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투데이 김나연 기자]
"개인의 소통까지 막을 수는 없지만 또다시 미성년자에게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면 우리는 그를 단호하게 격리할 필요가 있다."
미성년자를 성폭행한 혐의로 처벌받은 그룹 룰라 출신 고영욱이 SNS를 통해 앞으로 세상과 소통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가 비난받은 가운데 정치권에서도 그의 SNS를 제재하고 격리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왔다.
16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회의에서 노웅래 최고위원은 "미성년자 성폭행으로 실형을 살고 나온 전직 연예인이 공식 SNS를 시작해서 물의를 빚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개인의 소통까지 막을 수는 없지만 또다시 미성년자에게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면 우리는 그를 단호하게 격리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특히 미성년자를 대상으로 한 범죄 또는 마약, 음주운전, 성매매, 불법도박 등 미성년자가 모방하기 쉬운 범죄를 저지른 유명인에 대해서는 방송 출연과 SNS 활동 등에 대해 지금보다 훨씬 더 엄격한 제재를 가해야 한다"며 "음주운전으로 사람을 죽인 연예인, 대마초 등 마약 상습복용자, 미성년 성폭행 범죄자 등이 방송과 SNS에서 활개치도록 방치한다면 모방범죄 또는 새로운 피해자가 언제든 생길 수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고영욱은 지난 2010년 7월부터 2012년 12월까지 5차례에 걸쳐 미성년자 3명을 성폭행·강제추행한 혐의로 징역 2년 6개월을 선고받았다. 이에 더해 신상정보 공개 5년, 위치추적 전자장치 부착 3년 등을 이행했다. 2015년 출소와 동시에 일명 '전자발찌'를 부착한 것은 연예인 최초였다.
2015년 7월 만기 출소한 고영욱은 지금까지 별다른 활동 없이 조용히 지내왔다. 2018년 7월에는 전자발찌를 풀었고, 올해 7월에는 신상정보 공개·고지도 만료됐다. 고영욱은 신상정보 공개가 끝나는 시기에 맞춰 활동에 시동을 건 것으로 보인다.
고영욱은 지난 12일 인스타그램 계정을 개설한 뒤 "9년 가까이 단절된 시간을 보내고 있는데 계속 이렇게 지낼 수는 없기에 이젠 조심스레 세상과 소통하며 살고자 한다"고 근황을 밝혔다.
반응은 싸늘하다 못해 얼음장이었다. 그의 SNS 활동이 곧 연예계 복귀를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와 함께 고영욱이라는 이름이 언급되는 것 자체가 여전히 고통받고 있을 피해자들에 대한 2차 가해라는 지적이 쏟아졌다.
어떤 범죄든 비난받아 마땅하지만 미성년자를 대상으로 한 성범죄를 향한 분노는 더욱 크다. 용서받지 못할 범죄를 저질러놓고 '시간'이 지났다는 이유로 모습을 드러내는 것은 "늘 성찰하고 더 나은 사람이 되도록 노력하며 살겠다"는 그의 말에 신뢰성을 떨어뜨린다.
고영욱의 인스타그램 계정은 개설 하루만인 13일 차단됐다. 비난 여론을 의식해 스스로 폐쇄한 것 아니냐는 추측도 제기됐지만, 고영욱이 직접 트위터를 통해 "팔로우를 하고 있었는데, 막히게 됐다. 잠시나마 관심 가져주신 분들께 감사드린다"고 해명하며 신고로 인해 계정이 차단됐음을 암시했다. 성범죄자의 경우 계정을 개설할 수 없다는 인스타그램 자체 규정에 따라 폐쇄된 것으로 알려졌다.
뻔뻔스럽고 염치를 모르는 사람, '철면피'의 결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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