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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의 꽃' 이준기, 성실함으로 만개한 꽃 [인터뷰]
작성 : 2020년 10월 03일(토) 11:00

이준기 / 사진=나무엑터스 제공

[스포츠투데이 최혜진 기자] '악의 꽃' 이준기가 배우로서 꽃을 피웠다. 오로지 작품과 연기력으로만 승부한 이준기다. 1인 2역부터 까다로운 액션 연기까지 소화한 이준기가 만개한 모습으로 대중들 앞에 섰다.

지난 23일 종영한 tvN 드라마 '악의 꽃'(극본 유정희·연출 김철규)은 14년 동안 연쇄살인마 누명을 쓰고 다른 사람인척 살아왔던 남자 도현수(이준기)와 그의 실체를 의심하기 시작한 아내 차지원(문채원)의 이야기를 담은 드라마다. 극 중 이준기는 가정적인 남편이자 다정다감한 아빠 도현수이자 아무에게도 알리고 싶지 않은 과거를 지닌 백희성 역을 맡았다.

'악의 꽃'은 말 그대로 입소문을 탔다. 눈을 뗄 수 없는 연기력과 서사들로 시청률이 3.4%(이하 닐슨코리아 전국기준)에서 5.7%까지 치솟으며 유종의 미를 거뒀다. 그렇기에 '악의 꽃'의 여정을 함께했던 이준기의 소회도 남달랐다. 그는 "작품을 완주했다는 안도감, 초반에 느꼈던 무게감을 무사히 완결로 승화시켰다는 성취감, 그리고 현장에서 동고동락하며 달려온 모든 분들을 떠나보냈다는 헛헛함까지 복합적인 감정이 많이 느껴진다"고 말했다.

이준기는 1인 2역 백희성과 도현수를 연기하기 위해 많은 공을 들이기도 했다. 그는 "도현수는 감정을 느낄 수 없기 때문에 작은 표현부터 리액션 하나하나가 신 자체에 큰 힘과 설득력을 줄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저 혼자 연구하고 고민한다고 되는 부분은 아니었다"며 "감독님과 작가님을 비롯, 현장에서 저를 가장 가까이서 보는 카메라 감독님, 배우 한분 한분과 계속해서 생각을 나눴다다"고 전했다.

이어 "자칫 잘못하면 너무 뻔하거나 단조롭게 표현돼 도현수란 인물이 단순한 무감정 사이코패스로만 보여질 수 있었기 때문에 더 디테일한 부분에 신경을 쓰고 집중을 했다"고 덧붙였다.

이준기 / 사진=나무엑터스 제공


내면 연기뿐 액션 연기에도 많은 노력을 기울인 그다. 이준기는 "평소 운동을 좋아하기 때문에 생각보다 체력적으로 힘든 부분은 없었다. 대신 체력적으로 지치기보다는 '내가 얼만큼의 동선을 만들고 액션을 취해야 시청자분들이 이 장면에서 오는 감정과 느낌을 오롯이 받아들이실 수 있을까'라는 고민을 많이 했다"고 밝혔다.

고민 끝에 배역과 어울릴 만한 액션 연기를 찾아낸 그다. "이번 작품을 시작하기 앞서 기존에 제가 좋아하는 액션의 강도에서 1/10 정도만 줄이자고 다짐했다. 제가 평소에 보여드렸던 액션들은 상당히 많은 합들이 있어 화려하거나 거칠다. 이번 작품에서는 그런 액션이 도움이 되질 않을 거라 생각해 액션보다는 감정에 더 집중했다"며 "처절하게 내몰리는 장면 같은 경우에는 대역 없이 직접 몸으로 들이받고 던져지고 부서지고 했다"고 털어놨다.

이준기의 공과 노력이 담겨 있어 그에게 '악의 꽃'은 더욱 특별하다. 그는 "저는 삶에 있어서 제가 성장하고 잘되는 것보다 제가 꿈꾸는 것들을 사랑하는 사람들과 함께하고 있다는 충만함과 행복감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그게 제 삶의 의미이자 중요한 가치"라며 "그렇기에 '악의 꽃'은 제게 좋은 자양분이 됐고 인간 이준기를 한층 더 견고하고 풍성하게 만들어 줬다"고 전했다.

의미가 깊기에 다소 저조한 시청률조차 문제되지 않았다. 그는 "시청률과 상관없이 현장은 항상 열정이 넘쳤다. 물론 수치로 평가받는 시대가 지났다고 해도 시청률이 생각만큼은 나오지 않아 조금은 아쉬웠다. 하지만 온라인, 오프라인에서 많은 분들이 사랑해 주시고 '인생 드라마'가 돼 가고 있다는 걸 알았기에 더욱 최선을 다했다"고 언급했다.

또한 쏟아지는 작품 호평에 벅찬 심경을 전하기도 했다. "좋은 평가를 많이 해 주셔서 감사할 따름이다. 좋은 것도 사실인데, 동시에 부담도 많이 된다"고 밝힌 그는 "전 아직도 배우 인생에 있어서 갈 길이 멀다고 생각한다. 제가 매번 새롭게 성장하고 좋은 캐릭터를 선보이는 데에는 저만의 노력이 아닌 많은 분들의 노고가 있기에 가능한 것을 안다. 그래서 더 기쁘다"고 스태프와 배우들에게 공을 돌렸다.

이준기 / 사진=나무엑터스 제공


'악의 꽃'에서 만개한 연기력을 선보인 이준기는 올해로 데뷔 20년차를 맞았다. 그런 그는 가끔씩 찾아오는 힘든 시간마저 '연기'로 이겨냈다. 그는 "슬럼프라기보다는 작품을 끝낸 후 찾아오는 외로움을 겪은 적이 있다. 가끔은 무기력하기도 했다"고 털어놨다.

이어 "이를 극복할 수 있는 방법들을 많이 찾아봤는데 결국 답은 현장이었다. 저는 현장에 있을 때 가장 행복한 사람이라는 말을 많이 듣는다"며 "그렇게 좋아하는 현장에서 멋지게 작품에 임하는 게 저만의 노하우다. 다음 작품도 즐기며 임할 수 있도록 심신을 잘 다지고 있겠다"고 다짐했다.

현장을 사랑하는 이준기는 활발한 활동을 약속했다. 그는 "코로나19로 인해 많은 분들이 힘들어하고 있는 시국이기에 미약하게나마 즐거움과 기쁨, 희망을 드릴 수 있다면 무엇이든 하고 싶다. 특히 저는 직업이 배우기 때문에 좋은 작품을 즐거움을 드린다면 더할 나위 없이 좋을 것 같다"며 "성실하게 몸과 마음을 잘 준비해 최대한 빠른 시일 내에 다음 작품을 맞이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전했다.

배우로서 꾸준한 길을 걸어온 이준기는 변함없이 꾸준한 미래를 꿈꾼다. 대중들에게 어떤 배우로 남고 싶냐는 질문에 이준기는 "꾸준하고 성실하고 좋은 에너지가 있는 배우로 남고 싶다"며 "제 작품을 보신 대중들이 많은 것을 느끼시고, 또 대중들께 좋은 배우로 기억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나이가 들어도, 오래오래 연기해도 계속 궁금한 배우가 됐으면 좋겠다. 물론 그 궁금증의 바탕에는 믿음이 있는 배우여야 할 것 같다. 그렇게 뚜벅뚜벅 성실하게 배우 생활을 이어나가고 싶다"는 바람을 전했다.

이준기 / 사진=나무엑터스 제공



[스포츠투데이 최혜진 기자 ent@st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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