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투데이 우다빈 기자] '기생충' 봉준호 감독이 2021년 아카데미 시상식을 앞두고 영화 '미나리'를 연출한 한국계 미국인 정이삭 감독을 응원했다.
17일(현지시간) 봉준호 감독과 정이삭 감독은 미국 매체 버라이어티의 FYC(For Your Consideration) 페스티벌을 통해 화상으로 만났다. 이는 아카데미 시상식을 앞두고 진행하는 FYC 페스티벌의 일환이다.
이날 대담에서 봉준호 감독은 '미나리'에 대해 "이 영화가 무엇보다 좋았던 것은 향수로 버무리지 않았다는 점"이라며 "영화는 다양한 캐릭터들의 시점을 따라가며 내레이션이나 해설도 넣지 않았고, 이 정도의 거리를 유지한 것이 영화를 더욱 아름답고 보편적으로 만들었다"고 칭찬했다.
두 사람은 주연배우에 대한 이야기도 나눴다. 먼저 정이삭 감독은 "나의 부모님과 닮은 배우를 캐스팅하고 싶지 않았다. 특히 윤여정 선생님은 우리 할머니와 완전히 다르다"며 "배우들에게 '내 가족을 모방하려 할 필요는 없다'고 말했고, 내 가족에 대해 말하지도 않았다"고 설명했다.
뒤이어 "스티븐연은 미국에서는 조금 특이한 사람"이라며 그가 연기한 '미나리' 속 캐릭터가 가족들에 나쁜 일을 할 수 있음에도 여전히 사랑스러운 사람으로 느껴진다고 칭찬했다.
이에 봉준호 감독도 "'옥자'에서 그는 거짓말을 하지만 미워할 수 없는 사람이다. 그를 좋아할 수밖에 없다. '미나리'에서의 연기는 또 다른 수준"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봉준호 감독은 윤여정에 대해 "한국에서도 독특한 배우다. 전통적인 한국의 엄마나 할머니는 아니다. '미나리'에서도 전무후무한 캐릭터로, 잊지 못할 캐릭터가 탄생한 것 같다"고 소견을 전했다.
'미나리'는 희망을 찾아 낯선 미국 땅으로 이민을 선택한 한국인 가족의 따뜻하고 특별한 이야기를 그린 작품이다.
[스포츠투데이 우다빈 기자 ent@sto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