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투데이 윤혜영 기자] 간호사 성적대상화 논란에 휘말렸던 그룹 블랙핑크 제니가 '검열된(CENSORED)'이라는 단어가 적힌 의상으로 재차 화두에 올랐다. 해당 논란을 의식한 듯한 의미심장한 문구가 2차 갑론을박을 일으켰다.
10일 제니는 MBC '쇼! 음악중심'에 'CENSORED'라고 적힌 의상을 입고 나왔다. 'CENSORED'는 '검열된'이라는 뜻의 단어다.
제니는 인스타그램에도 해당 옷을 입고 찍은 사진을 게재했다. 이와 함께 그는 "Yeah we some (bishes) you can't manage"라는 글을 남겼다. 해당 글은 블랙핑크의 정규앨범 수록곡인 'Pretty Savage'의 가사를 인용한 것으로 '너흰 우리 같은 애들 감당 못해'란 의미다.
이에 일각에서는 제니가 최근 불거진 간호사복 논란을 의식해 해당 문구가 적힌 옷을 입은 것이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했다. 일련의 논란에 대해 제니가 짙은 불만을 드러낸 것이라는 해석은 물론 다수의 지적을 무시하며 비꼰 행태라는 주장까지 나오기도 했다.
앞서 제니는 2일 공개된 '러브식 걸즈(Lovesick Girls)' 뮤직비디오에서 90년대 초 사라진 간호사 모자를 쓰고 타이트한 간호복에 짧은 치마, 높은 빨간색 하이힐을 신고 출연해 논란을 일으켰다.
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보건의료노조)는 지난 5일, 이와 관련 "현재 간호사의 복장과는 심각하게 동떨어졌으나 '코스튬'이라는 변명 아래 기존의 전형적인 성적 코드를 그대로 답습한 복장과 연출"이라며 제니의 간호사 성적대상화 논란을 제기한 동시에 소속사 YG엔터테인먼트의 책임감 있는 대처를 촉구했다.
블랙핑크 제니 / 사진=러브식 걸즈 뮤비 캡처
논란이 커지자 6일 YG는 "간호사와 환자가 나오는 장면은 노래 가사 'No doctor could help when I’m lovesick'을 반영했다. 특정한 의도는 전혀 없었으나 왜곡된 시선이 쏟아지는 것에 우려를 표한다"면서 "뮤직비디오도 하나의 독립 예술 장르로 바라봐 주시길 부탁드리며, 각 장면들은 음악을 표현한 것 이상 어떤 의도도 없었음을 이해해 주시면 감사하겠다"고 입장을 밝혔다.
의도가 아니었다 하더라도 간호복에 대해 왜곡된 시선으로 해석할 여지가 있었던 연출이었던 만큼, 해당 상황을 촉발한 것에 대해 사과가 따랐어야 했다. 그러나 YG는 사과는커녕 "왜곡된 시선에 우려를 표한다"며 도리어 논란을 제기한 쪽을 문제 삼았다.
또한 가사 속에 있는 의사(doctor)를 왜 '간호사'로 표현한 것인지, 왜 딱 붙는 짧은 치마에 하이힐을 매치한 여성으로 그린 것인지에 대한 해명 역시 찾아볼 수 없었다. 자신들의 의도에만 집중하며 책임감을 회피하는 데 급급한 모습을 보인 YG였다.
그러나 논란은 정치권으로 번지며 여당에서도 YG에 조치를 촉구했다. 결국 YG는 해당 장면을 모두 삭제하기로 결정했다.
논란은 일단락되는 듯했으나 제니가 재차 '검열된'이란 문구가 담긴 의상을 입으며 2차 갑론을박이 촉발됐다. 끝내 영상이 '검열된' 것에 대한 항의 표식이라는 설에 힘이 실리는 모양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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