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투데이 이상필 기자] 누구보다 파란 만장한 메이지리그 데뷔 시즌을 보낸 김광현(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이 오늘(7일) 귀국했다.
김광현은 7일 오후 인천국제공항 제2터미널을 통해 한국땅을 밟았다. 지난 1월31일 출국한 이후 약 9개월 여 만의 금의환향이다.
김광현에게 2020년은 잊을 수 없는 한 해였다. 김광현은 지난해 12월 포스팅시스템을 통해 세인트루이스와 2년 800만 달러에 계약하며 꿈에 그리던 빅리그 입성에 성공했다.
이후 김광현은 스프링 캠프에서 선발 로테이션 진입을 위한 치열한 경쟁을 펼쳤다. 처음에는 선발진 합류가 어려울 것이라는 비관적인 전망이 많았지만, 청백전과 시범경기에서의 호투로 분위기를 바꾸는데 성공했다. 게다가 기존 세인트루이스 선발 자원 가운데 부상 이탈자가 생기면서 김광현의 선발진 진입 가능성이 높아졌다.
하지만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창궐로 메이저리그 개막이 기약없이 미뤄지면서, 김광현의 선발진 진입의 꿈도 사라졌다. 언제 메이저리그가 개막할지 몰라 미국에서 홀로 훈련하며 외로운 시간을 보내야 했다.
메이저리그의 7월 개막이 확정되면서 김광현은 다시 한 번 시동을 걸었다. 서머 캠프에서도 스프링 캠프 때와 마찬가지로 인상적인 투구를 펼치며 코칭스태프와 현지 언론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그러나 그사이 부상으로 이탈했던 선발 자원들이 복귀한 상태였고, 김광현은 생소한 보직인 마무리투수로 데뷔 시즌 개막을 맞이하게 됐다.
김광현은 개막전인 7월25일 피츠버그 파이어리츠와의 경기에서 마무리투수로 등판해 1이닝 2피안타 2실점(1자책)으로 부진했지만, 천신만고 끝에 세이브를 기록하며 기분 좋게 2020시즌을 시작했다. 그러나 세인트루이스 선수단 내에서 코로나19 감염자가 집단 발생하면서 또 다시 기약 없는 휴식에 돌입해야 했다.
그러나 코로나19는 김광현에게 새로운 기회가 됐다. 세인트루이스는 밀린 경기를 소화하기 위해 새로운 선발투수가 필요했고, 김광현은 그 기회를 잡았다. 이후 김광현은 선발투수로만 7경기에 등판해 3승을 수확했다. 정규리그 최종 성적은 8경기(7선발) 39이닝 3승 무패 1세이브 평균자책점 1.62 24탈삼진이었다.
정규시즌에서의 좋은 활약으로 김광현은 내셔널리그 와일드카드 시리즈 1차전에 선발 등판하는 기회까지 얻게 됐다. 김광현은 메이저리그 첫 가을야구 등판에서 3.2이닝 5피안타 2탈삼진 2볼넷 3실점으로 다소 부진했지만, 팀 승리에 공헌하며 제몫을 했다. 그러나 세인트루이스는 이어진 2, 3차전에서 내리 패했고, 김광현의 2020시즌은 와일드카드 시리즈에서 막을 내렸다.
파란만장했던 2020시즌의 경험은 김광현이 2021시즌을 준비하는데 좋은 참고자료가 될 것으로 보인다. 2021시즌 이후 세인트루이스와의 계약이 만료되는 만큼, 2021시즌 좋은 성적을 거둔다면 지금 이상의 좋은 계약도 가능하다.
수많은 위기를 극복하고 빅리그에서의 첫 해를 성공적으로 보낸 김광현이 2021시즌에도 기세를 이어갈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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