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투데이 김샛별 기자] 그룹 긱스의 멤버이자 래퍼 릴보이가 '쇼미더머니9' 파이널 경연에 진출하며 랩 실력을 인정받았다. 이와 함께 릴보이의 활약이 빛을 발휘할수록 과거 딥플로우와 엮였던 논란이 재조명되고 있다.
릴보이는 18일 방송되는 Mnet 경연프로그램 '쇼미더머니' 시즌9의 파이널 경연에 도전한다. 이번 경연은 스윙스, 머쉬베놈, 래원과 함께 진출한 결승전으로 우승자를 가리는 마지막 무대다. 릴보이는 예선전부터 팀 디스 배틀, 음원 배틀 등에서 승리를 거두며 당당히 실력을 인정받았다.
이와 함께 릴보이의 과거 사연이 주목받고 있다. 릴보이는 '쇼미더머니9' 방송 중 5년간 공백기를 가질 수밖에 없었던 이유를 털어놨다. 그는 "5년 정도 정신적으로 병을 앓았다"며 긱스의 음악을 디스하는 곡으로 인해 우울증과 대인기피증을 앓았다고 밝혔다.
릴보이는 "에픽하이, 다이나믹 듀오의 노래를 들으면서 음악을 만들었다. 그렇게 나온 노래가 '오피셜리 미싱 유(Officially missing you)'였다. 이 노래는 긱스의 색깔이 됐지만 '얘네는 힙합도 아니다'라는 말을 들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힙합에서 디스는 익숙한 문화다. 때문에 디스를 할 수는 있다고 생각한다. 다만 긱스 앨범을 같이 작업한 프로듀서도 우리 곡을 디스하는 뮤직비디오에 출연했더라"며 "많은 생각이 들었다. 계속된 배신감을 느끼다 보니 사람을 안 만나는 게 답이라고 생각했다. 그리고 이 생각이 길어지며 공백기도 자연스럽게 길어졌다. 결국 대인기피증이 생기고 우울해져 갔다"고 전했다.
릴보이의 고백으로 5년 전 사건은 다시 수면 위로 올라왔다. 지난 2015년 딥플로우는 긱스를 비롯해 매드클라운, 산이, 배치기, 아웃사이더 등의 싱잉랩, 발라드랩을 저격하는 디스곡 '잘 어울려'를 발표했다. 릴보이의 말대로 힙합 문화에서 디스곡은 흔히 하는 장르다. 다만 문제는 해당 곡 뮤직비디오에 긱스와 친했던 지인들뿐만 아니라 앨범 프로듀싱을 맡았던 이들까지 출연해 긱스의 곡을 조롱하는 듯한 뉘앙스를 풍겼다는 점이다.
릴보이는 당시 사건에 대해 "나와 작업하던 사람들, 또 내 음악을 응원하던 사람들이 영상 안에서는 내가 해온 모든 걸 부정하더라. 돈을 위해서 음악을 만든 것처럼. 우린 그렇게 영혼 없는 작품을 남긴 그룹이 됐다"고 언급한 바 있다.
릴보이는 디스곡이 발표된 해 '쇼미더머니' 시즌4에 출연해 편견을 깨고 실력을 인정받고자 했다. 그러나 딥플로우는 오디션 프로그램에 대해 부정적인 의견을 피력하며 이마저도 깎아내렸다.
딥플로우 긱스 디스 / 사진=딥플로우 잘어울려 MV
하지만 2년 후 딥플로우가 대표로 있는 소속사 VMC의 일원인 넉살이 '쇼미더머니6'에 출연했으며, 이를 기점으로 딥플로우 역시 '쇼미더머니' '고등래퍼' 등에 멘토로 출연했다. 또한 2019년에는 싱잉랩 '아마두'를 직접 발매하기도 했다.
이에 한 차례 부정적인 여론이 형성됐다. 긱스를 디스하던 과거와 달리 싱잉랩을 하는 모순된 행보가 이중적이라는 지적이다. 거센 비판이 이어지자 딥플로우는 SNS를 통해 당시 디스했던 모두에게 미안하다고 사과했다.
하지만 릴보이의 상처는 아물지 않았다. 그는 "5년이 지난 후 처음으로 보인 '미안하다'는 반응은 사람들이 음악사이트 댓글창으로 테러를 하지 않았다면 나오지도 않았을 말"이라며 딥플로우의 진정성을 꼬집었다.
두 사람의 풀리지 않은 갈등은 '쇼미더머니9'이 결승전을 앞두며 재조명됐다. 이에 많은 힙합팬들은 딥플로우와 VMC 소속 래퍼들을 비판했고 논란은 빠르게 확산됐다.
이에 VMC는 공식적인 사과 대신 다른 방향으로 화살을 돌렸다. 아티스트 보호를 위해 강경 대응을 결정한 것. 소속사는 17일 "현재 각종 SNS 및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 당사 소속 아티스트에 대한 악의적인 허위성 게재글, 댓글, 명예훼손 및 인격 모독 게시물 등이 무분별하게 게재 및 유포되고 있다"며 " 모든 글과 댓글을 증거로 수집하고 있으며, 해당 행위에 대한 법적 대응을 준비하고 있다. 사실이 아닌 내용을 왜곡하고 선동하는 글의 유포에 대해 강력하게 법적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릴보이 역시 SNS를 통해 심경을 전했다. 그는 "그래도 나름 중요한 경연 앞두고 심란하다"며 "예전 프로듀서 형이랑은 얼마 전에 통화했다"고 밝혔다. 이어 "선을 넘어서 너무 많은 사람들이 고통받지 않았으면 좋겠다. 저에게 많이 공감해주셔서 너무 감사하지만 그 공감이 타인에 대한 비난으로 이어지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내비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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