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투데이 백지연 기자] 미성년자 성폭행 혐의로 유죄 판결을 받았던 그룹 룰라 출신 가수 고영욱이 SNS를 통해 대중들과의 소통을 원한다는 취지의 게시글을 공개했다. 사건 이후 10년이라는 시간이 지났지만 그의 등장에 누리꾼들은 난색을 표하고 있다.
지난 12일 고영욱은 자신의 SNS를 통해 "9년 가까이 단절돼 시간을 보내고 있는데 살아있는 한 계속 이렇게 지낼 수는 없기에 이젠 조심스럽게 세상과 소통하며 살고자 한다"라고 시작하는 글을 게시했다.
이어 자신의 모친의 근황을 알리며 "엄마의 건강하신 최근 모습도 차차 올리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앞서 지난 2010년 7월부터 2012년 12월에 이르는 기간 동안 고영욱은 자신의 오피스텔과 승용차 등에서 미성년자 3명을 성폭행 및 강제 추행한 혐의로 2013년 구속됐다.
그는 징역 2년 6개월, 신상정보 공개 5년 그리고 전자 발찌 부착 3년형을 받았다. 2018년에는 전자 발찌를 풀었고 신상 공개는 올해 7월 만료된 상태다.
10년에 가까운 시간이 흘렀고 신상공개 및 전자 발찌로부터 자유로워져서 일까, 갑작스럽게 SNS에 등장한 그의 소식에 누리꾼들은 응원보단 불쾌감 섞인 반응을 쏟아내고 있다. 비판 댓글은 1000여 개에 달할 정도다.
그의 게시글에 누리꾼들은 '당신 같은 사람이랑 소통하고 싶지 않다' '잊힐만하니까 나오냐' '누가 강간범이랑 소통을 하고 싶냐' '세상은 딱히 성범죄자들과 소통하고 싶어 하지 않는다' 등의 반응을 쏟아냈다.
뿐만 아니라 그가 세상과의 소통을 선언한 이튿날인 이날 역시 공분은 잦아들지 않고 오히려 더 커져가는 양상이다. 포털 사이트 실시간 검색어에는 여전히 '고영욱'이라는 이름이 올라 있으며 비난글 또한 여전히 쏟아지고 있다. 또 '세상과 소통을 하고 싶다'고 밝힌 고영욱이 아이러니하게도 SNS 게시글 댓글창은 닫아놨다는 점이 언급되며 황당함을 전하기도 했다.
고영욱은 대중들에게 어떤 반응을 기대하고 '더 이상 이렇게 지낼 순 없기에 조심스럽게 세상과 소통하고자 한다'는 인사를 전했을까, 사건의 심각성을 본인만 인지하고 있지 못하는 듯한 모습은 화를 키운 듯하다.
언제부터 성 범죄자들도 이렇게나 당당하게 시간이 흘렀다는 이유로 '앞으로 세상과 소통하며 살겠다'는 발언을 할 수 있는지, 마치 그의 글을 읽고 있자면 공인으로서 오랜만에 팬들과 반가운 인사라도 하는 모습이다. 물론 세상과 소통을 하겠다는 의지는 본인의 자유라지만 애초에 누구도 그의 소통을 막아 오지 않았다. 스스로 고립시키고 단절된 세상에서 살 수밖에 없는 범죄를 저질렀기에 받았던 자연스러운 상황에 지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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