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투데이 현혜선 기자] 새로운 캐릭터에 대한 도전을 두려워하지 않는 이태리는 시청자들에게 새로운 얼굴을 보여주길 바라며 변신을 꾀한다. 아역배우에서 성인 연기자로 변신을 마친 이태리는 이제 연기 스펙트럼을 넓혀가고 있다.
1998년 SBS '순풍산부인과'를 통해 아역배우로 데뷔한 이태리는 '야망의 전설' '명성왕후' '장희빈' '장실간' 등 수많은 작품에 출연했다. 이후 2012년 '옥탑방 왕세자'를 통해 성인 연기자로 거듭난 이태리는 '대풍수' '총리와 나' '화정' '뷰티 인사이드' '어쩌다 발견한 하루' 등에 출연해 자신의 필모그래피를 쌓았다.
이런 이태리가 tvN 수목드라마 '구미호뎐'(극본 한우리·연출 강신효)을 통해 연기 변신에 성공했다. '구미호뎐'은 도시에 정착한 구미호와 그를 쫓는 프로듀서의 판타지 액션 로맨스다. 극중 이태리는 역병 환자들이 버려진 사굴에서 태어난 악신 이무기 역을 맡아 열연을 펼쳤다.
우선 이태리는 종영 소감을 밝혔다. 그는 "'구미호뎐'은 내게 선물 같은 드라마였다. 굉장히 설레고, 특별했고, 많이 기대됐던 작품이었다. 그래서인지 아직도 이무기에서 헤어 나오지 못하고 있다. 촬영하는 동안 너무 즐거웠고 배우로서 쉽지 않은 새로운 도전이었지만, 많은 사랑을 보내주신 덕분에 오랫동안 마음속에 간직하고 싶은 생각이 든다"고 전했다.
이무기는 인간이 아닌 존재다. 캐릭터 준비하는 데 어려움이 있을 터. 이태리는 "이무기는 본인의 행동이 나쁘다고 생각하지 못하고, 모든 것이 나의 것이 돼야 한다. 자신이 신이 되기 위해서 어떠한 악행을 저질러도 반성하지 않고, 오히려 당연하다고 생각한다. 초반에는 자신이 악이라는 사실을 인정하지 않고, 본인 스스로를 속이고 감추며 겉으로는 굉장히 순수해 보이는 포커페이스와 여유를 보여준다. 그런 이무기가 감추고 있던 본심이 점점 겉으로 드러나며 완전한 악의 모습으로 조금씩 변해가는 모습을 보여주고 싶었다. 그리고 날카롭고 좀 더 센 인상을 보여드리고 싶어서 운동과 다이어트로 체중 감량을 하며 외형적으로도 변화를 줬다"고 설명했다.
이태리가 맡은 첫 악역이다. 그는 첫 악역에 대해 부담감보다 설렘이 컸다고 전했다. 그는 "부담감도 있었지만 새로운 모습과 새로운 연기를 보여드릴 수 있다는 생각에 설렘과 기대가 컸다. 얼굴에 선함과 악함이 공존한다는 이야기를 많이 들어왔었는데, 주로 선함을 많이 보여드려서 이번 기회로 보여드리지 못했던 새로운 매력을 보여드려야겠다는 생각으로 많은 준비를 했다. 악역의 매력은 카리스마 있고 강한 모습을 보여드릴 기회가 있다는 것 같다. 이번 이무기 역을 통해 배우 이태리가 가지고 있는 남자다움과 어른스러움을 보여드린 것 같아 기분이 좋았다"고 뿌듯함을 표했다.
이무기는 '구미호뎐'을 관통하는 빌런이다. 더욱이 중반부에 모습을 드러내 화제가 된 바 있다. 당시 이태리의 얼굴이 공개된 후 그의 이름은 각종 포털사이트 실시간 검색어 상단에 오르며 관심을 끌었다. 이에 대해 이태리는 "시청자분들의 반응은 이무기가 나쁜 놈이지만 애정이 간다는 것이었다. 이걸 보면 재밌으면서도 과연 끝까지 이무기를 사랑해주실까 걱정도 됐다"고 미소를 보였다.
