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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제, 호랑이 그리고 물고기들' 젊은 세대 공략할 애니로 재탄생 [2020 BIFF 종합]
작성 : 2020년 10월 29일(목) 15:19

조제 호랑이 그리고 물고기들 타무라 코타로 감독 / 사진=부산국제영화제 제공

[스포츠투데이 현혜선 기자] 국내에도 다수의 팬을 보유한 '조제, 호랑이 그리고 물고기들'이 애니메이션으로 재탄생됐다. 실사 영화와 다른 결가 메시지를 주는 새로운 작품이라는 소개다. 상상력과 젊은 세대의 고충을 더한 영화가 한국 관객을 또다시 사로잡을 수 있을까.

29일 제25회 부산국제영화제 폐막작인 영화 '조제, 호랑이 그리고 물고기들' 기자회견이 온라인으로 진행됐다. 자리에는 타무라 코타로 감독이 참석했다.

'조제, 호랑이 그리고 물고기들'은 지체장애인인 조제가 유학을 준비 중인 츠네오를 만나 조금씩 세상을 향해 마음을 열어가는 이야기다. '조제, 호랑이 그리고 물고기들'은 다나베 세이코의 단편 소설이 원작이며, 2003년 이누도 잇신 감독이 츠마부키 사토시, 이케와키 치즈루, 우에노 주리 등과 실사영화로 만든 바 있다. 타무라 코타로 감독의 '조제, 호랑이 그리고 물고기들'은 애니메이션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세계 영화제가 줄줄이 취소된 가운데 부산국제영화제는 개최에 성공했다. 타무라 코타로 감독은 부산국제영화제의 의의와 폐막작에 선정된 소감을 밝혔다. 감독은 "이 영화는 행운이 함께 했다고 생각한다. 완성된 뒤에 이른 단계에서 이렇게 많은 분들께 선보일 수 있는 기회가 생긴 건 운이 따랐다는 것"이라며 "이 영화를 통해 영화를 본다는 문화가 단절되지 않았으면 좋겠다. 많은 사람들이 영화를 보는 환경을 되찾고 싶다고 느끼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다. 긍정적인 마음으로 '조제, 호랑이 그리고 물고기들'로 부산국제영화제를 마무리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조제, 호랑이 그리고 물고기들'은 원작 단편 소설이 있으며, 2003년 실사 영화가 개봉돼 국내에서도 큰 사랑을 받았다. 타무라 코타로 감독은 원작을 애니메이션으로 표현하게 된 계기를 밝혔다. 감독은 "정확히 말씀드리자면 이번 애니메이션은 2003년 실사 영화의 리메이크가 아니다. 바탕이 됐던 단편 소설을 애니메이션으로 재탄생시킨 것"이라며 "원작은 35년 전 만들어졌고, 실사 영화도 17년 전에 개봉됐다. 때문에 이번 애니메이션은 좀 더 현대를 배경으로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번 영화는 주인공들과 비슷한 세대가 봐주길 바라는 마음으로 만들었다. 대학생, 사회 초년생이 공감을 했으면 좋겠다는 심정으로 고민을 많이 했다. 그래서 원작과는 시대적으로 차이가 날 것 같다. 이 시대성의 차이를 어떻게 녹일까를 각본 단계에서부터 고민했고, 조정했다"고 덧붙였다.

사진=조제 호랑이 그리고 물고기들 포스터


그렇다면 대학생과 사회 초년생을 관람 연령층으로 선정한 이유는 무엇일까. 감독은 "대학생이나 사회 초년생들은 어른이 되는 문턱에 서 있는 사람이다. 부모 밑을 떠나서 사회로 나가는 연령대라고 할 수 있다. 극 중 조제는 계속 집에만 있으면서 외부 세상에 대한 동경심을 갖고 있는 인물이다. 이를 극복하기 위한 노력이 작품의 큰 줄기다. 바깥세상에 나가게 된다는 주제 자체가 대학생과 사회초 년생의 마음에 와닿지 않을까 싶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그런데 요즘 코로나19 여파로 전 세계 사람들이 대부분 집 안에서 시간을 보낸다. 연령대와 살고 있는 나라를 떠나서 모두 외부 세상에 대한 동경과 그리움이 있는 시기가 아닐까. 그런 의미에서 조제가 느꼈던 마음에 공감할 수 있을 것 같다. 결론적으로 대학생, 사회 초년생뿐 아니라 다양한 연령층에 이 영화가 선보여졌으면 하는 마음을 갖게 됐다"고 설명했다

