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투데이 윤혜영 기자] 가수 유승준이 비자 발급을 또 거부당했다. 외교부는 "적법한 거부"라 맞섰다.

7일 유승준 측 법률대리인에 따르면 유승준은 전날 주 LA총영사관 총영사를 상대로 "비자발급 거부 처분을 취소해달라"며 서울행정법원에 소송을 제기했다.

유승준은 지난 2002년 한국 국적을 포기하고 미국 국적을 취득해 병역 기피 의혹으로 한국 입국을 제한 당했다. 이에 재외동포(F-4) 비자로 입국을 신청했으나 비자발급을 거부 당했고, 2015년 행정 소송을 냈다.

당시 1, 2심은 비자발급 거부가 적법하다고 판단했으나 대법원은 비자발급 거부 처분을 취소하라는 취지로 파기 환송했고, 유승준은 지난 3월, 대법원에서 최종 승소했다. 그러나 지난 7월 2일, LA총영사관은 재차 유승준이 신청한 비자발급을 거부했다. 유승준이 한국에 입국할 경우 '대한민국의 안전보장과 질서유지, 공공복리에 저해가 될 수 있다'는 재외동포법을 그 근거로 삼았다.

◆ 유승준 측 "무기한 입국금지는 과도"

유승준 측 대리인은 이날 "판결에 따라 유승준은 LA총영사관에 사증발급신청을 했음에도 LA총영사관은 다시 거부한다는 통지(재거부처분)를 했다. 이에 유승준은 위 거부처분의 부당성을 바로 잡고자 재차 소송을 제기했다"고 밝혔다.

이어 "유승준은 위와 같은 LA총영사관의 판단에 유감을 표한다. 유승준은 과거 언행과 선택으로 팬들을 실망시켰던 점에 대해 여전히 사죄하는 마음을 가지고 있다. 하지만 이를 병역의무 면탈로 단정해 역사상 전례가 없던 평생 무기한 입국금지라는 초유의 강경조치를 당한 것은 분명 과도한 면이 있고, 이는 대법원 판결에서도 분명히 인정된 바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개인의 언행에 대한 비판이나 평가는 국민들에 의해 이루어져야 하는 것이지, 국가권력이 평생 입국금지라는 초유의 수단을 동원해 누군가의 해명 기회를 원천봉쇄하고 그와 가족들에 대한 인격말살을 유발하는 것은 부당한 인권침해다. 이에 하루속히 부당한 상황이 시정되기를 간곡히 바란다"고 덧붙였다.

◆ 외교부 "적법한 절차로 비자발급 거부"

외교부는 적법한 재량권 행사를 통해 비자발급을 거부했다는 입장이다.

외교부는 "출입국관리법령 및 재외동포의 출입국과 법적 지위에 관한 법령 등의 관련 조항과 체계, 입법 연혁과 목적 등을 종합해 볼 때 재외동포에 대한 사증발급은 행정청의 재량행위에 속하는 것"이라며 "재외동포 체류자격의 신청 요건을 갖추었다고 해서 무조건 사증을 발급해야 하는 것은 아니"라고 설명했다.

한 변호사 역시 스포츠투데이에 "대법원은 LA총영사관이 재량권을 전혀 행사하지 않고 과거 법무부 입국 금지 결정이 있었다는 이유만으로 비자발급을 거부한 것은 위법하다고 판단했다. 유승준에게 비자를 발급하라는 게 아니다. 행정청의 재량껏 판단하라는 취지"라고 했다.

그러면서 "사실상 엄밀히 따지면 재량껏 판단을 해야 한다며 행정청의 재판단을 촉구하는 거다. 유승준의 승소는 맞지만 유승준의 손을 들어줬다고 보기는 어렵다. 원고 역시 행정청이 다시 유승준의 비자발급을 거부할 수 있다는 걸 인지하고 있었을 거다. LA총영사관은 대법원이 재량행위라고 했으니 재량성을 발휘해서 입국시키는 게 출입국 관리법 조항들에 위배가 되는지 안 되는지를 판단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 경제 활동 가능한 F-4 비자 신청, 왜?
유승준을 향한 대중의 시선은 여전히 싸늘하다. 분단국가인 우리나라에서 군 문제는 예민한 사안이기에 국민 정서상 그를 용서하기 어렵다는 반응이다.

특히나 비자 종류에 대한 반감이 크다. 외교부에 따르면 유승준은 이번에도 F-4 비자를 신청했다. F-4 비자는 선거권만 제외하고 사실상 대한민국 국민과 거의 같은 권리를 받을 수 있다. 또한 이 비자는 자유로운 경제 활동이 가능하다. 유승준이 이 비자를 받게 된다면 그의 연예계 복귀도 가능해지는 셈이다.

유승준 측 대리인 역시 이에 대해 언급한 바다. 앞서 한 라디오를 통해 대리인은 "F-4 비자를 신청한 것은 유승준의 판단이 아니었고 우리가 제안했던 것"이라며 "F-4 비자는 재외동포가 내국인과 가장 동등하게 대우받을 수 있는 비자로, 그래야만 비례와 평등의 원칙에 따라 법원으로부터 유리한 판단을 받을 수 있다고 생각했다. 이는 한국에서 경제활동을 하고 싶다기보다는 입국하고 싶다는 것을 보이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럼에도 유승준이 한국에서의 '경제 활동'을 염두에 두고 해당 비자를 신청하고 있는 게 아니냐는 비난이 적지 않다. 스스로 국적을 버리고 미국인이 되길 선택한 유승준이 한국으로 다시 오고 싶은 목적은 '경제 활동'일 것이라는 추측이다. F-4를 고집하는 것에 대한 대중의 불만 여론은 여전히 계속되고 있다.

[스포츠투데이 윤혜영 기자 ent@sto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