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투데이 김샛별 기자] 또 아이돌 그룹 불화가 폭로됐다. AOA 출신 권민아, 아이러브 출신 신민아, 리미트리스 윤희석에 이어 탑독 출신 박현호가 활동 당시 왕따를 당했다고 밝혔다.
박현호는 최근 유튜브채널 '아이돌올림픽'에 출연해 탑독으로 활동했던 과거를 돌이켰다. 앞서 박현호는 그룹 탑독의 메인보컬로 활동한 바 있다. 그는 "탑독 활동을 하면서 즐거운 점이 되게 많았다. 꿈을 시작하는 발판이었고, 꿈을 이룬 것 같아서 너무 행복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모든 순간이 좋았던 건 아니었다. 박현호는 "멤버들과의 사이는 그렇게 원만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그는 "난 내가 아니더라도 누군가가 팀을 위해서 잘 된다면 좋다고 생각했었다. 그러나 부모님들 입장은 그게 아니더라. 이런 점이 문제의 시작이 됐고, 소위 말해서 왕따 아닌 왕따를 당했다. 내가 잘되니까 멤버들과의 사이가 자연스럽게 멀어졌다"고 고백했다.
이어 "뮤직비디오 세트장에 가면 도시락 차가 온다. 다른 멤버들이 먹는 동안 나는 차에 있어야 했고, 멤버들이 다 먹고 나서야 도시락을 먹었다. 괜히 마주치면 싸울까 봐 분리를 시켜줬던 것 같다"면서 "이후 다시 촬영에 들어가면 친한 척을 해야 한다. 당시에는 참으면서 했지만, 지금은 '그때 어떻게 했지'라는 생각이 든다"고 털어놨다.
이뿐만 아니었다. 박현호는 자신의 그룹 탈퇴를 찬성하는 멤버들의 모습을 직접 목격했다. 그는 "내가 빠지는 걸 두고 찬반 투표가 진행됐는데, 내가 보는 앞에서 멤버들이 모두 손을 들었다. 최악이었다"고 전했다. 특히 박현호는 탈퇴 후 모든 걸 내려놓은 상태로 창문에서 뛰어내리려고 했었다고 고백해 안타까움을 더했다.
올 한해, 그룹 내 괴롭힘 폭로가 끊이지 않고 있다. 파장의 시작은 AOA였다. AOA 출신 권민아는 지난 7월 자신의 SNS를 통해 리더였던 지민에게 10년간 괴롭힘을 당했으며, 그 여파로 여러 차례 극단적인 선택을 시도했었다고 밝혔다. 당시 소속사였던 FNC엔터테인먼트에게도 괴로움을 호소했으며 이로 인해 재계약이 힘들다고도 토로했지만 해결되지 않았다고 전했다.
권민아의 폭로전은 한 달에 걸쳐 진행됐다. 권민아는 진정성 어린 사과를 요구했으나, 지민과 AOA 측은 거짓 사과문과 늦은 입장 표명으로 사건을 무마하려고 했기 때문이다. 결국 FNC엔터테인먼트 한성호 대표가 나섰고, 지민이 AOA 탈퇴 및 연예계에서 은퇴하며 논란은 일단락됐다.
이후 아이러브 전 멤버 신민아의 폭로전이 시작됐다. 신민아는 자신의 유튜브 채널을 통해 그룹 활동 당시 아이러브 멤버들에게 괴롭힘을 당했으며 이로 인해 공황장애 및 우울증을 앓았다고 주장했다.
소속사 WKS ENE 측은 "사실무근"이라며 반박에 나섰다. 특히 폭로 당시 아이러브 일부 멤버들이 보토패스로 재데뷔한 상황이었다. 이에 소속사는 "아이러브 출신 멤버들은 물론 데뷔의 꿈을 함께 꾸던 나머지 멤버들 모두 정신적 충격을 받았다"며 신민아를 허위사실 유포와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했다.
신민아도 물러서지 않았다. 그는 "증거를 공개하지 않은 이유는 멤버들에 대한 마지막 배려였다"며 적극적으로 대응하겠다는 입장을 전했다.
Mnet '프로듀스101 시즌2' 출연 후, 장문복과 함께 그룹 리미트리스로 데뷔했던 윤희석 또한 폭로전에 동참했다. 그는 지난 8월 자신이 돌연 SNS를 통해 탈퇴를 알릴 수밖에 없었던 이유와 고충을 털어놨다. 윤희석은 중국인 멤버 두 명의 합류를 통보받은 후부터 리미트리스의 불화가 시작됐다고 밝혔다. 그는 "멤버들과 불화로 인한 이간질, 언어폭력 등으로 상당한 고통을 받았다. 멤버들과 관계 회복을 원했지만 원활하게 되지 않았다"며 "숙소 생활을 하던 저로서는 아무에게도 터놓을 사람이 없어 마음의 병이 커졌다"고 설명했다.
소속사에도 자신의 상황을 여러 차례 전달했었으나 문제 해결에는 도움이 되지 않았다. 소속사 대표는 도리어 윤희석에게 참으라는 말만 했으며 모든 상황을 알고도 묵인했다는 주장이다. 윤희석은 "8개월 시간은 지옥 같았다. 매일 약을 먹고 잠들고, 우울증, 불안장애, 공황장애가 심하게 와 죽고 싶다는 생각뿐이었다"고 호소했다.
이외에도 ANS 해나, 유키스 출신 김시윤(AJ)도 활동 당시 있었던 그룹 내 불화 및 괴롭힘을 폭로했다.
이처럼 피해를 주장하는 아이돌들이 계속해서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K팝으로 명성을 날리고 있는 가요계의 어두운 이면이 결국 폭발한 셈. 다수는 어린 나이에 시작하는 연습생 생활, 과도한 경쟁 등 아이돌 시스템의 근본적인 문제가 수면 위로 드러난 것이라고 지적했다. 뿐만 아니라 불화를 알면서도 묵인하는 소속사의 태도도 문제라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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