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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GV, 2년 6개월 만 영화 관람료 인상…자충수 될까 [ST포커스]
작성 : 2020년 10월 20일(화) 11:42

CGV 영화 관람료 인상 / 사진=CJ CGV 제공

[스포츠투데이 우다빈 기자] CGV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코로나19) 사태로 영화 관람료를 인상할 예정이다. 매출 하락으로 인한 상영관 30% 축소 계획까지 함께 발표되며 CGV의 위기론이 대두됐다.

18일 CGV는 26일부터 좌석 차등제를 폐지하고 일반 2D 영화 관람료를 평일 오후 1시 이후 1만2000원, 주말(금∼일) 1만3000원으로 인상한다고 밝혔다. 통상적인 가격으로 봤을 때 약 3000원 정도 올린 금액이다.

◆ CGV "코로나19 직격타, 가격 인상 불가피"
CGV는 지난해 1월부터 8월까지 1687억 원의 매출을 기록했으나 올해 같은 기간 매출은 388억 원에 그쳐야 했다. 지난해와 비교했을 때 70% 가까이 하락한 기록이다. CGV는 "극장임차료 및 관리비, 인건비 등 고정비 부담은 해가 갈수록 증가하고 있고, 올해 불어닥친 코로나19로 인해 매출 급감과 함께 방역비 등 추가 비용 부담도 커지고 있어 가격 인상이 불가피했다"고 설명했다.

또한 CGV 관계자는 "코로나 사태가 장기화되면서 이미 많은 한국영화 및 할리우드 대작들이 개봉을 미루고 불확실성은 증폭되는 상태"라고 호소했다. 영업정지, 임원 연봉 반납, 임직원 휴업, 휴직, 희망 퇴직 등 여러 자구책을 실행했으나 결국 관람료 인상을 선택해야 했다는 주장이다.

CGV는 관람료 인상이 장기적으로는 영화산업의 안정화에 기여할 것이라 주장하기도 했다. CGV는 "영화관 매출을 영화업계 전체로 분배하는 수익 구조상 관객 감소로 인한 매출 급감은 영화 투자, 제작, 배급 등 전분야의 고사로 이어질 수 있다"며 "이런 상황에서 이번 가격 인상은 영화계로 분배되는 부금의 증가로 이어져 장기적으로는 어려움에 처한 영화산업 전반의 안정화에도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전했다.

◆ 소비자 반발 극심 "넷플릭스 중심될지도"
그러나 약 2년 6개월 만의 영화 관람료 인상을 두고 소비자들의 불만이 터져나오고 있다. 시장 경제 악화로 부득이하게 영화 관람료의 가격을 인상했지만 이 역시 소비자의 부담으로 이어지리라는 지적이다.

또한 CGV는 '영화산업의 안정화'를 이유로 내세웠지만 현실적으로 넷플릭스 등 OTT 서비스 구독료와 큰 차이가 없는 상황이 돼 영화관으로 향하는 관람객들의 발길은 더욱 떨어질 것이라는 반박도 나왔다.

한 영화 관계자는 "극장 관람료 인상으로 인해 관객들이 점점 극장을 오지 않을까봐 걱정된다. 극장뿐만 아니라 산업 전체가 힘든 상황이다. 관객들이 극장을 오지 않고 OTT 중심 현상이 올까 하는 우려가 있다. 매출이 어려워 올릴 수밖에 없다는 자본 경제 논리가 이해되지만 극장이 관객과 멀어지게 되고 영화 산업이 무너지지 않을까 걱정이 된다"며 안타까운 마음을 드러냈다.

2014년 영화 관람료를 조정했던 CGV는 2016년, 좌석 차등제 도입 후 2년 6개월 만에 다시 한 번 가격을 높였다. 시국 속 매출 하락이 큰 여파를 끼쳤다는 점을 감안해도 아쉬운 지점이라는 여론이 지속적이다.

◆ 다른 대형 멀티플렉스들은 어떨까
CGV의 가격 인상으로 다른 대형 멀티플렉스의 줄인상을 우려하는 여론도 잇따랐다. 이와 관련, 메가박스 관계자는 스포츠투데이에 "오래 전부터 검토와 기획을 했다. 다만 시행할 지 구체적으로 정해질 게 아무것도 없다. 아직까지 검토 중"이라며 조심스러운 입장을 밝혔다.

롯데시네마 관계자 역시 민감한 시기 속 관람료 인상에 대한 우려를 드러냈다. 먼저 이 관계자는 "현재로서는 관람료 인상 계획이 없지만 논의를 안 한 것은 아니"라며 "영화 시장이 침체된 상황에서 영화관이 장기적인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미 운영시간 조정 및 휴관을 통해 위기를 돌파하고자 했지만 쉽지 않다. 요금 인상에 대한 고려는 아예 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라 말했다.

이들의 요지는 제작사와 배급사에게 영화 관람료의 수익 일부가 돌아가는 구조이기에 인상 계획의 긍정적인 면이 있다는 것이다. 영화관의 매출 상승으로 영화 투자, 제작, 배급 등 전분야 심폐소생에 나서겠다는 설명이다.

CGV의 관람료 인상이 영화 산업을 살릴 계기가 될지, 자충수가 될지 귀추가 주목된다.

[스포츠투데이 우다빈 기자 ent@st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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