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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두사미 '스타트업', 배수지X남주혁도 안 통했다 [ST이슈]
작성 : 2020년 12월 07일(월) 17:45

스타트업 배수지 남주혁 / 사진=tvN

[스포츠투데이 현혜선 기자] '스타트업'이 아쉬움 속 종영됐다. 박혜련 작가와 오충환 감독의 만남, 여기에 배수지, 남주혁, 김선호, 강하나 등 청춘 배우들이 의기투합해 이목을 끌었으나 공감할 수 없는 주인공의 서사는 작품 전체의 몰입감을 떨어트리는 독이 됐다.

6일 tvN 토일드라마 '스타트업'(극본 박혜련·연출 오충환)이 종영됐다. '스타트업'은 한국의 실리콘 밸리에서 성공을 꿈꾸며 스타트업에 뛰어든 청춘들의 시작(START)과 성장(UP)을 그린 드라마다.

이날 방송에서 청명컴퍼니의 CEO 서달미(배수지), CTO 남도산(남주혁)이 자율주행 스타트업 성공과 함께 결혼에 골인했다. 손을 맞잡은 두 사람과 사외이사가 된 한지평(김선호), 대주주 원인재(강한나)가 나란히 걸어가며 웃음꽃이 핀 모습은 청명컴퍼니의 또 다른 시작을 암시하면서 마무리됐다.

'스타트업'은 '드림하이' '너의 목소리가 들려' '피노키오' '당신이 잠든 사이에' 등을 집필해 큰 인기를 끈 박혜련 작가와 '닥터스' '당신이 잠든 사이에' '호텔 델루나'의 연출을 맡은 오충환 감독이 의기투합해 기대를 모았다.

특히 박혜련 작가와 오충환 감독은 '당신이 잠든 사이에'를 통해 이미 호흡을 맞춘 바 있었고, 여기에 '당신이 잠든 사이에'의 주역인 배수지까지 뭉쳐 화제였다. 또 배우 남주혁, 김선호, 강한나 등 화려한 라인업을 자랑하면서 방송 전부터 기대작으로 꼽혔다.

그러나 막상 뚜껑을 연 '스타트업'은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우선 주인공인 배수지와 남도산 캐릭터의 서사가 산으로 간 게 문제였다. 어린 시절 한지평은 은인 최원덕(김해숙)의 부탁을 받고 서달미의 말벗이 되기 위해 펜팔을 주고 받았다. 이들의 인연은 10년간 이어졌고, 한지평은 서달미의 첫사랑이 됐다. 다만 한지평이 당시 신문에 나온 남도산의 이름을 빌려 펜팔을 한 상황이다.


이후 서달미는 첫사랑을 찾기 위해 남도산이라는 인물을 찾았고, 그렇게 만나게 된 게 실제 남도산이었다. 남도산은 한지평의 부탁을 받고 펜팔의 주인공처럼 행세하며 서달미와의 사랑을 키웠다. 한지평은 키다리 아저씨처럼 뒤에서 서달미에게 꾸준히 도움을 줬다.

초반 서사 자체가 이해되지 않는다는 평이다. 이미 한지평과 서달미 사이에는 10년이라는 서사가 있다. 여기에 최원덕과 한지평의 애틋한 인연이 더해져 주인공과 서브의 역할이 바뀐 것처럼 느껴진다. 기존 드라마의 구조였다면, 첫사랑이자 마음이 통한 김선호가 주인공이고 잠시 펜팔 당사자의 몫을 한 남주혁이 서브다.

남도산 캐릭터가 매력이 없는 점도 드라마의 몰입도를 낮추는데 한몫했다. 남도산은 이과 남자로 감성보다는 이성에 의존하는 인물이다. 당초 서달미와 한지평이 10년 동안 펜팔을 할 수 있었던 원동력인 공감 능력도 떨어진다. 게다가 자신감도 부족하고 어리숙하다. 이로 인해 연애 경험도 없는 초짜다.

이에 반해 한지평은 성공한 투자자고 공감 능력도 풍부한 매력적인 인물로 그려진다. 서달미가 힘들어 할 때 뒤에서 묵묵히 도움을 주는 역할까지 한다.

상황이 이렇게 되니 많은 시청자들은 서달미 남도산보다는 서달미 한지평을 응원하는데 이르렀다. 회차를 거듭할수록 서달미 남도산 커플의 사랑을 확인하면서 하차(드라마 시청 중도 포기)를 선언하는 시청자들도 대다수였다.

이는 작가의 문제다. 캐릭터의 서사를 제대로 부여하지 못해 시청자를 떠나보낸 것. 애초에 '스타트업'은 성장하는 청춘들의 이야기를 다룬다. 그러다 보니 성장하기 전의 캐릭터는 미성숙하기 마련이다. 다만 그 안에서 밸런스를 어떻게 맞추느냐는 작가의 역량이다. '너의 목소리가 들려' '피노키오' 등으로 많은 팬들을 보유한 박혜련 작가기에 실망은 더욱 크다.

시청률도 아쉬웠다. 닐슨코리아에 따르면 '스타트업'은 4~5%(이하 케이블, IPTV, 위성 통합한 유료플랫폼 전국 가구 기준) 대의 시청률을 기록했다. 최고 시청률 역시 5.4%로 아쉬웠다. 전작인 '비밀의 숲2'가 최고 시청률 9.4%, '사이코지만 괜찮아'가 7.3%를 기록한 것에 비하면 저조했다.

'스타트업'은 청춘 배우들을 앞세워 성장하는 청춘물을 목표로 했으나 초반부터 잘못 끼워진 단추가 발목을 잡았다. 아무리 내로라하는 스타작가와 배우들이 출연해도 시청자의 공감을 얻을 수 없으면 드라마의 성공은 어렵다는 것을 보여준다.

[스포츠투데이 현혜선 기자 ent@st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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