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투데이 최혜진 기자] 음악을 할 때 가장 솔직해지는 프로듀서 겸 작곡작사가 모옐(본명 진승모)이 시작을 알리는 출발점에 섰다. 진솔함과 성실함을 무기로 장착한 그는 뮤지션이 되기 위한 당찬 발걸음을 내딛었다.
모옐은 10월 말 첫 정규 앨범 '코스모스(COSMIOS)' 발매를 앞두고 있다. '우주'라는 뜻이 담긴 '코스모스'는 타인과 세상에 호기심과 애정을 가지고 있던 사람이 점점 상처를 받게 되면서 세상을 등지게 되고, 세상을 버리게 되는 스토리가 담긴 앨범이다.
'코스모스'에는 우주를 닮은 사람들의 이야기가 담겨 있다. 그는 "믿을 수 없을 만큼 넓고, 아름답고, 풍족하면서도 황량하고, 때로는 공포스럽기도 한 우주의 모습이 사람과 닮아 있다는 생각을 했다"며 "지난 2년간 개인적으로 매우 힘든 시기를 보냈다. 사람에 대한 배신감, 나 자신에 대한 회의감에 젖어 있었고, 우울증과 공황장애까지 겹쳐서 고통스러운 나날이었다. 그때 느낀 감정과 생각들이 앨범에 고스란히 담겨 있다"고 설명했다.
모옐에게 있어 첫 정규 앨범이란 시작을 알리는 출발점이다. 그는 "한 명의 아티스트를 가장 온전히 보여줄 수 있는 포맷이 정규앨범이라고 생각한다. 처음 음악을 시작할 때 내 이름으로 만들어진 정규앨범을 상상하곤 했다. 내가 가진 감성과 이성, 생각과 색깔을 고스란히 전달될 수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번 앨범은 일종의 나만의 선언이기도 하다. 오랜 시간 음악을 손에서 놓고 살았지만, 이제는 음악을 평생 붙들고 놓지 않겠다는 집념과 선언이 담긴 앨범"이라고 전했다.
모옐은 사소한 감정과 생각들에 집중한다. 작은 것 하나 놓치지 않는 성실함으로부터 노래가 탄생한다. "곡에 대한 영감은 저절로 찾아오는 게 아니라, 아티스트가 찾아가는 것이라는 말이 있다. 어떨 때는 전혀 영감이 떠오르지 않지만 의무적으로 작업을 하는 경우도 있다"고 말한 그는 "몇 시간 동안 한 마디도 만들지 못하고 헤매다가 어느 순간 갑자기 영감이 오고 곡이 완성되는 경험을 여러 번 했다. 때문에 영감과 상관없이 성실하게 작업하려고 노력하는 편"이라고 밝혔다.
곡 작업 역시 하나부터 열까지 그의 손을 거치지 않는 것이 없다. 그는 "믹싱과 마스터링도 전문가의 손에 맡기지 않고 직접 하다 보니 부족한 부분이 많을 수밖에 없다"며 "아마추어처럼 보이지 않기 위해 사운드를 깔끔하고 풍성하게 만드는 것에 신경을 많이 썼다"고 설명했다.
피처링 아티스트를 모색하는 과정에도 노력이 묻어있다. 그는 "앨범을 만드는 과정 중에서 가장 어렵고 많은 시간과 공을 들인 게 피처링 아티스트들을 섭외하는 것이었다. 매일 사운드 클라우드와 인스타그램을 뒤지면서 아티스트들을 찾았다. 정말 힘든 과정이었는데, 결과적으로 내 곡을 가장 잘 표현해줄 수 있는 아티스트들을 찾게 돼서 너무 기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번 앨범을 만들면서 얻게 된 자산들 중 가장 큰 비중은 이들이다. 정말 좋은 아티스트들, 멋진 사람들을 만나게 돼서 기쁘다. 이들이 없었으면 이번 앨범은 결코 완성되지 못했을 것"이라며 "이 자리를 빌려 앨범을 멋지게 완성해 준 로키드, 유연, 팬시, 녹시, 디이어, 유명한 아이, 이보, 토이코인, 키미쉬, 디언캐니, SB, Mxxg 에게 무한한 애정과 감사를 보낸다"고 덧붙였다.
모옐은 '서울대'를 졸업한 '엄친아'다. 엘리트 코스를 걷던 그가 음악에 사랑에 빠진 이유는 '공감의 힘' 때문이다. 그는 음악에 매료된 이유에 대해 "사랑하는 연인을 왜 사랑하는지 물으면 대답하기 어려운 것과 같다. 이유는 모르겠지만 초등학교 저학년 때부터 늘 음악을 들어왔고 사랑해왔다"고 말했다.
음악을 할 때 가장 솔직해지기도 하는 그다. 모옐은 "음악을 하는 순간 나 자신에게 가장 솔직해진다. 평소에는 겸연쩍어서, 쑥스러워서, 미안해서, 자기검열로 인해서 표현하지 못한 것들을 음악을 통해서는 마음껏 말할 수 있다. 한없이 자유로움을 느낀다"며 "내가 모르는 많은 이들과 함께 공감하고 소통할 수 있다는 점 역시 음악의 매력"이라고 밝혔다.
한정적인 상황에서 원하는 결과를 만들어내는 천부적 소질도 갖췄다. 그는"이제 시작을 알리는 뮤지션이기 때문에 부족한 점이 많다"고 겸손한 모습을 보이다가도 "굳이 자기 자랑을 하자면 음악을 정식으로 배운 적이 없고, 다룰 줄 아는 악기가 한정적임에도 어떻게든 원하는 만들어낸다는 점이다. 앞으로 '엄친아'가 되기 위해 노력해 보겠다"고 웃음을 지었다.
음악을 향한 사랑, 천부적 소질까지 갖춘 그는 프로듀서 겸 싱어송라이터 진보, 가수 팔로알토를 보며 아티스트의 꿈을 키웠다. 그는 진보에 대해 "국내 아티스트 중에서 내게 음악적으로 가장 큰 영향을 미친 인물이다. 또 9년 전 늦은 나이에 음악을 시작해 보겠다고 결심했을 때 나도 모르게 진보에게 메일을 보낸 적이 있다. 아무 기대도 없었는데 답장이 왔고 직접 만나기도 했다. 그 기억이 지금도 생생하다"며 "진보가 가진 새로운 것과 창의적인 것에 대한 갈망을 존경한다"고 설명했다.
팔로알토와의 만남도 그의 꿈을 키워주는 계기가 됐다. 그는 "8년 전 싱글 '그날 밤'을 녹음할 때 팔로알토을 처음 만나게 됐다. 당시 팔로알토가 내게 '앞으로 기대가 정말 큰 프로듀서'라고 말씀해주셨다"며 "그 말 한마디가 지금까지도 내게 용기를 주는 원동력"이라고 전했다.
"역사에 남을 명반을 만들겠다"는 패기로 음악을 시작한 그는 이제 평범하지만 원대한 미래를 꿈꾼다. 그는 "지금은 음악을 하면서 살아갈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감사하다. 물론 더 많은 대중들에게 내 음악이 알려지고 들려지면 좋겠다는 바람도 있다"고 전했다.
"(사람들에게) '참 좋은 음악이다. 참 괜찮은 뮤지션이다'는 평만 들을 수 있다면 행복할 것 같아요. '성실한 뮤지션'이라는 타이틀을 얻고 싶습니다. 좋은 음악을 꾸준히, 성실하게 만들어 발표하는 뮤지션이 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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