또 애니메이션의 장점으로는 표현력을 꼽았다. 그는 "애니메이션은 그림으로 다 표현할 수 있기에 풍경적으로 표현할 수 있는 부분이 매력적이다. 현대로 무대를 옮겼을 때 도시적인 부분과 교외의 시골스러운 부분도 아름답게 표현하고 싶다고 생각했는데, 그 부분이 잘 표현된 것 같다"며 "상상력과 이미지의 부분은 실사 영화로 갔다면 겉돌 수 있지만, 애니메이션에서는 마음껏 할 수 있는 것도 장점"이라고 말했다.

코타로 감독은 실사 영화와 애니메이션의 큰 차이를 엔딩으로 꼽았다. 엔딩이 달라졌기에 메시지도 조금 다르다는 설명이다. 그는 "소설에서는 주인공의 관계를 결론짓지 않고, 마무리 짓지 않은 채 끝난다. 그런데 실사 영화에는 결론이 지어진 엔딩이 있다. 원작이 제시한 엔딩과 실사 영화 엔딩이 차이가 있다. 난 여기에 구애받지 않고 새로운 엔딩의 형태를 표현하고 싶었다. 그것이 애니메이션과 실사 영화의 가장 큰 차이"라고 밝혔다.

이어 "이런 엔딩을 통해 주고 싶은 메시지는 성장이었다. 원작 소설을 봤을 때 결론짓지 않은 엔딩이 어떻게 이어져나갈까 생각하게 됐다. 그때 가진 이미지가 애니메이션의 엔딩에 그대로 표현됐다. 이 이야기는 연애 이야기를 다룸과 동시에 조제의 성장을 담고 있다. 큰 틀에서 봤을 때 집에 틀어박혀 있던 여성 조제가 외부 세계로 나가면서 겪는 성장기다. 여기서 바깥세상으로 나간다는 것은 물리적인 부분뿐 아니라 정신적, 사회적인 외부와의 소통이다. 그것은 사회와 어떻게 연결될 것이냐다. 그래서 바깥세상에 나갈 때 내면의 변화를 좀 더 깊이 파고들도록 노력했다"고 말했다.

끝으로 코타로 감독은 '조제, 호랑이 그리고 물고기들'을 관람한 예비 한국 관객에게 인사를 전했다. 감독은 "한국에서 '조제, 호랑이 그리고 물고기들' 실사 영화가 아주 큰 사랑과 지지를 받았던 작품이라고 알고 있다. 그런데 애니메이션은 다른 취지에서 출발을 했고, 단편 소설을 재해석한 작품이다. 실사 영화와 같은 제목의 또 다른 영화라고 생각했으면 좋겠다"며 "만약 이게 실사 영화와 똑같은 영화라고 기대하신 다면 숨은 그림 찾기 같은 상황이 될 수 있기에 오롯이 영화를 즐길 수 있는 걸 방해하지 않을까"라고 했다.

감독은 "애니메이션 그 자체로 새로운 영화라 받아들이고 본다면 훨씬 더 순수하게 영화를 즐길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 무대는 같지만 시대는 다르다. 실사 영화 개봉부터 17년이 지났다. 스마트폰이 보급된 이 시대를 그린다. 젊은 세대가 중심으로 전개되는 이야기로 새롭게 봐 달라. 응원과 기대 부탁드린다"고 인사했다.

'조제, 호랑이 그리고 물고기들'의 새로운 애니메이션은 1월 한국에서 개봉된다.

[스포츠투데이 현혜선 기자 ent@st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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