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투데이 김나연 기자] EBS 입양가족 특집 다큐멘터리 '어느 평범한 가족'에 출연했던 엄마가 입양한 딸을 학대·방임해 숨지게 한 혐의를 받는 가운데, EBS가 다시보기 서비스를 중단했다.
10일 MBC '뉴스데스크'에 따르면 3년 전 입양 단체에서 일했던 엄마 B씨는 지난 2월 친딸에게 같은 성별의 동생을 만들어주고 싶다며 A양을 입양했다. 그러나 입양 한 달 뒤부터 습관적인 방임과 학대가 시작됐다.
3월 초부터 아기를 4시간 가량 집에 혼자두는 등 16차례나 방임했고, 친딸을 데리고 외식을 하면서 입양한 딸은 지하주차장에 혼자 두거나 미술학원에 간 사이 차 안에 혼자 울게 놔둔 경우도 있었다.
또한 B씨는 엘리베이터에서 유모차를 세게 밀어 벽에 부딪히게 하거나, 손으로 A양의 목을 잡아 올리는 등 폭행을 한 장면이 CCTV에 포착되는가 하면 B씨는 A양의 사망 당일 "부검 결과 잘 나오게 기도 부탁해"라는 메시지를 친구에게 보내기도 했다. 심지어 A양이 숨진 바로 다음 날엔 동네 이웃에게 '물건 공동구매'를 제안하는 등의 이해할 수 없는 행동을 하기도 했다.
지난달 13일 오전 10시 25분쯤 양천구에 있는 병원 응급실에 심정지 상태로 들어왔다. 복부와 뇌에 큰 상처를 입은 A양은 6시간 동안 치료를 받다 끝내 숨졌다. A양의 온몸에서 멍 자국과 골절을 발견한 의료진은 아동 학대를 의심해 경찰에 신고했다. 사망 당시엔 쇄골과 뒷머리, 갈비뼈, 허벅지 등에서 모두 부러진 흔적이 발견됐고 온 몸에 멍이 들어 성한 곳이 없을 정도였다. 직접 사인이 된 복부 충격역시 숨지기 4~5일 전에도 비슷한 폭행이 있었던 걸로 의료진은 추정했다.
앞서 A양과 관련된 학대 신고는 지난 5월부터 총 3차례 있었으나 경찰은 학대 정황을 발견하지 못해 B씨에게 A양을 다시 돌려보낸 것으로 파악됐다. 경찰은 "관계 전문가들과 함께 조사도 하고 수사를 했지만 (학대) 정황을 발견할 수 없었다"고 밝혔다. 아동 학대 신고가 세차례나 반복됐지만 부모와의 분리가 이뤄지지 않았고, 입양된 지 열 달 만에 결국 세상을 떠났다.
또한 '뉴스데스크'는 지난달 1일 EBS 입양가족 특집 다큐멘터리 '어느 평범한 가족'에 A양이 출연했던 장면을 공개해 논란이 일었다.
공개된 영상에서 가족들은 모여 파티를 했고, 단란한 모습을 연출했다. 엄마 B씨는 A양을 안고 케이크에 있는 촛불을 껐다. B씨는 A양에게 다정한 말을 건넸지만, 당시 A양의 이마에는 검은 멍 자국이 있어 당시 촬영을 진행한 제작진이 학대를 몰랐던 것이냐는 의문이 생긴 것.
이에 EBS 측은 "제작진이 아동의 사망소식을 인지한 직후 해당 영상을 모두 비공개로 전환했다"며 "제작진은 관련 특집 다큐에서 주요 출연자인 황씨 가족을 취재하면서 방문하게된 모임에서 피해아동을 처음 보았을 뿐 제작진은 따로 피해아동 가족을 섭외하거나 인터뷰 혹은 취재를 한 적은 없다"고 설명했다.
이어 "피해아동 사고 소식에 당혹스럽고 안타까운 마음을 금할 수 없으며 관련해 별도로 드릴 말씀이 없다"고 유감을 표했다.
B씨에 대한 구속 여부는 11일 결정된다. 서울남부지법은 이날 오전 10시 30분부터 아동학대치사 등 혐의를 받는 B씨에 대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실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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