이어 "사실 나는 7화부터 등장하지만 주변 지인들에게는 '구미호뎐'을 보라고 열심히 홍보했다. 1화부터 본 지인들이 항상 도대체 언제 나오냐 궁금해하곤 했는데 7화에 등장하고 나서 왜 그동안 말을 안 했는지 알겠다며, 멋있다고 칭찬을 많이 해줬다"고 덧붙였다.
결국 이무기는 죽음으로 결말을 맞는다. 이태리는 이런 결말에 대해 만족한다고 전했다. 그는 "이무기가 아무 힘도 못써보고 허무하게 죽는 것이 아니라 처절하게 온 힘을 다해 끝까지 싸웠고 성공에 가까워졌다가 순식간에 이연(이동욱)의 기세에 전세역전이 되고 만다. 이무기는 이연과 함께 삼도천에 떨어진 것이, 혼자 죽는 것보다 다행일 거라는 생각을 했을 것 같다. 그래도 완전한 패배는 아니니까. 16화에 이연이 환생한 것을 보고 이무기가 삼도천에서 화날 것 같다는 반응을 봤는데 이무기 입장에서 굉장히 공감 가고 재미있었던 반응이었다"고 털어놨다.
또 이태리는 극중 배우들과의 호흡을 전했다. 그는 "이무기에 몰입한 나머지 촬영 현장에서 항상 긴장과 부담을 안고 있던 내게 굉장히 많은 도움과 조언을 해주시며 분위기를 편하게 만들어 주신 덕분에 끝까지 좋은 호흡으로 마무리할 수 있었다. 정말 많은 것을 배울 수 있는 현장이었고, 이렇게 좋은 배우들과 함께 호흡을 맞춘다는 것이 정말 행복했고 내게 큰 선물이었다"고 말했다.
이처럼 이태리는 최근 '뷰티 인사이드', '어쩌다 발견한 하루', '구미호뎐'에 출연하며 각각 다른 캐릭터를 선보였다. 연기의 스펙트럼을 넓힌 것. 이를 두고 이태리는 "나는 항상 배우로서 다양한 역할에 도전하고 싶고, 새로운 변신을 통해 시청자분들께 반전을 보여드리고 싶은 욕심이 있다. 그래서 지금껏 한 번도 해보지 않았던 악역이라는 점에 있어서 저의 색다른 모습과 연기를 보여드릴 수 있다는 매력에 끌렸다. 물론 악역으로서 시청자분들께 많은 원성을 사겠다는 생각은 들었지만, 오히려 어떻게 하면 더 악한 모습을 표현해 긴장되는 대립을 보여드릴 수 있을까 고민을 많이 했다"고 전했다.
다양한 변신을 시도한 이태리의 다음 도전은 무엇일까. 그는 나이에 맞는 역할이라고 답했다. 이태리는 "안 해봤던 모든 장르와 캐릭터를 소화해 내고 싶은 욕심이 있는데, 그게 각각 잘 어울리는 시기가 있는 것 같다. 현재로는 조금 더 나이가 들기 전에 풋풋한 청춘 로맨스를 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시청자분들께 다양하고 색다른 모습을 많이 보여드리고 싶은 욕심이 큰 만큼 다양한 캐릭터로 쉬지 않고 열일 하는 배우가 되고 싶다. 조금만 기다려주시면 또 다른 모습으로 찾아뵙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이태리는 아역부터 성인 연기자, 그리고 미래를 꿈꾸기까지 쉴 틈 없이 달려왔다. 그는 "우선 쉬고 싶은 생각은 없다. 빨리 좋은 작품과 캐릭터를 만나 더 많이, 계속 연기하고 싶다는 생각이 크다. 배우라는 직업과 연기에 대해 계속해서 매력을 느끼고 있는데 그런 마음이 든 만큼 쉬고 싶지 않았고 어떻게 하면 더 좋은 배우가 되어 갈 수 있을까라는 고민이 깊어지는 것 같다. 나를 기대해주시는 시청자분들께도 실망을 시켜드리고 싶지 않아서 계속 노력하고, 계속 다음 작품을 생각하며 달려가고 있다. 오랫동안 연기하는 모습 보여드리고 싶고, 앞으로도 더 열심히 할 것"이라고 바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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