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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성년자 성폭행' 고영욱, 참으로 뻔뻔한 소통타령 [ST포커스]
작성 : 2020년 11월 13일(금) 09:00

고영욱 / 사진=DB

[스포츠투데이 김나연 기자] 미성년자 3명을 성폭행한 혐의 등으로 유죄 판결을 받은 그룹 룰라 출신 가수 고영욱이 SNS 활동을 시작하며 '소통'을 선언했다. 예상대로 반응은 싸늘하기만 하다.

고영욱은 12일 자신의 SNS를 통해 "이렇게 다시 인사를 드리기까지 오랜 시간이 흘렀다. 많은 분들이 코로나19로 인해 힘든 시기"라고 시작하는 장문의 글을 게재했다.

이어 "저는 9년 가까이 단절된 시간을 보내고 있는데 살아있는 한 계속 이렇게 지낼 수는 없기에 이젠 조심스럽게 세상과 소통하며 살고자 한다"며 "아직도 많이 부족한 사람이지만 늘 성찰하고 더 나은 사람이 되도록 노력하며 살겠다. 아무쪼록 건강하라"라고 덧붙였다.

또한 모친의 사진을 게재하며 "저희 엄마를 걱정해 주시는 분들이 계셨는데 저로 인해 많은 고통의 시간을 보내셨지만 다행히도 반려견들과 건강하게 지내고 계신다. 엄마의 건강하신 최근 모습도 차차 올리도록 하겠다"고 적었다.

고영욱 / 사진=고영욱 인스타그램


고영욱은 2010년 7월부터 2012년 12월에 이르는 기간 동안 미성년자 3명을 자신의 오피스텔과 승용차 등에서 5차례 성폭행 및 강제추행한 혐의로 2013년 구속됐다.

당시 고영욱은 징역 2년 6개월, 신상정보 공개 5년, 전자 발찌 부착 3년형을 받았다. 전자발찌를 착용한 연예인은 고영욱이 처음으로, 그는 '전자발찌 1호 연예인'이라는 오명을 쓰기도 했다.

재판을 받는 동안 남부구치소에서 11개월 동안 복역한 그는 안양교도소, 서울남부교도소 등에서 형량을 채운 후 2015년 7월 출소했다. 고영욱은 출소 당일 "연예인으로 모범을 보여야 하는데 큰 물의를 일으켜 죄송하다"며 "이제부터 제가 감내해야 할 것들을 감내하면서 성실하고 바르게 살겠다"고 말한 바 있다.

고영욱은 2018년 6월 전자발찌를 풀었고, '성범죄자 알림-e'를 통한 신상공개는 올해 7월 만료됐다. 그가 소통하겠다고 나선 것도 신상정보 공개, 고지 기간은 끝났기 때문으로 보인다.

이렇듯 재판, 복역 기간을 포함해 9년 가까운 시간 동안 침묵을 지켜왔던 고영욱은 SNS로 "대중과 소통하겠다"고 세상 밖으로 나왔다. 피해자들에 대한 생각은 눈꼽만큼도 없는 참으로 뻔뻔한 소통 선언이다.

미성년자를 대상으로 한 성범죄였던 만큼 대중의 분노는 여전히 사그라들지 않았다. 9년이 가까운 시간 동안 그의 잘못이 없어지지 않은 것은 물론 그 누구도 고영욱의 복귀를 기다리거나 바란 사람은 없다. 수요 없는 공급인 셈. 심지어 조심스레 소통하며 살겠다더니 SNS 댓글 기능은 차단된 상태다. 도대체 누구와 소통하겠다는 말인가.

그는 '세상과 단절' 됐다는 표현을 썼지만, 그 누구도 그에게 세상과의 단절을 강요한 적은 없다. 미성년자 성폭행 등의 용서받지 못할 범죄를 저질러 스스로 세상과 단절된 것은 본인이다. 또한 SNS를 하지 않는다고 세상과 단절되지는 않는다. 자신의 말대로 반성하고 성찰하고 노력하며 조용히 살아가면 될 일이다.

전자발찌는 풀렸지만 고영욱에게 낙인 된 주홍글씨는 영원히 지우기 힘들다. 연예계 복귀는 아니라지만, SNS로 소통을 선언하며 이름이 노출되는 일 자체가 피해자들에게는 또 다른 가해인 것은 분명하다.


[스포츠투데이 김나연 기자 ent@st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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