하는 비중이 워낙 크기에 방탄소년단의 이탈로 인한 매출 감소 위험이 큰 탓이었다. 하지만 국회가 최근 군 징집·소집을 연기할 수 있는 대상에 '대중문화예술 분야 우수자'를 포함하자는 내용이 담긴 병역법 개정안을 의결하면서 방탄소년단은 군대 악재를 일부 걷어내게 됐다. 개정안에 따라 정부는 문화·훈포장을 받은 대중문화예술인이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의 추천을 받으면 만 30세까지 입대를 연기할 수 있도록 하는 대통령령 규정을 마련할 방침이다. 방탄소년단은 2018년 10월, 화관문화훈장을 받은 바 있다.

방탄소년단은 입대 연기 호재를 타고 훨훨 날 수 있게 됐다. 문화체육관광부는 앞서 방탄소년단의 경제 효과를 1조7000억 원으로 추산한 바 있다. 코로나19로 인해 국외 이동이 제한되는 상황이라 외국인 관광객 유치 효과 부문은 제외한 숫자다. 문체부는 "국가 이미지와 브랜드 상향에 따른 상승효과 등을 추가로 고려하면 경제적 파급효과는 더욱 높아질 것"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입대 연기가 가시화되며 방탄소년단의 경제 효과는 더 높아질 전망이다.

실제 실적도 어마어마했다. 빅히트는 3분기 영업이익 401억 원의 잠정실적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73% 증가한 수치다. 증권가의 예상치를 훨씬 웃도는 '어닝 서프라이즈'인 동시에 엔터사 중 가장 좋은 실적이다. 오프라인 행사가 없었지만 MD, 라이선싱, 콘텐츠 등 간접 매출 성장이 실적을 견인했다는 분석이다.

사진=큐브, FNC, 판타지오 로고


◆ '선방한' 큐브, '시끄러웠던' FNC, '암울했던' 판타지오

비투비, 펜타곤, (여자)아이들, CLC 등을 보유한 큐브엔터테인먼트(이하 큐브)는 시총 5위권을 형성 중인 엔터사다. 큐브는 올해 초, 대주주가 iHQ에서 브이티지엠피로 바뀌는 대변혁을 겪었다. 브이티지엠피는 iHQ로부터 큐브엔터 지분 30.61%를 291억 원에 인수했다.

前 회장 홍승성에 따르면 일련의 과정에서 큐브에 내분이 있었으나 지금은 어느 정도 자리 잡은 형세다. 큐브의 3분기 영업이익은 전년동기대비 183.1% 늘어난 1억3800만 원이었다. 코로나19 여파에도 불구하고 (여자)아이들의 성장세가 큐브를 단단히 받친 셈이다.

특히 큐브는 중국과 긴밀한 관계 형성으로 주가 상승세를 이어갔다. (여자)아이들 멤버 우기, 슈화와 펜타곤 멤버 옌안 등은 중화권 스타다. 이 인기를 바탕으로 큐브는 중국 최대 음원 플랫폼인 왕이윈뮤직과 75억원 규모의 독점 음원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 또 중국 공룡 정보기술(IT) 기업 알리바바그룹과도 손을 잡았다. 큐브 소속 아티스트들의 중국 연예 활동 지원을 위한 독점계약을 체결한 것. 이번 계약으로 큐브 소속 아티스트들은 중국에서 벌이는 연예 활동에 알리바바 지원을 받게 됐다.

FNC엔터테인먼트(이하 FNC)는 속 시끄러운 2020년을 보냈다. 올 3분기 19억 원의 영업손실을 냈다. 누적으로는 45억 원에 달한다.

특히나 올해 FNC는 소위 'AOA 사태'로 크게 두들겨 맞았다. 권민아의 폭로로 리더인 지민이 탈퇴하고, 간판 멤버인 설현까지 방관했다는 의혹에 휘말렸으나 소속사는 이를 제대로 진화하지 못하며 리스크 관리 불합격점을 받았다. 여기에 AOA의 뒤를 잇는 걸그룹 체리블렛은 이렇다할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으며, 영화로 먼저 데뷔하는 특별 마케팅을 시도한 새 보이그룹 피원하모니 역시 큰 반향을 일으키지 못했다.

씨엔블루, 엔플라잉, SF9이 그나마 선전하며 음반회사의 체면을 차렸다. 더불어 가요 외 방송인 유재석, 배우 정해인, 개그맨 문세윤 등이 활약하며 실적 하락을 방어했다.

판타지오는 경영권 다툼 악재에 시달리며 극심한 위기를 겪었다. 지난 6월, 판타지오의 최대 주주는 기존 골드파이낸스코리아에서 엘앤에이홀딩스로 변경됐다. 골드파이낸스코리아의 모회사인 중국 JC그룹이 파산하면서 정리하는 지분 일부를 엘앤에이홀딩스가 인수한 것이다.

그보다 앞선 4월, 골드파이낸스코리아는 다수의 거래정지 또는 상장폐지된 회사에 깊숙이 관여된 지엔씨파트너스에 지분 31.33%를 150억 원에 매각하기로 계약한 바 있다. 당시 박해선 대표는 경영권 보장 등을 위해 더 높은 인수가를 제안한 여러 투자사들이 아닌 지엔씨파트너스와 계약을 맺은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지엔씨파트너스는 150억 원 중 30억 원의 계약금만 지불했다. 지엔씨파트너스는 자금 부족을 이유로 잔금을 단독으로 치르지 못하고 엘앤에이홀딩스 등 5개 투자사와 함께 120억 원을 납입했다.

최대주주가 지엔씨파트너스가 아닌 엘앤에이홀딩스가 되면서 새로운 주주와 경영진 간에 소송전이 격화됐으나 9월께 양측은 공동 경영에 합의했다. 이후 11월, 대표이사는 박해선, 지효섭에서 박재홍으로 변경됐다.

소속 아티스트들은 '열일'을 이어갔다. 워너원 출신 옹성우, 아스트로 차은우가 드라마 주연으로 활약하고, 아스트로의 멤버 문빈과 산하의 유닛 활동, MJ의 뮤지컬 출연, 위키미키의 앨범 발매 등 왕성한 활동이 있었으나 경영 다툼 악재가 맞물리며 올해 농사는 적자의 연속이었다. 판타지오는 3분기에만 8억 원의 영업 손실을 냈다. 누적 10억 원이었다.

[스포츠투데이 윤혜영 기자 ent@st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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