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투데이 백지연 기자] 특유의 신비로운 분위기, 아우라가 느껴지는 눈빛에서 전종서의 나이를 가늠하긴 쉽지 않다. 지난 2018년 영화 '버닝'으로 데뷔한 배우 2년 차, 그리고 올해 27세의 어린 나이지만 데뷔와 동시에 칸 영화제에 입성한 화려한 필모그래피의 소유자다. '콜'에서 또 한 번 독보적인 연기로 가치를 굳건히 했다.
30일 전종서는 넷플릭스 '콜' 온라인 라운딩 인터뷰를 진행해 작품에 대한 다양한 이야기를 전했다.
'콜'은 과거와 현재, 서로 다른 시간대에 살고 있는 두 여자가 한 통의 전화로 연결되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 미스터리 스릴러다. 극 중 과거에 살고 있는 영숙 역은 전종서가, 현재에 살고 있는 서연은 박신혜가 연기했다.
'콜'에서 서연을 통해 자신의 끔찍한 미래를 알게 된 영숙은 점점 미쳐가며 파격적이고 충격적인 연쇄살인마로 변모한다. 여느 스릴러 영화에서 등장하는 연쇄살인마, 사이코 패스지만 전종서가 그린 영숙은 독보적인 느낌이었다.
작품 선택의 이유로 말문을 연 전종서, 그는 "시나리오를 읽고 명확하다고 느꼈다. '콜'에 대한 첫인상은 색으로 비유하자면 빨간색의 느낌이 강했다. 시나리오를 보고 영화 한 편을 본 것처럼 재미있었다. 이런저런 눈치를 보지 않고 연기를 할 수 있는 게 '화끈하다'는 느낌을 받았던 것 같다"고 작품에 흥미를 갖게 됐던 이유를 밝혔다.
데뷔작이었던 영화 '버닝'에서도, 또 '모나 리자 앤드 더 블러드 문'에서도 평범치 않은 캐릭터들을 연기하게 된 전종서였고 이번 '콜'에서도 영숙이라는 꽤나 자극적이고 충격적인 캐릭터를 분했기에 그의 작품 선택 기준에도 이목이 쏠렸다. 이에 대해 그는 "저는 사실 배우가 작품을 만나는 게 저한테 어떤 권한이 있기 때문에 만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작품이랑 배역에 운명이 있다는 생각을 한다. 작품에 운명이 정해져 있는 것 같다"고 전했다.
이어 "그렇게 운명적으로 작품과 만난 배우가 어떻게 작품을 자기화시켜서 캐릭터를 만들고 표현하는 게 숙제인 것 같다. 또 개인적으로는 저는 다시 돌아올 수 없는 그 시기의 내 모습이 어떤 캐릭터에 투영돼 언제라도 돌려볼 수 있는 필름으로 남는다는 것 자체에 쾌감을 느낀다"며 "그게 연기를 하는 많은 이유 중 하나인 것 같다"고 덧붙였다.
연기에 대한 확고한 철학과 자신만의 색을 뚜렷이 갖고 있는 전종서여서일까 '콜'에 존재하는 영숙을 표현하는 데에도 그는 1부터 100까지 영숙을 '전종서화' 시켜 재탄생시켰다. 기존 사이코패스, 연쇄살인마 등 스릴러 영화에 숱하게 등장하는 캐릭터지만 전종서는 어떤 영화를 보고 영숙에 대한 영감을 얻지 않았다고 알렸다. 그는 "저는 터질 것 같은 풍선처럼 모든 게 일보 직전 상태의 영숙을 표현하려고 노력했다. 일반적으로 생각하면 넘어갈 수 있는 걸 영숙이 입장에서 확대 해석하고 작은 불씨가 화근이 되고 커지게 되는 것 등등"이라고 얘기를 이어갔다.
또 "비정상적인 사고를 천진난만하게 하는, 관객분들이 봤을 때는 위태로운 모습? 또 어디로 튈지 모르는 불안감을 보여드리기 위해 표정 연기에 신경을 썼다"고 설명했다. 그의 의도대로 '콜'에 등장하는 영숙은 독보적인 캐릭터 그 자체였다. 관객 역시 호평을 쏟아냈고 '콜'은 화젯거리로 떠올랐다. 이에 대해 전종서는 "전형적이지 않게 완성을 시키려고 노력했는데 그렇게 봐주신 것 같아서 기쁘다"는 소감을 전했다.
이렇게 또 한 번 '콜'의 영숙으로 화려한 필모그래피를 쌓는 데 성공한 전종서는 여전히 신인인 만큼 앞으로 연기 행보에 대한 열정을 드러냈다. '앞으로 도전하고 싶은 캐릭터나 장르'에 대해 묻자 그는 "요즘 해외에서 한국 문화에 관심을 갖기 시작한 것 같다. 우리가 가진 문화와 우리나라의 배우여야만 표현해낼 수 있는 한국 정서를 스타일리시하게 표현할 수 있는 작품을 외국에 소개하고 싶다"고 알렸다.
끝으로 그는 "저는 늘 지금 이 순간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을 하고 산다"며 "앞으로 제가 거리낌을 느끼는 작품들을 과감하게 선택하고 그 벽들을 깨 나가면서 배우로서 파격적인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다"고 인사했다.
[스포츠투데이 백지연 기자 ent@sto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