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투데이 김나연 기자] 잘나가던 '꼬리에 꼬리를 무는 이야기'가 표절 논란에 휩싸인 가운데, SBS 측은 해당 사실을 강력하게 부인했다.
SBS 교양프로그램 '꼬리에 꼬리를 무는 이야기'(이하 '꼬꼬무')는 중요한 의미가 있는 기억 속 사건들을 친구와 대화하는 방식으로 쉽게 소개하고 사건의 의미를 재조명하는 프로그램. 개그우먼 장도연, 방송인 장성규, 영화감독 장항준 3명이 이야기꾼으로 나서 절친들에게 사건들을 들려주는 방식이다.
지난 6월 파일럿 프로젝트로 시작해 9월 새로운 시즌으로 돌아온 '꼬꼬무'는 '수지 김 사건', '김신조 사건', 신창원, 지존파 등의 역사 속 이야기를 다루며 회차를 거듭할수록 입소문을 타고 시청자들의 주목을 받았다.
2.7%(이하 닐슨코리아 전국 기준)로 첫 방송을 시작해 최고 시청률 3.7%를 기록하며 점차 상승곡선을 그리는 시청률이 '꼬꼬무'의 인기를 증명하기도 했다.
이렇듯 잘나가던 '꼬꼬무'가 갑작스럽게 표절 논란에 휩싸였다. '꼬꼬무'가 표절했다는 논란이 제기된 유튜브 채널은 '김복준 김윤희의 사건의뢰'(이하 '사건의뢰')다.
'사건의뢰'는 프로파일러 김윤희와 경찰 출신의 김복준 한국범죄학연구소 연구위원이 이슈가 됐던 사건들을 대화를 통해 흥미롭게 풀어내는 방식이다. '꼬꼬무' 또한 역사 속 사건들의 뒷이야기를 세 명의 MC와 지인들의 대화 형식을 통해 전달하기 때문에 진행이나 전개 방식 등이 비슷하다는 의견이 제기된 것.
꼬리에 꼬리를 무는 그날 이야기 / 사진=SBS
실제로 23일 공개된 '사건의뢰'의 영상에서 김복준 위원은 해당 논란을 언급하며 불쾌감을 표현하기도 했다. 그는 "모 지상파 방송에서 우리 콘셉트랑 비슷하게 방송을 진행하더라. 구독자들의 댓글을 보고 찾아봤는데 사건 방송을 원래 우리 같은 콘셉트로 안 하는데 거기는 그렇게 했더라. 진행하는 방식이 비슷하다"고 말했다.
이어 "거기까지는 괜찮은데 우리가 다뤘던 사건을 많이 했더라. 물론 우리가 다뤘던 사건이 인터넷이나 구글링해서 안 나오는 건 아니지만 우리만 가지고 있는 부분도 분명히 있다. 구글링해서 절대 안 나오고 우리가 따로 조사해서 한 게 많다. 그것도 나온다면 (진짜) 우리 거를 가져다가 쓰는 것이다. 매너가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김윤희 프로파일러 또한 "좀 속상하긴 하다. (김복준) 교수님이 콘텐츠를 마련하기 위해 상상 이상의 노력을 한다. 콘텐츠 주제를 뽑는 것도 오래 걸리시고 인터넷뿐만 아니라 담당 형사한테 다 전화하시는 진짜 어려운 작업이다. 교수님이 일주일 내내 한 콘텐츠 때문에 노력을 많이 하신다. 가볍게 생각하지 않으셨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꼬꼬무' 측은 표절 논란이 당황스럽다는 입장이다. SBS 측은 스포츠투데이에 "우리도 제작진이 직접 다 취재를 한다. '그것이 알고 싶다'와 똑같다. PD도 '그것이 알고 싶다' 출신이고, 아이템 선정을 할 때 역사편찬위원회에서 나온 책도 보고, '그것이 알고 싶다' 등 예전 프로그램도 참고해서 아이템 선택 이후 최소 4주 넘게 취재를 한다"고 밝혔다.
이어 "사건이 같으면 팩트가 같기 때문에 내용이 같을 수밖에 없다"며 "제작진이 피해자와 가해자, 경찰 담당자들을 다 만나고 신창원은 직접 편지도 보내서 받는 등 열심히 취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스토리텔러 세 명이 지인한테 전달하는 방식에 교차 편집을 사용하는 이유는 어느 누구라도 편히 이해 가게 하기 위해서다"라며 "이해를 위해서 친근한 화자를 도입했지만, 취재의 깊이는 절대 얕지 않다. 깊이 취재해서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만든 프로그램"이라고 덧붙였다.
표절 논란이 커지자 '사건의뢰' 측은 유튜브 채널 커뮤니티를 통해 "우리와 진행 방식이 비슷한 프로그램과 관련해 불필요한 의사 표현을 삼가 달라"며 구독자들에게 당부하기도 했다.
이어 "기본적으로 비슷한 진행 방식에 우리가 다뤘던 사건이 겹친 부분이 있어 불쾌한 마음은 없지 않으나 기본적으로 그게 법적으로 문제가 될 수는 없다"며 "콘셉트란 것이 특허나 권리가 필요한 것도 아니고 제약을 받을 이유는 없다. 내용이나 이야기 전개 방식 또한 특별한 권리가 요구되는 것도 아니다"라고 적었다.
'사건의뢰' 측은 "불필요하게 홈페이지 등에 방문해 비난하거나 문제 제기를 하시는 것은 옳지 않다"며 "그저 저희는 저희대로 최선을 다하고 그쪽은 그쪽대로 최선을 다하면 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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