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투데이 백지연 기자] 아역 배우로 데뷔한 박신혜, 올해 31 세지만 어느덧 연기 경력만 17년이다. 굴곡 없이 많은 작품에서 자연스러운 연기로 대중들에게 사랑을 받아온 그가 '콜'을 통해 연기자로서 또 한 단계 성장을 했다.
'콜'은 과거와 현재, 서로 다른 시간대에 살고 있는 두 여자가 한 통의 전화로 연결되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 미스터리 스릴러다. 극 중 과거에 살고 있는 영숙 역은 전종서가, 현재에 살고 있는 서연은 박신혜가 연기했다.
우선 박신혜는 극장 개봉이 아닌 넷플릭스를 통해 대중들과 만난다는 것에 대해 "전 세계 사람들이 동시에 저희 작품을 볼 수 있다는 것에 대해 뜻깊고 어떻게 보면 또 기회라고도 생각이 드는 것 같다"라고 말문을 열었다.
이어 "극장에서 보면 사실 극장에서만 느낄 수 있는 사운드와 분위기, 공간에서 느껴지는 섬뜩함이 있어서 사실 작은 화면으로 보는 '콜'에서 그런 것들이 잘 안 느껴질까 봐 걱정이 되는 부분은 있었다. 하지만 그것보다도 언제 어디서나 전 세계 사람들이 원하는 공간에서 원하는 때에 볼 수 있다는 게 더 큰 장점이 될 수도 있겠다고 생각을 했다"고 전했다.
'콜'은 서로의 운명을 바꾸려던 영숙과 서연이 결국 파국에 달하는 미스터리 스릴러로 다수 작품에서 소녀 같고 늘 사랑스러운 역을 맡아했던 박신혜와는 확실히 다른 느낌이었다. 이에 작품 선택의 이유를 묻자 그는 "사실 제가 시나리오를 읽고 거절을 했었다. 시나리오를 읽으면서 영숙이라는 캐릭터가 능동적이고 더 매력적이게 느껴졌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근데 서연 역이 마냥 수동적이지는 않았다. 날뛰는 영숙 위에 이겨낼 수 있는 모습들을 어떻게 만들어 갈 수 있을지 감독님과 상의를 하면서 서연 캐릭터를 만들어가는데 재미를 느끼게 된 것 같다"고 덧붙였다.
또 그는 기존에 많은 작품들이 다뤄온 시공간 이동에 대한 미스터리 장르물과 '콜'은 확실한 차별점을 갖고 있어 더욱 매력적이었다고 밝혔다. 그는 "다른 작품들은 시공간이 계속해서 바뀌는 내용인데 '콜'은 집이라는 한 공간에서 일어나는 일이다 보니까 흥미롭더라. 읽었을 때부터 재미있었다"고 전했다.
하지만 확실히 연쇄살인을 저지르며 괴물로 변모해가는 영숙 역이 조금 더 파괴적이고 강한 이미지를 갖고 있었던 만큼 이를 극복하는 데 쉽지 않았을 터다. 그러나 이에 대해 박신혜는 "저는 극 중 영숙의 광기보다는 이미 촬영을 먼저 끝낸 배우의 연기를 보고 그 이후에 연기를 하는 것에 대한 부담감만 있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각자 다른 공간에서 연기를 했던 만큼 영숙 역의 전종서와 실제로는 그렇게 많이 마주 칠일이 없었다는 그는 "던져진 숙제를 어떻게 뻔하지 않게 잘 쌓아가면서 할 수 있을 가 생각을 했다. 대화를 하면서 찾으려다 보니 좋은 결과가 나온 것 같다"고 알렸다.
확실히 사뭇 다른 이미지와 한 층 깊어진 연기를 선보인 박신혜는 '콜'을 찍고 배우로서 폭이 넓어진 것 같다는 만족감을 보였다. 특히 '새로운 얼굴을 봤다'는 평가도 얻은 박신혜는 "배우로서 정말 최고의 칭찬인 것 같다. 나 스스로 생각을 해도 물꼬를 틀게 된 작품이라고 생각을 한다. 남을 의식하는 게 아니라 나에게 온전히 집중하게 되는 시간들이 생겼다"고 웃어 보였다.
또 "나 스스로 원해서 나 자신에게 묻는 그 물음에 만족이 되는 답을 나 스스로에게 준 것 같아서 스스로에 대한 믿음이 생겼다"고 덧붙였다.
이렇게 배우로서 새로운 캐릭터에 대한 도전을 끊임없이 하는 박신혜는 차기작으로 JTBC 드라마 '시지프스'를 통해 대중들과 만날 것 같다고 전했다. 그는 "제가 '콜'을 끝내고 새 드라마가 내년 2월쯤 방송 예정인데 '콜'이 2월까지 넷플릭스에서 사랑을 받다가 드라마 방송할 때까지 그 에너지를 이어갔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한다"며 연기자로서 남다른 욕심을 보였다.
끝으로 그는 예비 관객들에게 인사도 잊지 않았다. 그는 "올해 3월부터 여러분들에게 선보였던 영화라 마음에 애착이 많이 가는 영화다. 많은 관객분들께서 혼자 보면 무서울 수 있으니까 가족, 친구들과 같이 관람해주셨으면 좋겠다. 또 코로나로 인한 답답함을 시원하게 날릴 수 있으면 좋겠다"고 알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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