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투데이 윤혜영 기자] 가수 홍진영의 석사 논문 표절 의혹이 장기화될 조짐이다. 논란이 불거진 지 수일째지만 논란은 점점 더 몸집을 불려가는 모양새다. 홍진영의 뻔뻔하고도 안이한 대처가 대중의 분노를 더욱 가중시키고 있다.
5일 한 매체는 한 제보자의 말을 빌려 홍진영의 조선대 무역학과 석사 논문 '한류를 통한 문화콘텐츠 산업 동향에 관한 연구'가 표절 심의 사이트 '카피킬러' 검사 결과 74%를 기록했다고 보도했다.
◆ 74% 표절, 충격적 수치
카피킬러에 따르면 홍진영의 논문 전체 문장 556개 중 6개 어절이 일치하는 동일 문장은 124개였고, 표절로 의심되는 문장은 365개였다.
표절률과 관련한 법적 기준은 없지만 통상적으로 표절률은 15∼25%를 기준으로 한다. 기준치를 수배 상회하는 74%란 충격적 수치에 여론이 들썩였다. "양심도 없는 수치"라는 비난이 빗발쳤다.
시기를 따져보면 홍진영은 석사와 박사 학위 취득 사이 시점인 2009년 6월, '사랑의 배터리'를 발표하며 활발한 활동을 펼쳤다. 바쁜 활동을 병행하면서 5년 만에 석사, 박사 학위를 모두 딴 셈이다.
또한 홍진영의 아버지 홍금우 씨가 다시금 수면 위로 떠오르기도 했다. 홍금우 씨는 조선대 경제학과 교수를 지냈고, 퇴임한 현재는 조선대 명예교수로 있다. 이에 논문 표절 의혹과의 연관성이 제기되기까지 했다.
6일 홍진영을 가르쳤다는 교수 A씨는 "홍진영의 석사 논문 표절률은 74%가 아닌, 99.9%"라며 "학교에서 홍진영을 본 적이 거의 없다. 석사 논문과 박사 논문 모두 가짜다. 홍진영의 학부와 석사, 박사까지 모든 과정의 학점을 준 경험에 비춰봤을 때, 해당 논문들은 모두 거짓이라고 증언할 수 있다"고 밝혀 논란은 더 커졌다.
◆ "반성無" 소속사·홍진영의 변명
하지만 '반성'은 없었다. 5일 소속사 IMH엔터테인먼트는 "당시 논문 심사에서는 인용 내용과 참고 문헌 등 주석을 많이 다는 것이 추세였고 많은 인용이 있어야 논문 심사 통과를 할 수 있었던 시기였다"며 해당 시기의 논문이 대부분 인용 위주였다는 주장을 펼치는가 하면, "카피킬러 시스템은 50%가 넘는 표절을 걸러내기 위해 시작된 제도라 해당 시스템이 없었던 논문을 검사하면 표절률이 높을 수밖에 없다"며 카피킬러가 없었던 시기에는 표절률이 높다는 억지 주장을 펼쳤다.
당시의 논문들을 '표절률이 높은 논문'이라며 도매급으로 싸잡아 낮춰 취급한 데다, 50%에 육박하는 표절은 표절이 아니라는 식의 논리가 맞지 않는 반박이 이어지며 대중의 저항은 더 거세졌다.
홍진영 본인의 변명은 더 황당했다. 그는 6일 "죄송하다"고 사과하면서도 표절은 인정하지 않았다. "당시 관례로 여겨졌던 것들"이라며 자기 변명으로 일관했고, 도리어 "최선을 다해 만들었다" "몇% 수치로 판가름되니 어떤 말을 해도 변명으로 보일 수밖에 없어 답답하고 속상하다" "이런 논란에 휘말린 제 모습을 보니 한없이 슬프다"며 '억울함'을 강조하는데 급급했다.
그러면서도 그는 "석, 박사 논문을 반납하겠다"고 했다. 표절이 아니라면서도 논문을 반납하겠다는 앞뒤 맞지 않는 말에 일각의 의구심이 실렸다. 더불어 지난 2013년 석, 박사 학위 관련 루머에 대해 "악플"이라며 항변했던 그가 "표절률 74%" 보도에 곧바로 논문 반납 카드를 꺼내드니 대중의 의문은 가중될 수밖에 없었다.
또한 반납 자체에도 어폐가 있다는 주장이 나왔다. 시민단체 사법시험준비생모임(사준모)은 교육부에 홍진영의 석, 박사 학위 논문과 관련된 전수조사 요구서를 내면서 "홍진영이 학위반납이라는 표현을 썼는데 세상에 그런 절차는 없고 표현 또한 없다. 표절이 맞다면 반납이 아니라 취소돼야 한다"며 확실한 검증을 해달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홍진영 / 사진=엠카운트다운, 음악중심, 인기가요 캡처
◆ 뻔뻔한 마이웨이, 최소한의 자숙도 없었다
더 큰 문제는 이 이후였다. 논란 이후 홍진영은 뻔뻔한 마이웨이를 고수했다. 최소한의 자숙도 없었다. 본인 말마따나 구체적인 수치 증거가 뒷받침 됐고, 표절이라는 예민한 논란으로 구설에 오른 만큼 이후의 행보 역시 신중했어야 했다.
하지만 홍진영은 버젓이 신곡 홍보에 열중하며 비난을 자초했다. 논란 직후 홍진영은 7일 MBC '음악중심', 8일 SBS '인기가요'에 연달아 출연하며 활동을 강행했다.
8일 SBS 예능 프로그램 '미운 우리 새끼'에도 무편집으로 등장했다. 특히나 해당 방송분은 언니 홍선영이 홍진영의 뮤직비디오 촬영장을 방문한 에피소드로 꾸며졌다. 그야말로 신곡 홍보에 혈안이 된 모습이었다.
심지어 9일 오후, 홍진영 측은 신곡으로 음악방송 첫 주 활동을 성료했다며 보도자료를 보내기까지 했다. 홍진영이 이번 사태를 얼마나 가벼이 받아들이고 있는지 단적으로 드러나는 예였다.
이처럼 눈 감고 귀 닫은 홍진영의 태도는 역풍을 부른 모양새다. 논란과 관련한 홍진영의 대처에 실망감을 드러내며 홍진영 관련 콘텐츠를 불매하겠다는 움직임까지 일고 있으니 말이다.
[스포츠투데이 윤혜영 기자 ent@sto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