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투데이 김나연 기자] 방송인 사유리(후지타 사유리)가 엄마가 됐다. 결혼을 하지 않고 정자를 기증받아 아이를 출산한 것. 결혼, 임신, 그리고 출산이라는 정해진 틀을 깨며 사회에 자신의 '소신'을 외쳤다.
16일 KBS 보도에 따르면 '미혼'인 사유리는 지난 4일 일본에서 정자를 기증받아 3.2kg의 건강한 아들을 출산했다. '자발적 비혼모'를 선택한 셈이다.
올해 나이 41세의 사유리는 이날 KBS1 '뉴스 9'에서 "생리불순으로 산부인과에서 검사를 했는데 난소 나이가 48세라는 충격적인 진단을 받았다. 자연임신도 어렵고 시험관 하더라도 성공 확률이 높지 않다고 해서 눈앞이 무너지는 것 같았다"고 밝혔다.
임신을 포기할 수 없었던 사유리는 "사랑하는 사람을 급하게 찾아 결혼하는 게 어려웠다"며 비혼 상태로 임신을 결심한 계기를 밝혔다.
그러나 한국에서는 결혼한 사람만 시험관이 가능하고 모든 게 불법이기 때문에 사유리는 일본으로 향했고, 일본 정자은행에서 정자를 기증받아 임신한 뒤 일본에서 출산했다.
이어 사유리는 "한국에서는 결혼한 사람만 시험관이 가능하다. 아이를 낳을 수 있는 권리도 인정해 줬으면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기도 했다.
자발적 비혼모가 된 사실을 알리는 게 쉽지는 않았을 터. 그러나 사유리는 "행복하다"라고 말했다. 그는 "어떤 사람은 정자 기증받은 걸 말하지 말라고 한다. 난 아이에게 거짓말하지 말라고 가르치고 싶은데 내가 거짓말하는 엄마가 되고 싶지는 않다"고 밝혔다.
이렇듯 사유리의 '출산' 기사를 보고 모두가 고개를 갸우뚱 거렸을 것이다. 사유리의 '결혼' 소식을 들은 적이 없기 때문이다. 아직 한국 사회에서는 결혼 이후 임신, 그리고 출산이 보편적인 일. 그러나 사유리는 이러한 고리타분한 틀을 깼다.
결혼을 하지 않고도 출산을 선택할 수 있는 용기를 보여줬고, 누군가에게는 '이런 형태의 가족도 있을 수 있다'는 깨달음을, 또 누군가에게는 '틀에 갇힌 생각'에 대한 반성을 안겼다.
세상의 기준 바깥에서 한 사유리의 소신 있는 선택은 공인인 사유리의 영향력에 힘입어 사람들의 눈을 더 넓어지게 한 것은 분명하다. 이 일을 계기로 결혼으로만 맺어지는 기존 가족 개념의 틀을 깨고 각자의 결정권에 따른 다양한 형태의 가족을 인정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는 것만 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 셈이다.
사유리의 선택에 응원의 목소리가 쏟아지고 있는 이유다. 이 일이 화제가 되자 사유리는 자신의 SNS에 "2020년 11월 4일 한 아들의 엄마가 됐다. 모든 사람들에게 감사한다고 전해주고 싶다. 지금까지 자기 자신을 위주로 살아왔던 제가 앞으로 아들 위해서 살겠다"는 글과 함께 출산 전 만삭 사진을 공개했다.
이에 네티즌들은 물론, 동료 연예인들 또한 사유리에게 격려와 응원의 메시지를 남기고 있다. 방송인 송은이, 장영란, 이상민, 안혜경, 김지혜, 채리나, 이지혜, 김영희 등 많은 동료 연예인들이 "대단하고 멋지다. 축하하고 응원한다"는 댓글을 남겼다.
샘 해밍턴은 "축하한다. 이제부터 진짜 다른 삶이 시작되는데 재밌을 거다. 필요한 거 있으면 언제나 얘기해라"라고 '선배 아빠'다운 면모를 보였고, 아나운서 출신 국민의힘 국회의원 배현진은 "오늘도 감동하고 간다. 사유리 씨. 그 어떤 모습보다 아름답다"고 응원했다.
[스포츠투데이 김나연 기자 ent@sto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