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예
스포츠
포토
스투툰
김기덕 감독의 쓸쓸한 말로…유족들 고통 호소까지 [ST이슈]
작성 : 2020년 12월 15일(화) 17:32

김기덕 감독 / 사진=DB

[스포츠투데이 우다빈 기자] 최근 김기덕 감독이 코로나19 합병증으로 인해 세상을 떠났다. 이후 국내에서는 추모보다는 그간의 논란이 회자가 되며 비판의 목소리가 이어졌다. 이에 김기덕 필름이 고인의 명예를 훼손하는 행위에 대해 호소문을 발표했다.

11일 라트비아 매체들에 의해 김기덕 감독이 코로나바이러스에 의한 합병증으로 세상을 떠났다는 소식이 알려졌다. 러시아 아트독페스트 영화제 예술감독인 비탈리 만스키에 따르면 김 감독은 러시아와 에스토니아를 거쳐 지난달 20일부터 라트비아에 머물고 있었으나 5일 이후 연락이 끊겼다는 것.

알려진 바에 따르면 김기덕 감독은 집을 구매하고 영주권을 받을 목적으로 라트비아로 떠났다. 체류 중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고, 치료 중 합병증을 얻어 끝내 사망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기덕 감독은 최근 몇 년 간 러시아와 카자흐스탄과 밀접한 관련을 맺었다. 지난해엔 '모스크바 국제 영화제' 심사위원장을 역임, 올해 카자흐스탄에서 현지 배우들과 러시아어로 촬영한 영화 '디졸브'를 상영했다.

이윽고 국내에서는 추모와 비판의 메시지가 동시다발적으로 이어졌다. 김기덕 감독의 업적과 별개로 성추행 논란이 문제시된 것. 김기덕 감독은 2017년 미투 논란에 휩싸인 바 있다. A씨는 2013년 영화 '뫼비우스' 촬영 도중 김기덕 감독으로부터 성관계는 물론 시나리오에 없는 베드신 촬영을 강요받았다고 주장했다. 이후 2017년 8월 감독을 폭행 및 강요 등 혐의로 고소했으나 증거 불충분으로 무혐의 처분이 내려졌다.

이후 김기덕 감독은 해당 내용을 보도한 방송사 MBC를 상대로 10억원의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걸었으나 10월 패소했다.

가장 먼저 부산국제영화제 전양준 집행위원장이 김기덕 감독의 사망을 두고 애도의 뜻을 밝혔다. 그는 "한국 영화계에 채울 수 없는 크나큰 손실이자 슬픔이다. 고인의 명복을 빈다"고 언급했다.

반면 영화 '기생충' 영어 자막을 번역한 달시 파켓은 SNS에 추모 반대 의견을 냈다. 달시 파켓은 "김기덕 감독의 성폭행 관련 보도가 나온 2018년부터 내 수업에서 김기덕 감독의 영화에 대해 가르치는 것을 중단했다"며 "만약 누군가가 실생활에서 사람들에게 그런 끔찍한 폭력을 행사했다면, 그를 기리는 것은 잘못된 일이다. 그가 천재든 아니든 상관없다"고 일침했다.

박우성 영화평론가 역시 "사과는 커녕 명예가 훼손당했다며 피해자를 이중으로 괴롭힌 가해자 죽음을 애도할 여유는 없다. 명복을 빌지 않는 것이 윤리"라 목소리를 높였다.

이후 누리꾼들 사이에서는 김기덕 감독을 추모하는 것이 옳지 못하다는 의견이 분분해졌다. 이에 결국 김기덕 필름 측은 입장문을 내고 고인의 명예를 지켜달라 호소했다. 김기덕 필름은 "고 김기덕 감독과 관련하여 확인 되지 않은 억측을 마치 사실처럼 보도되고 있는 것에 깊은 유감을 표하며 정확한 사실을 알린다"고 말문을 열었다.

이어 "무엇보다 사실과 다른 억측에 기한 일부 언론보도와 고인의 명예를 훼손하는 악성 댓글들이 충격적인 비보로 끝 모를 슬픔에 빠진 유가족을 더욱 깊고 어두운 고통 속으로 밀어 넣고 있다. 고인의 유가족을 위해 무분별한 억측과 비난을 삼가주시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그러면서 "마지막까지 영화만을 위한 삶을 살다 간 고 김기덕 감독을 위해 명복을 빌어주신 모든 분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린다"고 덧붙였다.

김기덕 감독은 세계 3대 영화제인 칸, 베니스, 베를린 영화제의 본상을 모두 받은 유일한 한국 감독이다. 그는 2004년 영화 '사마리아'로 제54회 베를린 국제영화제에서 은곰상 감독상을 받았다. 이후 영화 '피에타'로 제69회 베네치아 국제영화제에서 황금사자상을 받으며 세계적 영화 거장으로 인정 받았다.

이러한 업적을 두고 누군가는 거장의 죽음이라 부를 수 있겠지만 논란을 끝내 지우지 못한 김기덕 감독의 쓸쓸한 말로다. 비난을 삼가달라는 입장문이 발표됐지만 영화계의 싸늘한 시선은 여전한 상황이다.

[스포츠투데이 우다빈 기자 ent@stoo.com]

[정정보도문] 영화감독 김기덕 미투 사건 관련 보도를 바로 잡습니다.
해당 정정보도는 영화 ‘뫼비우스’에서 하차한 여배우 A씨측 요구에 따른 것입니다.

본지는 2017. 11. 30. < 김기덕 감독, 여배우 폭행 혐의로 검찰조사 “뺨 때린 것은 맞지만..”>라는 제목의 기사를 게재한 것을 비롯하여, 약 11회에 걸쳐 영화 ‘뫼비우스에 출연하였으나 중도에 하차한 여배우가 김기덕 감독으로부터 베드신 촬영을 강요당하였다는 내용으로 김기덕을 형사 고소하였다고 보도하고, 위 여배우가 김기덕으로부터 강간 피해를 입었다는 취지로 보도’하였습니다.

그러나 사실 확인 결과, 뫼비우스 영화에 출연하였다가 중도에 하차한 여배 우는 ‘김기덕이 시나리오와 관계없이 배우 조재현의 신체 일부를 잡도록 강요하고 뺨을 3회 때렸다는 등’의 이유로 김기덕을 형사 고소하였을 뿐, 베드신 촬영을 강요하였다는 이유로 고소한 사실이 없을 뿐만 아니라 위 여배우는 김기덕으로부터 강간 피해를 입은 사실이 전혀 없으며 김기덕으로부터 강간 피해를 입었다고 증언한 피해자는 제3자이므로 이를 바로잡습니다
스투 주요뉴스
최신 뉴스
포토 뉴스

기사 목록

스포츠투데이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