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투데이 현혜선 기자] 승부욕과 끈기로 10년을 달린 배우가 있다. 아이돌로 데뷔해 연기자로 거듭났으며 예능까지 잡았다. "포기하기엔 자존심이 허락하지 않는다"고 말하는 김동준이다.
배우 김동준은 2010년 그룹 제국의 아이들로 데뷔해 곡 '후유증' '마젤토브(Mazeltov)' 등으로 활동했다. 이후 드라마 '동네변호사 조들호' '빛나라 은수' '블랙' '멈추고 싶은 순간: 어바웃 타임' '보좌관 시리즈' 등에 출연하며 배우로 입지를 굳혔다.
2020년은 김동준에게 특별한 한 해였다. JTBC 금토드라마 '경우의 수'(극본 조승희·연출 최성범)과 SBS 예능프로그램 '맛남의 광장'에 고정 출연하면서 드라마와 예능을 모두 잡았기 때문. 김동준은 연기, 음악, 예능 등 다방면에서 활약하며 올라운더의 가능성을 보여줬다.
우선 김동준은 '경우의 수' 종영 소감을 전했다. '경우의 수'는 10년에 걸쳐 서로를 짝사랑하는 여자와 남자의 리얼 청춘 로맨스다. 극중 김동준은 학벌, 호감형 외모, 인성, 화목한 집안 등 모든 것을 가진 은유출판 대표 온준수 역을 맡아 열연을 펼쳤다.
김동준은 "'경우의 수'는 8개월이란 긴 시간 동안 촬영해오면서 많은 것들을 배웠고, 온준수라는 역할을 만나면서 김동준이란 사람이 또 다른 모습을 보여 줄 수 있다는 것에 매력을 느꼈다. 김동준이라는 배우가 온준수로 온화하고 준수할 수 있게 만들어 주신 감독님, 작가님, 고생하신 스태프들에게 감사하고 준수를 안타까워해주고 사랑으로 봐주신 시청자 여러분들께도 너무 감사드린다. 이 작품은 오랜 시간 고민하면서 촬영한 작품이라 유독 많이 기억에 오래 오래 남을 것 같다"고 밝혔다.
김동준은 온준수를 제대로 전달하기 위해 눈빛을 가장 신경썼다고 설명했다. 그는 "그동안 맡았던 캐릭터들 중에서 '블랙'의 오만수는 살려고 을이 되는 재벌2세고, '어바웃 타임'의 조재유는 인간미 없는 천재 감독, '보좌관'의 한도경은 소심하지만 열정이 있는 철부지 역할이었다. 모든 캐릭터가 눈치를 보거나 출신이 평범하지 않거나, 지나치게 열정적이거나 하다 보니 눈빛으로 모든 걸 표현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강해 보이고, 독해 보이고, 혼란스러워 하는 눈빛들이 많았다"고 말했다.
이어 "반면 온준수는 온화하고 준수하다는 표현처럼 우연이를 바라 볼 때도, 위로의 말을 건네면서도, 시청자들이 함께 공감 할 수 있게 시선처리도 최대한 힘을 빼서 부드럽고 따뜻하게 바라보고 말을 할 때에도 신경을 많이 썼던 것 같다. 어떻게 하면 보시는 분들이 더 설렐까를 정말 많이 생각했던 것 같은데, 온준수가 우연이에게 전하는 위로의 말들이 한편으로는 시청자 분들께 온준수가 전하는 위로처럼 들어주셨으면 하는 마음이었다"고 털어놨다.
이렇게 만난 온준수를 통해 배운점도 있었다. 김동준은 "'보좌관' 속 한도경을 연기하면서 생긴 버릇인데, 한 작품을 준비할 때 제가 맡게 되는 캐릭터와 감정을 공감하기 위해서 캐릭터가 휘말리는 사건들을 자세하게 공부하게 됐다. '보좌관' 속 노동법이 그랬고 '경우의 수' 온준수를 연기하면서는 출판사나 책 발간에 대해서도 공부했다. 제가 연기해야 하는 캐릭터라면 정말 그 인물이 돼야 한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극중 캐릭터로 매 작품마다 살면서 제가 그동안 몰랐던 넓은 세상이나 직업 그리고 생활의 노하우 같은 것들도 배울 수 있게 됐다. '경우의 수'는 작품 속에 책들의 글귀가 있어서 중요한 글귀들을 하나씩 알게 됐고, 예능 속에서는 순간의 순발력처럼 연기와는 또 다른, 짧은 시간에 반응하는 방법을 제대로 배우고 있다"고 덧붙였다.
또 김동준은 '경우의 수'의 명장면을 직접 꼽았다. 그는 "수(옹성우)와 함께 케미가 돋보였던 장면이 있다. 수와 준수가 만취해서 우연(신예은)집에서 일어났던 장면이 기억나는데 촬영하면서도 많이 웃었고, 재미있게 촬영을 했던 기억이 난다. 그리고 빗속에서 우연이에게 진심을 전하는 장면이 온준수에게 명장면이라고 생각한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경우의 수'에서 온준수로 시청자들과 만났다면, '맛남의 광장'을 통해서는 온전히 김동준으로 시청자들에게 매력을 전했다. '맛남의 광장'도 어느덧 1주년이다. 이에 대해 김동준은 "시청자 여러분께서 보내주신 꾸준한 관심 덕분에 1년이란 시간 동안 '맛남의 광장'을 함께 할 수 있었고, 농어민분들께 조금 더 힘을 더하는 응원이 됐던 것 같다. 이렇게 함께 오랜 시간 촬영하는 프로그램은 개인적으로도 처음이었고 벌써 1주년이 된 게 실감이 나지 않는다. 매회 제가 몰랐던 농어민들의 속사정, 사연을 알게 되면 늘 많은 생각이 들어서 꾸준한 관심이 꼭 필요한 것 같다. 시청자 여러분들도 앞으로 10년, 20년 계속해서 많은 농어민 분들에게 힘을 보태 주셨으면 좋겠다"고 소감을 전했다.
