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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가영이 다했다" 유쾌한 외모지상주의 비틀기 ['여신강림' 첫방]
작성 : 2020년 12월 10일(목) 11:58

여신강림 문가영 / 사진=tvN

[스포츠투데이 현혜선 기자] 인기 웹툰이 살아 숨 쉬는 드라마로 탄생했다. 원작을 찢고 나온 캐릭터들과 외모지상주의를 비트는 메시지, 그리고 배우 문가영의 매력이 돋보이는 '여신강림'이다.

9일 밤 tvN 새 수목드라마 '여신강림'(극본 이시은·연출 김상협)이 첫 방송됐다. '여신강림'은 외모 콤플렉스를 가지고 있다가 화장을 통해 여신이 된 임주경(문가영)과 남모를 상처를 간직한 이수호(차은우)가 만나 서로의 비밀을 공유하며 성장하는 자존감 회복 로맨틱 코미디다.

이날 방송에서 임주경은 외모 때문에 왕따를 당하는 모습을 보였다. 그는 짝사랑하던 오빠에게 차이고 놀림을 당한 후 이 모든 것이 자신의 외모 때문이었음을 알게 되자 좌절하며 옥상 난간에 섰다. 그 순간 옥상에 올라온 이수호가 난간에 선 임주경을 구했고, 이수호는 살아야 된다며 임주경을 다그쳤다. 당시 임주경은 쓰고 있던 안경이 날라가며 이수호의 얼굴을 제대로 인식하지 못했다.

이후 임주경은 돌파구로 메이크업을 선택했다. 그는 용돈을 털어 화장품을 산 후 동영상을 보면서 밤낮으로 메이크업을 연습했다. 마침 갑작스러운 이사로 전학을 가게 돼 새 출발을 하기 딱 좋은 환경이 만들어졌다. 새봄고로 전학 간 첫 날, 완벽한 메이크업을 통해 여신으로 거듭난 임주경은 친구들의 환호를 받으며 태어나 처음 느껴보는 감정을 가졌다.

새봄고에서 임주경과 이수호는 다시 만났다. 특히 방송 말미 임주경은 이수호에게 메이크오버의 비밀을 들킬 위기에 처했다. 임주경은 자신의 민낯 사진을 두고 동생 임주영(김민기)과 만화책 신간으로 딜을 하기 위해 만화방을 찾았다. 하지만 임주경이 책을 뽑으려던 순간 먼저 집어간 이수호로 인해 만화책 쟁탈전이 펼쳤고, 임주경을 보며 무언가를 알아챈 듯한 뉘앙스를 풍기는 이수호와의 모습이 그려지며 마무리됐다.

여신강림 문가영 / 사진=tvN


이처럼 '여신강림'은 외모지상주의에 대한 현실과 발칙한 비판을 보여줬다. 단지 못생겼다는 이유로 왕따를 당하고, 좋아하던 사람에게 예의 없이 차인다. 이로 인해 임주경은 옥상 난간에 서 극단적인 선택을 시도하려고도 한다. 우리 주변에서 흔하게 볼 수 있다. 비록 극단적인 선택을 시도하려고까지는 아니어도 자신의 외모를 비관하거나, 다른 사람의 외모를 평가하는 상황은 심심치 않게 보인다.

시청자들은 이 점에 공감하며 '여신강림'에 빠져들 것. 공감이 곧 몰입도로 연결되는 만큼, 한 번쯤 느껴본 감정과 상황이 공감을 부를 것으로 기대된다. 누구나 외모 콤플렉스는 있기 마련이고 자신의 외모에 만족하는 사람은 드물다. 임주경의 입장에서 함께 고민하고 공감하는 등 이입할 발판을 마련했다.

또 '여신강림'은 외모지상주의를 다루며 현실적인 부분과 함께 성장기를 보여줄 전망이다. 그간 외모지상주의를 다룬 드라마는 많았다. 대게 성형수술을 통해 예뻐졌으나 마음에는 외모에 대한 자존감이 낮은 주인공들의 성장기였다. 혹은 자신을 비난한 사람들에게 통쾌한 복수를 하는 드라마가 나오기도 했다. '여신강림'은 이런 드라마들과는 조금 다르다. 임주경이 성형수술이 아닌, 메이크업으로 여신이 된 경우기 때문이다. 화장을 지우면 곧바로 원래 모습으로 돌아온다. 그렇기에 더 불안하고 더 자존감이 낮다. 민낯을 감추기 위해 고군분투한다. 이런 부분에서 감정의 교류가 속도감있게 진행될 것으로 예상된다.

'여신강림'은 동명의 웹툰을 원작으로 한다. 웹툰 '여신강림'은 2018년 연재 후 지금까지 누적 조회수가 40억뷰를 넘어선 인기작이다. '여신강림'이 드라마화된다는 소식이 전해질 때부터 캐스팅 등 모든 것이 화제가 될 정도였다. 이는 양날의 검이다. 화제성은 있지만, 전개나 감정선이 삐끗하면 자칫 원작팬들의 원성을 살 수도 있다. 또 너무 만화적으로 전개하면 드라마팬들을 놓칠 수도 있다. '여신강림'이 이 사이에서 밸런스를 어떻게 맞출지 지켜보는 것도 관전포인트다.

다만 웹툰을 사랑한 팬들이라면, 드라마에서 어떤 부분이 바뀌었는지 찾아보는 것도 쏠쏠한 재미다. 드라마는 원작의 큰 줄기를 가져왔지만, 세세한 부분에서 다르다. 예를 들어 임주경과 이수호의 만남도 극단적 선택을 막으며 펼쳐져 더 드라마틱하게 그려졌다. 캐릭터의 느낌도 바뀌었다. 강수진(박유나) 캐릭터는 박유나를 만나 더 털털해지고 걸크러쉬한 느낌이다.

작품의 중심에는 문가영이 있다. 문가영은 하드캐리 수준으로 첫 방송을 혼자 이끌었다. 드라마 '위대한 유혹자', '그 남자의 기억법'을 통해 주연의 가능성을 입증한 문가영이 이번에는 원탑 주연까지 가능하다는 걸 보여준 셈이다. 자칫 부담스러울 수 있는 분장부터 외모 콤플렉스로 인한 아픔까지 내, 외적으로 한계를 뛰어넘은 모습이다. 또 문가영 특유의 찰진 대사 전달력과 풍부한 감정 표현이 어우러졌다. 앞으로 문가영의 매력 있는 연기가 기대되는 이유다.

'어쩌다 발견한 하루'에서 만화적인 연출을 보여준 김상협 감독의 연출도 눈여겨볼 만하다. 김상협 감독의 하이틴 감성이 '여신강림'을 만나 시너지를 냈다는 평이다.

이처럼 '여신강림'은 탄탄한 원작을 바탕으로 배우, 감독이 어우러져 촘촘한 앙상블을 이뤘다. 앞으로 드라마 '여신강림' 만의 매력이 어떻게 나올지 기대를 모은다.

[스포츠투데이 현혜선 기자 ent@st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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