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투데이 우다빈 기자] 영화 '남산의 부장들'이 제93회 미국 아카데미영화상 국제장편영화 부문 한국영화 출품작으로 최종 선정됐다. 이에 '남산의 부장들'이 '기생충'의 영예를 이어갈 수 있을지 이목이 모인다.
21일 영화진흥위원회는 제93회 아카데미 시상식 국제장편영화 부문 한국영화 출품작으로 '남산의 부장들'(감독 우민호·제작 하이브미디어코프)을 선정했다고 공표했다.
총 관객 475만 명을 동원하며 코로나19 속에서 관객몰이에 성공한 '남산의 부장들'은 개봉 후 2주 연속 박스오피스 1위를 기록했다. 작품은 1979년 10월 26일 박정희 전 대통령 암살 사건을 다룬 영화다. 10·26 사태 40일 전의 긴박한 이야기를 그렸다. 대한민국 대통령 박통, 실제 대통령을 암살한 김재규 등 실존인물을 모티브로 했으며 영화 '내부자들' '마약왕'의 우민호 감독 작품이다.
제93회 아카데미 국제장편영화 부문 출품 신청작은 모두 13편이다. '남산의 부장들'을 비롯해 '반도',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짐승들', '강철비2: 정상회담', '다만 악에서 구하소서' 등 쟁쟁한 작품들이 이름을 올렸다. 뿐만 아니라 '남매의 여름밤', '69세' 등 독립 영화부터 뮤지컬 영화 '인생은 아름다워'까지 다양한 장르의 영화들이 아카데미 진출작 후보에 나섰다. 출품 자리를 놓고 '남산의 부장들'과 '남매의 여름밤'이 치열하게 접전을 벌였으며 '남산의 부장들'이 영예를 안게 됐다.
선정 기준을 두고 영화진흥위원회는 "'남산의 부장들'은 전후 비약적인 경제적 발전을 이루었고, 지금은 문화적인 흐름을 선도하는 한국의 다소 어두운 역사를 정면으로 보여준다는 점에서 매력적인 영화다. 보다 많은 한국의 영화가 세계의 관객에게 공개되고, 좋은 결과를 얻기를 바란다"고 설명했다.
이로써 '남산의 부장들'은 한국 영화 대표로 국제 장편영화 부문에 나서게 됐다. '외국어 영화상'으로 불렸던 이 부문은 올해 열린 제92회 아카데미 시상식부터 '국제장편영화 부문'으로 개편됐으며 봉준호 감독의 '기생충'이 이 부문을 포함해 작품상, 감독상, 각본상을 수상해 뜨거운 주목을 받은 바 있다.
이에 '남산의 부장들'이 지난해 '기생충'의 신드롬 배턴을 이어받을 수 있을지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기생충'은 지난해 아카데미 작품상, 감독상, 각본상, 편집상, 미술상, 국제영화상까지 6개 부분에 이름을 올렸다. 이후 '기생충'은 각본상, 국제 장편 영화상, 감독상, 그리고 최고의 영예인 작품상을 받으며 아카데미 4관왕에 오르는 기염을 토했다. 비영어권 작품이 작품상을 차지한 건 아카데미 92년 역사 중 최초다. 또 '기생충'의 배우, 스태프들이 아카데미 신입회원에 대거 이름을 올려 의미를 더한 바 있다.
한편 제93회 아카데미 시상식은 코로나19 여파로 인해 2021년 4월 25일 진행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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