'맛남의 광장'은 김동준의 데뷔 후 첫 고정 예능이다. 의미가 남다를 터. 김동준은 "데뷔하고 고정 예능이 실제로는 처음인데 너무 좋은 사람들을 만나서 예능은 이런 거구나 예능도 많은 분들께 도움을 드릴 수 있구나 하는 걸 배우고 있다. 백종원 선생님이 정말 농어민뿐만 아니라 모든 분야에서 도움이 되고자 하신 모습과, 어려움을 겪고 계신 분들께도 도움이 주려고 노력 하시는 마음을 곁에서 지켜보면서 많은 걸 느끼게 됐다. 기부나 여러 가지 나눔을 다시 한 번 생각하게 되고 작지만 함께 힘을 보태야겠구나 생각하게 만드는 분"이라고 미소를 보였다.
출연자들 간의 '케미'도 포인트였다. 김동준은 "희철이 형은 부끄러워하지만 항상 나눔이나 함께 라는 것을 많이 이야기 해주는 정말 좋은 형이고, 병재 형은 천재고, 세형이 형은 센스, 재치라는 단어가 사람이 된다면 이 사람이다 싶다. '맛남의 광장'은 출연진들과 스태프들 모두 꼭 말로 하지 않아도 많은 것들을 다들 척척척 해내는 '찐 케미'를 가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동준은 '맛남의 광장' 1년을 되돌아보며 가장 기억에 남는 촬영을 꼽았다. 그는 "예산 꽈리고추 국수가 가장 기억에 남는 음식이다. 사실 꽈리고추로 음식을 뭘 할 수 있을까 생각했는데 제가 밀가루를 좋아하지 않는데도 불구하고 지금까지 먹어본 음식 중 가장 맛있었고, '맛남의 광장'을 촬영하면서 먹어본 음식 중에서 최고로 맛있는 음식이자 레시피라고 생각한다"며 "그리고 '맛남의 광장'을 촬영하면서 휴게소를 돌며 진행했던 촬영들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 음식 재료를 준비하고, 음식을 만들고, 손님들을 만나면서 서툴기도 하고 처음이라 참 힘들기도 했지만 직접 농어민 분들과 소비자, 시청자 분들을 만나면서 우리가 조금이나마 힘이 되고 있구나 하는 생각이 들어서 굉장히 뿌듯했다"고 말했다.
이처럼 김동준은 드라마와 예능에서 두각을 나타냈다. 그는 다방면에서 활동할 수 있는 자신의 매력으로 '아이돌 출신 배우'라는 점을 꼽았다. 그는 "댄스그룹을 하던 아이돌 출신 배우인 점이 배우로서는 큰 장점이 되는 것 같다. 노래 가사를 통해서 감정을 표현하는 가수의 특징이 배우로서 대본 속 캐릭터를 표현 할 때 큰 도움을 주고 있다. 특히 춤을 춰야 하거나 노래를 해야 하는 등 음악과 관련된 역할을 하게 될 때 제일 큰 강점이 되고 있다. 저는 말로 하는 예능은 자신은 없다. 하지만 운동이나 게임, 요리를 하거나 잘 움직여야 하는 예능에 최적화된 승부욕과 끈기를 갖고 있다. 그게 제 장점인 것 같다"고 자평했다.
꾸준히 달려온 김동준은 어느덧 데뷔 10년차다. 쉬지 않고 활동을 할 수 있던 원동력은 열정이었다. 그는 "제가 누구 보다 잘할 수 있는 건 열심히 하는 거다. 그게 제 장점이자 힘이다. 누군가는 잘해야 한다고 하는데 저는 10대 어린 나이에 시작해서 제가 가장 잘 할 수 있는 열심히 하는 걸로 10년을 버텼다. 포기하기에는 자존심이 허락하지 않아서 끝까지 밀어붙이다 보니 여기까지 오게 됐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제게 열정은 열심히 살아야겠다고 생각하게 되는 에너지이자 원동력이다. 저는 제가 재미있다고 생각하면 앞뒤 안 가리고 빠져드는 면이 있다. 이런 면이 제가 뭔가에 계속 도전하게 할 수 있는 이유이지 않을까 싶다. 그 도전과, 그 속에서 집중하며 느끼는 재미가 저를 열정적으로 만들어 주고 또 쉬지 않고 도전하는 계기가 되는 것 같다"고 지향점을 밝혔다.
끝으로 김동준은 차기작과 2021년의 활동 계획을 전했다. 그는 "2021년에는 연기로는 판타지 액션 사극 '조선구마사'를 통해서 인사를 드릴 것 같다. 오랜만에 데뷔 이후 정식으로 사극 작품을 통해 또 다른 캐릭터와 달라진 모습을 보여드릴 수 있을 것 같다. 그리고 올해 촬영했던 '간이역'이라는 영화로도 인사드릴 것 같고, '맛남의 광장'을 통해서도 농벤져스 멤버들과 함께 농어민, 시청자 여러분들과 소통해나갈 예정이다. 2020년에 따뜻한 응원을 보내주신 것처럼 새해에도 많은 사랑과 응원 보내주시면 감사할 것 같다. 올 한 해 너무나 감사드린다"고 마무리했다.
이처럼 김동준은 올해 다양한 매력을 뽐내며 올라운더로서의 가능성을 각인시켰다. 앞으로 그가 어떤 매력을 보여줄지 기대되는 이유다.
[스포츠투데이 현혜선 기자 ent@sto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