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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여정X고준의 변신, 어디에도 없는 달콤살벌함 ['바람피면 죽는다' 첫방]
작성 : 2020년 12월 03일(목) 10:01

바람피면 죽는다 / 사진=KBS2

[스포츠투데이 현혜선 기자] 어디서도 본 적 없는 달콤살벌함이다. 범죄소설가와 불륜이 만나 살벌하기 그지없고 또 배우들의 '케미'는 달콤하다. 기존 불륜 드라마에서 보지 못했던 것들이다. 여기에 파격적인 전개로 몰입감을 선사한 '바람피면 죽는다'다.

2일 밤 KBS2 새 수목드라마 '바람피면 죽는다'(극본 이성민·연출 김형석)가 첫 방송됐다. '바람피면 죽는다'는 오로지 사람을 죽이는 방법에 대해서만 생각하는 범죄소설가 아내와 '바람피면 죽는다'는 각서를 쓴 이혼전문 변호사 남편의 코믹 미스터리 스릴러다.

이날 방송은 한우성(고준)은 청부살인업자를 찾아가 아내인 강여주(조여정)을 죽여달라고 부탁하면서 시작됐다. 이날로부터 3개월 전, 한우성은 백수정(홍수현)이 진행하는 프로그램에 나가 강여주와의 첫 만남을 전했다. 한우성이 사법고시를 준비하면서 고시원에 있을 때, 강여주는 사람이 죽었던 방을 찾으러 고시원에 왔다. 첫눈에 강여주에게 반한 한우성은 '쥐'가 죽었던 끝 방으로 안내했다. 이후 한우성은 강여주의 팬사인회에 참석해 전화번호를 물으면서 두 사람은 결혼까지 골인했다.

한우성은 '국민 워너비 남편'으로 불리며 이들은 행복한 결혼생활을 하는 듯 보였지만, 실상은 아니었다. 한우성은 요일별로 여자를 바꿔가면서 바람을 피우고 있던 것. 게다가 '불륜 키트'를 가지고 다니고, 불륜 상대에게 강여주가 쓰는 화장품 등을 선물하는 주도면밀한 모습을 보였다. 설상가상 한우성의 바람 상대인 백수정은 집까지 찾아와 저녁을 먹었다. 백수정과 강여주는 과거 좋지 않은 인연이 있다. 한우성은 안절부절하며 백수정에게 헤어지자고 했지만, 백수정은 헤어지기는커녕 다시 만나지 않으면 폭로하겠다고 협박했다.

그날 밤 강여주는 백수정과 전화 통화 후 사라졌다. 다음날 아침 한우성은 백수정을 만나러 오피스텔로 갔으나 그는 없었다. 집으로 돌아온 한우성은 프린트기에서 '바람 피면 죽는다'는 자신의 신체 포기 각서를 발견하고 충격에 빠졌다. 그 뒤로는 강여주가 다가와 칼을 꽂으며 마무리됐다.

바람피면 죽는다 / 사진=KBS2


이처럼 작품은 기존 불륜 드라마와 다른 분위기를 선사하며 차별화에 성공했다. 무겁지 않은 분위기 속에서 불륜을 코미디로 접근한 것. 불륜 드라마 특유의 압박감 대신 시청자들이 편하게 볼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면서 그 안에 카타르시스를 채우겠다는 목표로 보인다.

카타르시스의 중심에는 조여정이 있다. 우선 조여성은 극 중 직업이 범죄소설가인 만큼 항상 살인에 대한 생각을 하는 인물이다. 차갑고 도도하며 인정사정 봐주지 않을 것처럼 보인다. 이런 인물이 남편의 불륜을 응징한다는 상상만으로 카타르시스가 느껴진다.

이를 표현한 조여정은 그간 우리가 보지 못했던 새로운 얼굴이었다. 러블리함의 대명사로 불리던 조여정은 미소 대신 무표정을 지은 채 시청자 앞에 섰다. 이 와중에 영리한 조여정은 일말의 사랑스러움을 남겨두면서 앞으로 로맨스에 대한 가능성을 열어뒀다. 뿐만 아니라 방송 내내 조여정의 연기력은 돋보였다.

고준 역시 불륜을 저지르는 남편으로 연기 변신에 성공했다. 그는 이혼 전문 변호사에 유명 소설가 남편이라는 타이틀을 갖고 있지만 한구석에 찌질함이 있다. 찌질한 와중에 대범하게 요일별로 여자를 바꾸면서 바람을 피운다. 이렇게 바람을 피운 와중에 아내 앞에서는 순한 양이 된다. 이렇게 한우성은 매 장면마다 시시각각 감정선이 변하는 인물이다. 고준은 빠르게 변하는 감정선을 캐치하면서 자신의 서사를 만들었다.

모든 것을 아우르는 연출 역시 눈여겨볼 만하다. 일렬의 과정들은 속도감 있게 전개됐고, 세련된 카메라 기법이 담겼다. 또 '바람피면 죽는다'는 첫 방송의 공식을 제대로 지켰다는 점에서 정석 그 자체였다. 우선 주인공 인물들의 소개가 풍부하게 이뤄졌고, 장르적 특성이 정확하게 표현됐다. 미스터리한 사건이 일어날 것이라는 점도 잘 전달됐으며 파격적인 엔딩까지 완벽하게 마무리됐다.

이에 시청자들은 시청률로 응답했다. '바람피면 죽는다'는 닐슨코리아 전국 기준 5.8%의 시청률을 기록했다. KBS 수목극은 지난해 '동백꽃 필 무렵' 이후 진한 부진의 늪에 빠진 바 있다. 평균 2~3%의 시청률을 기록했으며 1%대의 드라마도 부지기수로 등장한 상황이다. 이 가운데 '바람피면 죽는다'가 호평과 시청률을 동시에 잡으며 등판했다. 앞으로 '바람피면 죽는다'가 상승세를 이어갈지 기대되는 이유다.

[스포츠투데이 현혜선 기자 ent@st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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