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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줄리아' 보호받지 못 하는 전세계 줄리아들에게 [무비뷰]
작성 : 2020년 10월 24일(토) 16:51

나, 줄리아 / 사진=영화 나, 줄리아 스틸컷

[스포츠투데이 우다빈 기자] 영화 '나, 줄리아'가 제18회 국제아시아나영화제를 통해 한국 관객들과 만났다. 가정 학대라는 보편적인 소재가 스웨덴 뿐만 아니라 국내 영화 팬들의 마음까지 뒤흔든다.

제18회 국제아시아나영화제로 국내 최초 공개된 단편 영화 '나, 줄리아'는 (감독 알빈 카나이안)는 열네 살 줄리아의 평범하지만 평범하지 않은 일상을 조명한다. 소녀의 일상은 언뜻 보기에는 기타 학생들과 다를 바 없다. 친구들과 SNS로 소통하고, 엄마와 함께 잠이 든다. 하지만 내면을 들여다 보면 아버지의 학대가 그의 삶을 지배한다. 가족의 일거수일투족을 감시하며 육체적, 정신적으로 폭력을 행사한다.

아버지가 어머니를 학대할 때마다 줄리아는 동생을 안고 방으로 도망친다. 아직 걸음마 조차 떼지 못하는 동생을 지킬 수 있는 것은 아버지도 어머니도 아닌 줄리아 뿐이다. 사진, 영상을 촬영하는 것이 취미인 줄리아는 아버지를 두려워 한다. 가족이 모인 저녁 식사조차 무거운 공기가 흐르며 긴장감을 자아낸다. 폭군인 아버지는 때때로 다정하다. 아버지의 다정함은 줄리아를 더욱 두렵게 만든다.

하지만 줄리아를 더욱 힘들게 하는 것은 어머니의 방조다. 어머니는 두 아이를 지키려는 시도를 하지 않는다. 줄리아를 위해 보호 시설을 알아 보는 것은 학교 선생님이다.

줄리아의 무력감은 커져 간다. 보호 시설 상담가는 줄리아의 기분을 묻고 그제서야 줄리아는 눈물을 흘린다. 어린 소녀가 직접 상황을 해결하는 것은 너무나 힘든 과정이다.

스웨덴 영화지만 한국에서도 쉽게 접할 수 있는 가족 학대 소재다. 어른의 학대는 단순히 육체적인 상처로 남지 않고 남은 일생을 뒤흔든다. 부모 뿐만 아니라 주변 어른들의 보호가 필요한 지점이다. 이야기는 이 네 가족의 결말을 똑바로 담아내지 않지만 유추가 가능하다. 이미 떠날 준비를 마친 줄리아와 달리 어머니는 가방을 열어둔 채 멍하니 앉아있다. 줄리아의 마지막 말은 절박함으로 가득 차 보는 이들을 안타깝게 한다.

보호 받지 못 하는 아이들의 끝은 어디일까. 집을 안식처로 삼지 못하는 전세계 모든 줄리아에게 이 이야기를 바친다.

[스포츠투데이 우다빈 기자 ent@st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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