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혜민스님, 승려보단 사업가에 가까웠던 그 [ST이슈]
작성 : 2020년 11월 16일(월) 17:06

혜민스님 / 사진=tvN 온앤오프

[스포츠투데이 백지연 기자] 예능프로그램을 통해 남산타워가 한눈에 보이는 2층 고급 주택을 공개한 혜민 스님에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무소유' 정신이 불교의 기본이나 어느 것 하나 소유하지 않은 게 없는 혜민 스님의 모순적인 행보에 대중들은 큰 실망감을 드러내고 있다.

앞서 지난 7일 혜민스님은 tvN 예능프로그램 '온앤오프'에 등장해 일상을 공개했다. 그는 남산이 한눈에 보이는 전망 좋은 집에 거주하고 있었으며 집 안 내부에는 고가의 전자제품 등이 배치돼 있어 눈길을 끌었다.

이어 공개된 영상엔 스타트업 기업에 출근해 바쁘게 지내는 혜민 스님의 모습이 담겼다. 속세를 멀리하고 무소유의 자세로 수행에 힘쓰는 것이 불교의 정신이고 일반적인 스님의 삶이지만 그의 모습은 사실 스님이라기 보단 사업가에 가까웠다.

방송이 전파를 타고 역시나 시청자들은 그의 모습에 의문을 품음과 동시에 강도 높은 비난을 쏟아냈다. 급기야 '무소유가 아닌 풀(Full) 소유네'라는 조롱 글이 급속도로 확산되는가 하면 '대체 종교인이 예능프로그램에 까지 왜 나오는 거지?' '황당하다'고 비난을 이어갔다.

특히 방송 후 '푸른 눈의 수행자'로 알려진 현각 스님은 혜민스님을 두고 "연예인일 뿐이다. 일체 석가모니 가르침 전혀 모르는 도둑놈일 뿐. 부처님의 가르침을 팔아먹는 지옥으로 가고 있는 기생충"이라고 공개적으로 저격해 논란은 일파만파 커졌다.

하지만 이튿날 현각 스님은 혜민스님과의 70분 통화로 오해가 풀렸음을 알리는 글을 게시해 해당 갈등을 일축시켰다. 현각 스님과의 오해는 풀렸지만 대중들과의 오해는 쉽게 해결되지 않았다. 논란은 이에 멈추지 않았고 혜민 스님이 미국 시민권자며 삼청동의 단독 주택을 본인 명의로 샀다가 자신이 대표인 선원에 1억의 시세 차익을 남겨 총 9억 원에 팔았다는 의혹까지 또 등장하며 그는 논란의 중심에 섰다.

결국 혜민스님은 자신의 SNS를 통해 15일 "며칠 사이의 일들에 마음이 무겁다. 지금까지 출가 수행자로서 제가 할 수 있는 방법으로 세상에 불법을 전하려고 노력해왔다고 생각했다"며 "하지만 저의 부족함으로 인해 많은 분들에게 불편함을 드렸다. 승려의 본분사를 다하지 못한 저의 잘못이 크다"고 사과했다.

끝으로 그는 모든 방송 활동을 내려놓고 대중 선원으로 돌아가 부처님 말씀을 다시 공부하고 수행 기도 정진하겠다고 사과의 말을 전했다.

사실 사태가 지금 상태에 이르렀을 때 혜민스님이 할 수 있는 최선은 사과뿐일 것이다. 하지만 그의 말마따나 '저의 부족함으로 인해 많은 분들에게 불편함을 드렸다'는 그의 말로 이 모든 상황들이 납득되기는 어렵다.

이미 혜민스님이 예능프로그램 '승승장구' '무한도전' '택시' 등 다양한 방송에 등장하며 방송에 출연한 때만 거슬러 올라가 봐도 무려 8년여 전이다. 사실 방송에 처음 등장하고도 일각에서는 '종교인이 왜 예능프로그램에 나오냐'는 반응도 늘 분분했다. 하지만 이미지 메이킹을 잘했던 덕이었을까 아니면 현대인들의 마음을 사로잡을 수 있는 시대에 맞는 '힐링'이라는 테마를 기가 막히게 내놓으며 대중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는지 이후 방송에 등장하는 그에 대한 불편함 역시 잦아들었다.

또 그는 '고요할수록 밝아지는 것들' '혜민스님 마음돌봄 세트' '혜민 스님의 따뜻한 응원'등 다양한 저서까지 발행하며 그야말로 '스타 스님'으로 자리 잡았다. 이제는 수억 원으로 추정되는 그의 인세에까지 관심이 몰리는 상황이라니 '스님' 보다는 사업가에 가까웠던 그의 행보가 더욱 큰 실망감을 안기는 듯하다.

[스포츠투데이 백지연 기자 ent@st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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