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투데이 윤혜영 기자] 경북 김천시가 건립을 추진 중인 '지옥테마체험관'이 법적 공방에 휘말렸다.
김천시는 올해부터 2022년까지 190억 원을 들여 직지사 입구 사명대사공원에 사후 세계를 경험하는 '황악지옥테마체험관'을 건립한다.
그러나 김천시에 해당 기획안을 제안한 김혁 씨는 자신과 상의 없이 사업을 추진한다며 김천시를 상대로 법원에 '입찰절차 속행 금지 가처분'을 신청했다.
김혁 씨는 직지사 주지 스님에게 사업을 제안하고 10년이 넘는 시간 동안 아이디어를 구체화하며 준비했지만, 김천시가 자신을 참여시키지 않고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김천시는 김혁 씨로부터 받은 기획안을 토대로 사업 계획서를 만들도록 용역기관에 맡겼다고. 용역기관 관계자 역시 "김혁 씨의 아이디어를 가지고 (김천시가 용역을) 발주한 것은 저는 맞다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김혁 씨는 스포츠투데이에 "주지 스님 소개로 경북도지사, 김천시장 등이 모인 자리에서 사업 설명회를 했다. 그런데 한 번도 연락이 안 왔다"며 "용역기관에 계신 분도 잘 아는 분이다. 성의껏 도와드리려고 자료도 전달했다. 그랬더니 김천시에서는 용역기관에 지불한 비용 2000만 원에 내 비용도 포함된 것이라고 주장하더라"라고 밝혔다.
이어 "또 한 번은 '지옥'이라는 소재가 일반적이어서 누구나 생각할 수 있는 거라고 하더라. 그러면 전세계에 모든 사랑과 관련된 콘텐츠는 초기 기획이나 원작이 보호받지 못하는 거냐"면서 "또 나중에는 내가 한 건 밀랍인형으로 지옥을 보여주는 거고, 김천시가 하는 건 VR, AR이라고 하더라. VR, AR 관련 내용도 기획안에 다 있다"고 강조했다.
김혁 씨는 계속해서 "'시장에게 바란다'에 해당 내용을 올리니 의무 답변을 하게 돼 있어 '원하는 게 뭐냐'는 답변을 받았다. 나는 내 정당한 대가를 받고 싶고 내 명예를 찾고 싶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김천시는 용역기관을 통해 사업 기획안을 만들었고 정당한 절차를 밟은 진행이라 문제될 게 없다는 입장이다.
김천시 관광진흥과 관계자는 스포츠투데이에 "김혁 씨가 2017년도 경에 직지사 쪽으로 제안을 하셨고, 2018년도에 행사가 있어서 프리젠테이션을 하셨다"면서 "지옥에 대한 이야기는 어디든 많다. 또 당초 아이디어랑 다르다. 내용이 달라질 수 있는 부분도 있다"고 전했다.
관계자는 또 "김천시에서 사업을 추진하면서 용역을 발주했다. 정상적인 절차에 따라 기본계획을 수립했고, 현재 전시물 제작 설계 관련해서 입찰이 진행 중이다. 만약 김혁 씨가 참여하고 싶다면 입찰에 응하시면 된다"고 덧붙였다.
아이디어 무단 도용을 둔 법원 판단에 따라 사업 추진 향방이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스포츠투데이 윤혜영 기자 ent@sto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